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해외정보국장 "러시아군, 기력 다하기 직전...우크라, 반격 기회 올 것"

리처드 무어 영국 해외정보국장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이 탈진 직전의 상황에 놓인 것으로 평가했다고 BBC가 보도했습니다.

현지시간 21일 미국 콜로라도주에서 열린 애스펀 안보 포럼에 참석한 무어 국장은 "우리가 분석한 바에 따르면 러시아는 앞으로 몇 주간 인력과 물자를 구하기가 갈수록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무어 국장은 러시아군이 지금까지 올린 성과가 아주 작은 수준에 불과하며 "기력이 다하기 직전"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러시아군은 어떤 방식으로 멈춰야만 할 것이며 이로 인해 우크라이나에 반격할 기회가 올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우크라이나군이 전장에서 일종의 성과를 낸다면 "이번 전쟁이 이길 수 있는 투쟁이란 걸 다른 유럽 국가 전체에 일깨우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무어 국장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번 전쟁을 "매의 눈으로 지켜보고 있다"며 그 때문에 서방이 우크라이나가 승리하거나 최소한 크게 유리한 입지에서 협상하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무어 국장은 현재 영국 해외정보국이 가장 큰 노력을 기울이는 대상이 중국이라고 밝히면서 타이완 침공 시 어떤 문제를 겪을지를 중국 지도부에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무어 국장은 "대규모 분쟁이 불가피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중국 지도부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어떤 교훈을 얻었는지는 속단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무어 국장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건강 이상설에 대한 질문에는 "푸틴이 건강 악화에 시달린다는 증거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무어 국장은 러시아의 유럽 내 첩보 능력은 반 토막 났다고 평가했습니다.

올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외교관으로 위장해 유럽에서 암약하던 러시아 정보요원 400명가량이 추방되고 불법적으로 정보를 수집하던 요원이 다수 붙잡혔다는 것입니다.

무어 국장은 서방 입장에선 러시아 내 정보원을 구하기가 쉬운 환경이 조성됐다면서 무어 국장은 영국과 동맹국에 정보를 제공하려는 러시아 정보·외교 당국자에게 "항상 문을 열어놓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YTN 김원배 (wbkim@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