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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온난화를 막을 해법으로 성층권에 이산화황(SO2), 즉 유황가스를 분사하는 것을 놓고 치열한 논란이 일고 있다고 미국 CNN이 12일 보도했습니다.
앞서 지난해 미국 신생기업 '메이크 선셋(Make Sunsets)'은 멕시코 북서부 바하 칼리포르니아에서 이산화황을 담은 풍선 2개를 공중으로 띄워 올렸습니다.
해당 계획은 헬륨과 소량의 이산화황으로 채워진 풍선들을 성층권으로 높이 띄운 뒤 이를 살포해 태양 빛을 반사시켜 지구의 온도가 식는지 연구한다는 목적입니다.
이 같은 '태양 지구공학(Solar Geoengineering)' 방법을 지지하는 과학자들은 이것이 기후 재앙 위기를 맞아 무시할 수 없는 해결책이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반면 이를 비판하는 사람들은 해당 방법이 너무 위험해 연구조차 해서는 안 되는 기술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태양 지구공학'은 햇빛을 반사하거나 더 많은 열이 우주로 빠져나가게 함으로써 지구 행성의 온도를 낮추려는 시도입니다.
이 공학에는 지금까지 세 가지 주요 방법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하나는 바다 위에 낮게 떠 있는 구름에 소금을 뿌려 구름을 더 밝게 만든 뒤 빛 반사를 늘리는 방법입니다.
두 번째는 상층의 권운(卷雲, Cirrus Cloud)에 에어로졸을 분사해 구름을 엷게 만들어 지구의 열을 외부로 더 내보낸다는 구상입니다.
그러나 가장 많이 연구된 방법은 바로 앞서 소개한 성층권에 물질을 분사하는 방법입니다.
이는 태양 빛을 우주로 반사시키기 위해 지상에서 20km 위쪽 성층권에 이산화황 입자 등을 분사하는 것을 포함합니다.
물질 분사에는 고고도를 날 수 있는 풍선이나 특수 비행기가 이용됩니다.
물질분사 구상은 화산분출에서 얻었습니다.
1991년 필리핀 피나투보 화산이 분화했을 때 대기 중으로 분출한 이산화황이 지구 온도를 한때 섭씨 0.5도나 식히는 효과를 냈습니다.
이런 태양 지구공학 아이디어는 1960년대부터 제시됐지만 최근 지구온난화에 대한 위기감이 증폭되면서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심지어 지구에 도달하는 태양 빛을 줄이기 위해 달 표면의 먼지를 흩뿌려 차양막을 만드는 방안까지 내놓고 있습니다.
메이크선셋의 공동 설립자인 루크 아이스먼(Luke Iseman)은 "지구공학이 없었으면 더 좋지만 지구 온도를 섭씨 2도 이하로 유지하기 위한 다른 현실적인 대안이 없다"고 주장합니다.
태양 지구공학이 지구 온난화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지만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더 큰 냉각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지지자들은 주장합니다.
2018년 하버드대의 한 연구는 여기에 15년 동안 매년 약 22억5천만 달러의 비용이 들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데이비드 키스 하버드대 응용물리학 교수는 "세계가 반드시 탄소배출량을 줄여야 한다"면서도 "다른 기후변화 해결책을 무시해선 안 된다"고 강조합니다.
스탠포드대 '우즈 환경연구소'의 크리스 필드 소장은 '태양 지구공학'에 회의적인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지구공학이 기후변화의 영향을 줄일 수 있는 해결책을 제공해줄 수 있다면 위험과 기회를 동시에 시도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기후 전문가 7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2019년 조사에서는 자국에서 심각한 기후 피해를 예상하는 사람들이 태양 지구공학에 더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태양 지구공학' 반대론자들은 이 기술이 엄청나게 많은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젖힐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지구의 온도 조절기를 만지작거리면 강우 패턴을 바뀌고 몬순을 이동시켜 농작물에 잠재적으로 파괴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또 기후변화의 영향이 지역마다 달라 일부 지역은 이익을 얻는 반면 다른 지역은 피해를 입는 이해상충 가능성도 높아집니다.
나이지리아의 저명한 기후문제 전문가인 추쿠메리제 오케레케 교수는 "일이 잘못되면 가난한 나라 사람들이 가장 큰 고통을 받게 된다"며 우려했습니다.
그는 이미 아프리카 국가들이 기술 시험장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태양 지구공학은 또한 유해한 자외선으로부터 지구를 보호하는 오존층을 손상시킬 수 있다는 점도 강조되고 있습니다.
현재 오존층은 1980년대부터 프레온가스 등의 사용을 금지하고 대체 물질을 도입하면서 서서히 손상에서 회복하고 있는 것으로 최근 관측된 바 있습니다.
지구공학이 기술적으로 난제를 갖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에어로졸 입자는 약 1년 이상 대기에 남아있지 않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계속해서 살포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는 것입니다.
영국 옥스퍼드대 물리학과 레이먼드 피러험버(Raymond Pierrehumbert) 교수는 지구공학이 "중단될 경우 지구를 강타할 준비가 돼 있는 모든 억눌린 온난화를 유발하는 '종말 쇼크'의 위험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태양 지구공학'에 대한 가장 큰 비판은 해당 기술이 '오염 유발자'에게 계속 오염 물질을 배출해도 된다는 신호를 주는 동시에 정부에게는 지구온난화를 유발하는 오염에 대한 정책으로부터 주의를 분산시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
때문에 2021년 400명의 과학자들은 "더 늦기 전에" 태양 지구공학의 개발을 제한하겠다는 "국제적인 사용 금지 협정"을 요구했습니다.
화학무기와 생물무기, 핵실험, 북극광 채굴과 같은 방식으로 태양 지구공학을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하지만 특히 미국에선 지구공학 기술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2019년, 미국 의회는 성층권 연구를 위해 국립해양대기청에 400만 달러를 할당했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바이든 행정부는 이 개념을 탐구하기 위한 5개년 연구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미국 국립과학원은 2021년 보고서에서 미국이 태양 지구공학의 타당성, 사회와 환경에 미치는 영향, 대중의 인식 등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한 연구 프로그램에 최대 2억 달러를 할당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지구공학 실험은 여러 난관에 부딪혀 있습니다.
2021년 북극 스웨덴에서 고고도 풍선을 실험하려던 하버드대 연구원들의 시도는 현지 원주민의 항의로 무산됐습니다.
원주민들은 태양 지구공학이 "파국적인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지난 1월 멕시코 정부는 지난해 메이크선셋이 풍선을 띄운 이후 "태양 지구공학을 이용한 실험을 금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YTN 임수근 (sgl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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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해 미국 신생기업 '메이크 선셋(Make Sunsets)'은 멕시코 북서부 바하 칼리포르니아에서 이산화황을 담은 풍선 2개를 공중으로 띄워 올렸습니다.
해당 계획은 헬륨과 소량의 이산화황으로 채워진 풍선들을 성층권으로 높이 띄운 뒤 이를 살포해 태양 빛을 반사시켜 지구의 온도가 식는지 연구한다는 목적입니다.
이 같은 '태양 지구공학(Solar Geoengineering)' 방법을 지지하는 과학자들은 이것이 기후 재앙 위기를 맞아 무시할 수 없는 해결책이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반면 이를 비판하는 사람들은 해당 방법이 너무 위험해 연구조차 해서는 안 되는 기술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태양 지구공학'은 햇빛을 반사하거나 더 많은 열이 우주로 빠져나가게 함으로써 지구 행성의 온도를 낮추려는 시도입니다.
이 공학에는 지금까지 세 가지 주요 방법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하나는 바다 위에 낮게 떠 있는 구름에 소금을 뿌려 구름을 더 밝게 만든 뒤 빛 반사를 늘리는 방법입니다.
두 번째는 상층의 권운(卷雲, Cirrus Cloud)에 에어로졸을 분사해 구름을 엷게 만들어 지구의 열을 외부로 더 내보낸다는 구상입니다.
그러나 가장 많이 연구된 방법은 바로 앞서 소개한 성층권에 물질을 분사하는 방법입니다.
이는 태양 빛을 우주로 반사시키기 위해 지상에서 20km 위쪽 성층권에 이산화황 입자 등을 분사하는 것을 포함합니다.
물질 분사에는 고고도를 날 수 있는 풍선이나 특수 비행기가 이용됩니다.
물질분사 구상은 화산분출에서 얻었습니다.
1991년 필리핀 피나투보 화산이 분화했을 때 대기 중으로 분출한 이산화황이 지구 온도를 한때 섭씨 0.5도나 식히는 효과를 냈습니다.
이런 태양 지구공학 아이디어는 1960년대부터 제시됐지만 최근 지구온난화에 대한 위기감이 증폭되면서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심지어 지구에 도달하는 태양 빛을 줄이기 위해 달 표면의 먼지를 흩뿌려 차양막을 만드는 방안까지 내놓고 있습니다.
메이크선셋의 공동 설립자인 루크 아이스먼(Luke Iseman)은 "지구공학이 없었으면 더 좋지만 지구 온도를 섭씨 2도 이하로 유지하기 위한 다른 현실적인 대안이 없다"고 주장합니다.
태양 지구공학이 지구 온난화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지만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더 큰 냉각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지지자들은 주장합니다.
2018년 하버드대의 한 연구는 여기에 15년 동안 매년 약 22억5천만 달러의 비용이 들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데이비드 키스 하버드대 응용물리학 교수는 "세계가 반드시 탄소배출량을 줄여야 한다"면서도 "다른 기후변화 해결책을 무시해선 안 된다"고 강조합니다.
스탠포드대 '우즈 환경연구소'의 크리스 필드 소장은 '태양 지구공학'에 회의적인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지구공학이 기후변화의 영향을 줄일 수 있는 해결책을 제공해줄 수 있다면 위험과 기회를 동시에 시도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기후 전문가 7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2019년 조사에서는 자국에서 심각한 기후 피해를 예상하는 사람들이 태양 지구공학에 더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태양 지구공학' 반대론자들은 이 기술이 엄청나게 많은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젖힐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지구의 온도 조절기를 만지작거리면 강우 패턴을 바뀌고 몬순을 이동시켜 농작물에 잠재적으로 파괴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또 기후변화의 영향이 지역마다 달라 일부 지역은 이익을 얻는 반면 다른 지역은 피해를 입는 이해상충 가능성도 높아집니다.
나이지리아의 저명한 기후문제 전문가인 추쿠메리제 오케레케 교수는 "일이 잘못되면 가난한 나라 사람들이 가장 큰 고통을 받게 된다"며 우려했습니다.
그는 이미 아프리카 국가들이 기술 시험장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태양 지구공학은 또한 유해한 자외선으로부터 지구를 보호하는 오존층을 손상시킬 수 있다는 점도 강조되고 있습니다.
현재 오존층은 1980년대부터 프레온가스 등의 사용을 금지하고 대체 물질을 도입하면서 서서히 손상에서 회복하고 있는 것으로 최근 관측된 바 있습니다.
지구공학이 기술적으로 난제를 갖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에어로졸 입자는 약 1년 이상 대기에 남아있지 않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계속해서 살포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는 것입니다.
영국 옥스퍼드대 물리학과 레이먼드 피러험버(Raymond Pierrehumbert) 교수는 지구공학이 "중단될 경우 지구를 강타할 준비가 돼 있는 모든 억눌린 온난화를 유발하는 '종말 쇼크'의 위험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태양 지구공학'에 대한 가장 큰 비판은 해당 기술이 '오염 유발자'에게 계속 오염 물질을 배출해도 된다는 신호를 주는 동시에 정부에게는 지구온난화를 유발하는 오염에 대한 정책으로부터 주의를 분산시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
때문에 2021년 400명의 과학자들은 "더 늦기 전에" 태양 지구공학의 개발을 제한하겠다는 "국제적인 사용 금지 협정"을 요구했습니다.
화학무기와 생물무기, 핵실험, 북극광 채굴과 같은 방식으로 태양 지구공학을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하지만 특히 미국에선 지구공학 기술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2019년, 미국 의회는 성층권 연구를 위해 국립해양대기청에 400만 달러를 할당했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바이든 행정부는 이 개념을 탐구하기 위한 5개년 연구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미국 국립과학원은 2021년 보고서에서 미국이 태양 지구공학의 타당성, 사회와 환경에 미치는 영향, 대중의 인식 등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한 연구 프로그램에 최대 2억 달러를 할당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지구공학 실험은 여러 난관에 부딪혀 있습니다.
2021년 북극 스웨덴에서 고고도 풍선을 실험하려던 하버드대 연구원들의 시도는 현지 원주민의 항의로 무산됐습니다.
원주민들은 태양 지구공학이 "파국적인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지난 1월 멕시코 정부는 지난해 메이크선셋이 풍선을 띄운 이후 "태양 지구공학을 이용한 실험을 금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YTN 임수근 (sgl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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