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로남불' 루이뷔통, 핸드백 광고에 유명작가 그림 무단사용

'내로남불' 루이뷔통, 핸드백 광고에 유명작가 그림 무단사용

2023.02.22. 오전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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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로남불' 루이뷔통, 핸드백 광고에 유명작가 그림 무단사용
조안 미첼의 작품을 배경으로 한 루이비통 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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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의 저작권 침해에 대해 강력하게 대응하는 것으로 유명한 프랑스의 '패션 잡화' 회사 루이뷔통이 미국 현대미술 작가의 작품을 허락 없이 광고에 사용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스(NYT)는 21일 미국 추상표현주의 화가 조앤 미첼(Joan Mitchell)의 작품을 관리하는 재단이 최근 루이뷔통 본사에 침해행위 중지 요구 서한을 발송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재단은 서한에서 핸드백 광고에 미첼의 작품을 사용하고 싶다는 요청을 거듭 거절했는데도 불구하고, 루이뷔통이 허가 없이 최소 3점의 미첼 작품을 광고에 등장시켰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재단은 3일 안에 미첼의 작품이 사용된 모든 광고를 중단하지 않을 경우 루이뷔통의 저작재산권 침해 행위에 대한 법적인 조치에 착수할 것이라고 통보했습니다.

조앤 미첼 재단은 1992년 미첼이 사망한 뒤 그의 작품을 관리하는 비영리 단체입니다.

재단 측은 성명을 통해 "지금껏 미첼의 작품을 상업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허가를 한 적이 없다"며 "루이뷔통이 영리 목적으로 작가의 저작권을 무시한 것은 개탄스러운 일"이라고 밝혔습니다.

재단에 따르면 미첼의 작품을 광고에 사용하겠다는 아이디어는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 회장으로부터 시작됐습니다.

아르노 회장의 측근이 재단 측에 '아르노 회장이 미첼의 작품을 사용하고 싶어한다. 회장은 재단에 기부금을 낼 생각'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는 것입니다.

조앤 미첼 재단 측이 이 같은 요청을 거부하자, 루이뷔통은 허가 없이 미첼의 작품을 광고사진의 배경 등에 사용했습니다.

재단 측은 해당 광고 사진인 최근 '루이 비통 재단'이 파리에서 열고 있는 '클로드 모네와 조안 미첼' 전시회장에서 촬영된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조안 미첼 재단' 이사인 크리스타 블래치포드는 이번 일을 통해 "루이비통 재단이 본사로부터 독립적이지 않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지적했습니다.

최근 수년간 쿠사마 야요이와 제프 쿤스, 무라카미 다카시 등 현대미술 작가들과의 협업 작품을 출시한 루이뷔통은 위조 등 지식재산권 침해에 누구보다도 민감한 반응을 보여왔습니다.

루이뷔통은 지식재산권 침해에 대해 2017년 한해에만 전 세계에서 3만8천 건 이상의 민형사상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습니다.

조안 미첼은 1925년 미국 시카고에서 태어난 여성 화가입니다.

잭슨 폴락과 윌럼 데 쿠닝 등 추상표현주의를 대표하는 작가들과 함께 1951년 공동 전시회인 '나인스 스트리트 쇼'에 참가한 이후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습니다.

1950년대 말 거주지를 파리로 옮긴 미첼은 1992년 프랑스에서 67세를 일기로 사망할 때까지 추상표현주의 외길을 걸었습니다.



YTN 임수근 (sgl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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