"결혼은 남녀 간 관계"...日 '동성 결혼' 놓고 엇갈린 판결

"결혼은 남녀 간 관계"...日 '동성 결혼' 놓고 엇갈린 판결

2022.06.22. 오전 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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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동성 커플, ’결혼의 자유·법 앞의 평등’ 주장
오사카 지방재판소…결혼은 ’남녀 간 관계’ 판결
지난해 3월 삿포로 재판…’동성 결혼’ 첫 인정
법원 "동성 커플 혼인 신고 거부는 차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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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동성 결혼을 인정해 달라는 소송을 둘러싸고 일본 법원이 지난해와는 엇갈린 판결을 내놨습니다.

헌법이 인정하는 결혼을 남녀 간의 관계로 한정한 건데 동성 커플에 대한 차별을 보완할 대책 마련에 지자체들이 고심하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이경아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동성 간 혼인 신고를 받아주지 않는 것은 혼인의 자유 그리고 법 앞의 평등에 어긋난다"

동성 커플 3쌍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 배상 청구 소송에서 내놓은 주장입니다.

하지만 오사카지방재판소는 이런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법원은 헌법에 보장된 '혼인의 자유'란 남녀 간의 관계만을 뜻하는 것으로 동성 결혼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결했습니다.

원고 측은 차별을 방조하는 것이라며 반발했습니다.

[사카타 마치 / 동성 결혼 소송 원고 : 자신이 바꿀 수 없는 성적 지향을 가지고 차별적 대우를 하는 것을 합헌이라고 한 판결에 매우 분노를 느낍니다.]

지난해 3월 삿포로에서는 정반대 판결이 나왔습니다.

동성 결혼을 인정할지를 다투는 일본 내 첫 재판에서 원고 측 손을 들어준 겁니다.

[동성 커플 측 변호인 / 지난해 3월 : 동성 결혼을 인정하지 않는 규정은 모든 국민이 법 앞에 평등하다는 헌법 14조 1항에 반해 위헌이라고 판시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대단히 획기적인 판결입니다.]

현재 일본 도쿄 등 전국 5곳에서 동성 결혼을 인정해 달라는 재판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보통 결혼 생활과 똑같지만 법적 배우자로 인정받지 못한 채 불안을 끌어안고 살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나루미 / 동성 커플 : 긴급 연락처를 적어서 서로에게 무슨 일이 있을 때 바로 연락을 받을 수 있도록 지갑 안에 이렇게 써서 넣어두고 있습니다.]

1심 판결은 엇갈렸지만 인권 보호 차원에서 동성 커플에 대한 차별 보완책을 지자체들은 준비하고 있습니다.

도쿄도는 오는 11월부터 증명서를 발급받은 동성 커플은 도영 주택에 입주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도쿄 시민 : (동성 커플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봅니다. 세상이 점점 다양화하고 있는데 일본은 해외의 움직임과도 전혀 다르니까요.]

동성 결혼을 둘러싼 사회적 논의는 일본에서 이제 시작 단계입니다.

법원의 최종 판결이 나올 때까지 법과 인권 사이에서 여론은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지 주목됩니다.

도쿄에서 YTN 이경아입니다.



YTN 이경아 (kale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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