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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호준석 앵커
■ 출연 : 이양구 전 우크라이나 대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LIVE]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우크라이나 대사를 지냈고요. 러시아에서도 외교관으로 10년간 주재했었던 이양구 전 대사의 분석, 그리고 전망을 들어보려고 합니다. 대사님 어서 오십시오. 벌써 1년이 됐습니다. 우리한테는 그냥 1년 기간이지만 하루하루가 현지에서는 정말 너무나 고통스러운 나날들 아니겠습니까? 지금 전황은 어느 정도의 상황인 것인지부터 설명을 해 주십시오.
[이양구]
잘 아시는 대로 지금은 동부에서 가장 치열한 교전이 일어나고 있고요. 바흐무트라든지 크레민나라든지 우글레다르. 특히 바흐무트 같은 경우에는 인구 7만 되는 도시인데 거의 6개월째 쌍방 간 교전이 이어지고 있고 러시아 피해도 상당하다. 최근에 한 영국 언론이 보도한 바에 의하면 91m, 100야드 진출하는 데 러시아군 2000명의 사상자가 있었다. 이런 보도가 나올 정도로 정말 치열한 교전은 3개 도시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고요. 그리고 오늘이 2월 24일 전쟁 1주년이 되는데 1주년을 계기로 전후로 해서 러시아가 총공세를 펼칠 것이다. 그런 전망들이 나오고 있고 이미 총공세는 시작되었다, 그런 얘기도 나오고 있고 아시다시피 3, 4월이면 우크라이나의 라스푸티차, 땅이 해빙기가 돼서 진흙탕이 되는 그런 기간이거든요. 그럴 때는 탱크라든지 기동전을 수행할 수 없는, 전쟁하기 상당히 어려운 시절이 옵니다.
[앵커]
탱크가 진창에 빠지는군요.
[이양구]
네, 그래서 러시아가 정말 공세를 한다면 라스푸티차가 오기 전에 해야 되고 또 잘 아시는 대로 지금 서방에서 탱크를 포함해서 우크라이나에 많은 지원을 하고 있는데 무기들이 도착하는 그런 시기가 된다면 라스푸티차가 끝나는 4월 하순, 5월은 오히려 우크라이나의 반격이 될 거다,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앵커]
조금 전 보여드린 지도를 보면서 조금만 더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작년 이맘때 1년 전과 지금 비교한 것인데요. 딱 1년 전 오늘, 제 기억으로는 이 시간쯤인 것 같습니다. 우리 시간으로 낮이고 러시아 아침 시간에 푸틴이 TV 연설하면서 침공이 시작된 딱 1년 되는 날입니다. 그 당시만 해도 저쪽 북부 쪽에서 키이우 쪽으로도 밀고 내려오고 그리고 러시아 국경 쪽에서도 밀고 들어오고 해서 초기에는 러시아군이 장악한 지역들이 꽤 많이 있었는데 지금 저 북쪽 지역들은 다 탈환이 됐고, 다시 우크라이나에. 그러면 그 남쪽 지역, 그러니까 크림반도 쪽하고 돈바스 지역을 잇는 쪽은 러시아가 좀 더 장악하고 이런 상황인 거군요. 저기는 지금 러시아가 어느 정도의 강도로 장악하고 있습니까? 저 남부 지역은.
[이양구]
원래 1년 전에 러시아가 탈환한 땅의 54% 정도를 우크라이나가 다시 재수복을 했다고 하고요. 지금 점령한 러시아 지역은 우크라이나 전체 면적의 한 15% 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우크라이나 4개 주에 대해서 러시아가 강제 병합을 했고요. 러시아의 가장 큰 고민은 4개 병합된 4개 주를 지키는 데 가장 주력을 하는 것 같아요.
[앵커]
지키는 것도 지금 만만치 않은 거죠?
[이양구]
지키는 것도 만만치는 않죠. 그래서 러시아도 참호까지 파고 지키고 장기전으로 가겠다는 그런 의도들이 역력한데요. 앞으로 러시아가 아까 얘기한 대로 우크라이나의 반격이 시작될 수 있는 그런 4월, 5월 되면 군사적인 상황은 우크라이나한테 좀 더 유리하게 갈 거다,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앵커]
4월, 5월을 주목해야 된다. 그리고 그전에 땅이 녹기 전에 러시아의 대공세가 있을 수 있는 이유, 3월 전후를 주목해야 된다는 말씀이시죠. 전쟁이 길어질 수도 있다. 2~3년 갈 수도 있다는 전망들도 나오던에 그 전망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이양구]
저는 기본적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전망을 하는 게 가장 리스크는 크지만 이 전쟁은 오래갈 수 있는 전쟁은 아니라고 봐요.
[앵커]
어떤 점에서 그렇습니까?
[이양구]
과거 소련이 아프가니스탄이 침공을 했을 때 피해하고 지금 우크라이나 전쟁 1년의 피해하고 거의 맞먹는다는 거거든요.
기간은 짧지만 상대의 피해가 상당히 큽니다. 그래서 서로 간에 전쟁할 수 있는 자원이라든지 재원 같은 게 상당히 소모가 돼 있다는 것. 그렇다고 이 전쟁이 빨리 끝나느냐? 또 그건 아닐 수 있는데 어떻게 보면 좀 제한된 국지전으로 지난 8년도 돈바스에서 그런 무력 갈등 계속 있었거든요. 그래서 서로 컨트롤 가능한 그런 제한적인 전쟁으로 줄어들지 않겠느냐. 어느 정도 지역을 놓고 할 건가는 러시아의 총공세, 우크라이나의 대반격, 그걸 지나다 보면 군사적인 균형이 좀 나올 것 같아요.
[앵커]
러시아에 10년이나 주재하셨으니까 러시아 상황이나 또 국민들의 정서 이런 걸 잘 아실 텐데 러시아가 전쟁을 어느 정도 더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느냐. 푸틴의 리더십은 어느 정도냐, 러시아의 경제력은 어느 정도냐. 여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판단하십니까?
[이양구]
저는 우선 이 전쟁은 푸틴의 전쟁이지 러시아의 전쟁이 아니다. 이걸 우리 분리해서 볼 필요가 있을 것 같고요. 다만 조심해야 될 것은 이 전쟁을 푸틴의 전쟁에서 러시아의 전쟁으로 확대시키면 러시아는 모든 걸 다 동원해서라도 끝까지 갈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그걸 굉장히 경계해야 되고 아직까지는 푸틴 대통령의 리더십이 공고하다고 하지만 또 러시아의 싸움으로 언론을 통제한다 그러지만 정말 이런 전쟁 상황이 지속되고 러시아의 피해가 더 커지면 푸틴 대통령의 리더십도 상당히 도전이 많이 올 것 같아요.
또 경제력으로 말하면 러시아가 지금 사실 우크라이나 플러스 미국 서방하고 상대하는 그런 차원에서 러시아가 이 전쟁을 장기적으로 끌고 갈 만한 경제력은 없다고 보여지는데 그걸 전통적으로 러시아의 하나의 문화라고 할까, 하나의 캐릭터는 굉장히 지구전에 강하고 장기전에 강하고 끝까지 갈 데까지 가자, 이런 러시아의 독특한 하나의 캐릭터, 문화가 있다는 것도 간과해서는 안 되고요.
[앵커]
그런 것이 또 있군요, 러시아에 그런 정서가.
[이양구]
네.
[앵커]
이게 아까 전해온 리포트를 보니까 푸틴 대통령이 왕이 중국 외교부장을 만났고 젤렌스키 대통령도 중국과의 대화를 받아들이겠다고 하니까 중국의 중재안에 대해서 국제사회가 주목하고 있는데 중국이 평화 협상을 성공시킬 가능성은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십니까?
[이양구]
정말 이 정도 중재를 할 수 있는 나라는 전 세계로 봐서는 터키가 지금까지 많은 노력을 해왔고 그다음에는 중국이 한다면 두 번째인데요. 그래도 중국 정도가 되어야 러시아도 설득할 수 있고 서방도 설득할 수 있는 그만한 위치에 있으니까 중국이 그런 건설적인 역할을 해 주기를 바라고요. 그런데 지금까지 5차례에 걸쳐서 협상이 진행됐었습니다.
서로 간에 상당한 합의도 좀 많이 됐는데 그러나 그 이후에 변수는 과연 러시아가 4개 주를 러시아 땅으로 병합을 했는데 그 영토에 대한 양보할 의사가 있겠느냐. 그게 하나 있고, 그다음에 전쟁 배상을 러시아가 할 수 있겠느냐. 그런 문제들. 그래서 서로 간에 타협할 수 있는 여지는 많지 않다고는 보여지지만 중국이 나서는 창의적인 대안을 어떤 대안을 낼지 한 번 기대해 보고요. 저는 또 그런 생각이 들어요. 러시아는 절대 영토 양보를 안 할 거다. 현상 유지를 기준으로 협상을 할 거다.
[앵커]
현상이라는 게 지금 이미 점령해 놓은 것을 현상으로 보는 거죠?
[이양구]
그렇겠죠. 그런데 만약 그런 경우에 우리도 6.25 때 우리 이승만 대통령께서 휴전 협상 안 하겠다고 했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승만 대통령을 설득시킨 것은 한미 안보동맹이었거든요. 그래서 그런 영토에 대해서 불가피하게 양보해야 될 경우라면 우크라이나에 줄 수 있는, 나토 가입이라든지 나토 가입이 안 되면 미국과 양자 동맹이라든지 그리고 전후 복구에 대한 개런티라든지 이런 대안 가지고 협의해 볼 수 있는 여지는 있지 않겠느냐.
[앵커]
알겠습니다. 러시아가 전쟁을 오래 끌어가는 것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그러나 또 지구전에 능한, 지구전에 견디는 국민적인 정서도 있다는 말씀이신데 강력한 변수는 또 우크라이나의 항전 의지죠. 우크라이나 국민들 지금 어떤 마음인지, 그리고 지금 현재 상황은 어떤지 이런 걸 들어보기 위해서 저희가 우크라이나 출신이시고 우리나라에서 한국외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올레나 쉐겔 교수를 화상으로 연결했습니다. 한 번 들어보고 궁금한 거 있으면 물어보시죠. 쉐겔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올레나 쉐겔]
안녕하십니까?
[앵커]
안녕하시냐는 인사 드려서 죄송하고요. 현지 상황들, 고국에 있는 친척, 친지들한테 여러 소식들을 여러 경로로 들으실 텐데 지금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마음은 어떤지, 1년이 지금 지났는데 지금 이 전쟁을 바라보는 시각은 어떤지, 항전 의지는 어느 정도인지, 이것부터 궁금했습니다.
[올레나 쉐겔]
우크라이나 사람들한테 이번 한 해는 정말 끔찍한 1년이었는데요. 정말 1년 전에 전쟁이 시작했다는 그 소식을 들었을 때는 그 심정을 말로 할 수 없을 정도로 정말 고통스러웠고요. 1년 이내에는 우크라이나를 지켜왔던 군인들의 희생, 또 민간인들의 희생, 이런 것도 우크라이나 사람들한테 굉장히 고통스러운 사실인 거죠. 그러면서도 우크라이나 사람들은 우리가 이 전쟁에서 꼭 이겨야 된다라고 생각을 하는 거고요.
사실은 아까 이양구 대사님께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에 대해서는 잘 요약해 주셨는데 물론 러시아 측에서도 많은 피해가 있었지만 이 전쟁은 지금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략 전쟁이다 보니까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일어나고 있고 실질적으로는 경제적인 또는 민간인들의 피해, 이런 피해는 우크라이나에서는 훨씬 더 큰 거죠. 그래서 이런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 사람들은 기대를 가지고 있고요.
우리가 꼭 이겨야 된다라고 생각을 하는 거죠. 그런 생각을 하지 않으면 버틸 수는 없으니까 그런 미래에 대한 기대를, 승리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있는 겁니다.
[앵커]
그렇더라도 전쟁이 너무 고통스러운 일이고 많은 분들이 목숨을 잃으셨고 지금 난민이 800만 명이라고 하니까 집을 잃고 떠돌고 계시고. 그런데 전쟁이 더 길어지면 이걸 과연 감당할 수 있는가. 그런 생각을 하시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들고요. 그런데 어느 조사를 보니까 95%의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우리가 이길 것이다라고 확신한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고 하는데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정말 끝까지 이 전쟁을 우리가 이길 것이다라는 그런 마음을 갖고 계신 겁니까?
[올레나 쉐겔]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는 거죠. 이 전쟁은 정말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략적인 전쟁이니까 사실 어떤 사람들은 이 전쟁은 나중에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영토까지 공격해서 이어지지 않을까, 언론을 보다 보면 그런 생각을 얘기하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저는 절대로 그럴 일이 없다고 그런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우크라이나는 지금 러시아에 대한 공격이라든가 이런 건 전혀 계획이 없는 거고 우리는 다만 우리의 땅을 지켜야 된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거고요. 우크라이나 역사를 보면 러시아 침략, 러시아의 지배를 여러 번 겪었기 때문에 이번에는 꼭 이겨내야 된다라고 생각을 하는 겁니다. 정말 이렇게 이번에는 무너지면 절대로 안 된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고요.
말 그대로 우리나라, 우리 영토, 우리의 땅을 지키기 때문에 우리 국민들을 지키기 때문에 끝까지 우리가 아무리 힘들다 하더라도 끝까지 버텨야 된다라고 생각을 하는 거거든요. 그리고 아까 말씀을 하셨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잖아요, 이 전쟁에서. 그래서 저도 1년이 지났으니까 제 주변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전사했던 그런 소식이 들리면 힘들죠. 힘든데 그래도 부상 입고도 조금만 나아지면 다시 전선으로 나가고 끝까지 나라를 지켜야 된다는 그런 친구들이나 친척들의 얘기를 듣다 보면 너무 고맙기도 하고 정말 기도를 많이 하기도 합니다.
제 주변에 있는 지인들이랑 얘기를 하면 수차례 부상을 입었는데도 조금만 나아져도 다시 전선에 나가겠다는 그런 친구들이 많거든요. 그러면 제가 물어보죠. 그런데 지금 세 번, 네 번 이렇게 부상을 입었는데 몸이 제대로 나아지지도 않은 상태에서는 이렇게 자원해서 나가는 이유가 뭐야. 그러면 그렇게 대답을 하는 거죠. 저는 그래도 지금까지 이렇게 싸워왔고 경험도 있고 한데, 제 지인 친구들이니까 저랑 나이가 비슷한 친구들인 거죠. 40대 이런 사람들인데 저한테 하는 얘기는 만약에 내가 안 가면 그러면 대학생이나 전쟁 경험이 없는 그런 젊은 친구들이 보내질 건데 그런 친구들이 전선에서 살아남을 확률이 나보다 낮다. 내가 세 번, 네 번 부상을 입은 사람이어도 다시 내가 가야 한다, 이런 얘기를 하는 거거든요. 그러면 굉장히 존경스럽죠. 고맙기도 하고요.
[앵커]
교수님 말씀을 들으니까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지금 어떤 마음이신지, 어떤 정서인지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러시아 군인들이 지금 1년 동안 저지른 전쟁 범죄가 7만 5000건이라고 하고요. 학살, 고문, 성폭행, 아이들 유괴하는 일들까지 일어났다고 합니다. 가족들도 거기에 아직 계신 분도 있다고 하고 많은 분들한테 들으시니까 어느 정도 고통을 받고 계신 건지, 어떤 상황인 건지 마지막으로 전해 주십시오.
[올레나 쉐겔]
제 부모님이나 여동생 같은 경우는 지금 피난 간 사람도 있고요. 그런데 이런 직계가족 말고도 외삼촌, 외숙모, 사촌동생들, 육촌동생들 다 지금 우크라이나에 있고 사촌 남편들, 육촌 동생들은 다 지금 전선에서 싸우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지난 인터뷰에서도 제가 그 얘기를 하기는 했는데 전화해서 물어보면 쟐 지내고 있냐, 그러면 우리는 잘 지내고 있다. 그런데 이 잘 지낸다는 것은 매일 머리 위로 미사일이 날아오고 드론이 날아오고 폭발 소리가 들리고 이런 것을 그냥 매일매일 일어나는 일이기 때문에 우리는 괜찮다. 정상이다, 정상적인 삶을 하고 있다, 이런 얘기를 하는데 그 정상은 정상 아닌 거죠. 하루빨리 전쟁이 끝나야 되는 겁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지금 우크라이나 대사를 지내셨고 러시아에도 오래 주재하셨던 이양구 대사와 대화 나누고 있는데요. 대사님 혹시 쉐겔 교수님한테 궁금하신 것, 묻고 싶은 것 있습니까?
[이양구]
워낙 잘 말씀해 주셔서.
[앵커]
알겠습니다. 쉐겔 교수님 말씀해 주셔서 감사하고요. 고통받고 계신 가족들 그리고 우크라이나 국민들에게도 저희들의 마음도 전해 주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교수님, 마지막으로 지금 독일 슈피겔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단지 이 지역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 전 세계가 민주주의 진영과 권위주의 진영으로 질서가 재편되고 있다라고 규정을 했던데 이것이 앞으로 세계 정세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인지, 우리한테는 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인지. 그걸 좀 외교관 입장에서 설명을 해 주십시오.
[이양구]
이번 전쟁의 성격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본질은 유엔의 질서가 지켜지느냐, 유엔의 질서가 무너지느냐. 유엔의 질서라는 것은 평화, 인권, 나라의 사이즈에 상관없이 독립, 주권, 영토 보전이거든요. 푸틴 대통령은 완벽하게 유엔의 질서에 도전한 거고. 두 번째는 말씀하신 대로 자유민주주의 진영 대 권의주의 진영 간 체제 경쟁인데 앞으로 이 전쟁이 어떻게 진행되든지 이 1년간을 봤을 때는 푸틴 대통령은 완벽한 패배를 했다는 게 일반적인 얘기고요.
그러면 우리가 생각하는 러시아가 세계 2위의 군사 대국인데 왜 러시아가 그렇게 졸전을 하고 우크라이나가 선전을 했는가. 결국 그 본질은 자유민주주의 같아요. 또 권의주의가 안고 있는 그런 한계점이 있잖아요. 부정부패라든지 의사결정의 폐쇄성이라든지. 또 투명하지 못한 것. 이런 것들이 전쟁에도 그대로 나타났기 때문에 다시 한 번 이건 자유민주주의가 상당히 우월하다는 것을 보여줬고, 그리고 이런 자유민주주의가 우크라이나를 통해서 승리한다면 러시아한테도 상당히 변화가 올 것 같아요.
또 뿐만 아니라 중국이나 이란과 같은 권위주의 체제에도 상당한 변화가 올 것으로 보여지고요. 그리고 또 이번에 재미있는 것은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 제재하는 데는 48개 선진국이 하는데 그 나라들이 다 자유민주주의고 그래서 우리로서도 안보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는 동시에 자유민주주의 세력 간에 연대를 강화하고 또 인도적인 지원하고 우크라이나 전후 복구에 대한민국이 하나의 굉장히 모델이 되는 만큼 우리가 거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게 필요하겠다, 그렇게 봅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재건 사업이 이미 시작됐다고 하고요. 우리는 한강의 기적이라는 경험을 갖고 있는 곳이기 때문에 그런 협력도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이양구 전 대사였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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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연 : 이양구 전 우크라이나 대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LIVE]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우크라이나 대사를 지냈고요. 러시아에서도 외교관으로 10년간 주재했었던 이양구 전 대사의 분석, 그리고 전망을 들어보려고 합니다. 대사님 어서 오십시오. 벌써 1년이 됐습니다. 우리한테는 그냥 1년 기간이지만 하루하루가 현지에서는 정말 너무나 고통스러운 나날들 아니겠습니까? 지금 전황은 어느 정도의 상황인 것인지부터 설명을 해 주십시오.
[이양구]
잘 아시는 대로 지금은 동부에서 가장 치열한 교전이 일어나고 있고요. 바흐무트라든지 크레민나라든지 우글레다르. 특히 바흐무트 같은 경우에는 인구 7만 되는 도시인데 거의 6개월째 쌍방 간 교전이 이어지고 있고 러시아 피해도 상당하다. 최근에 한 영국 언론이 보도한 바에 의하면 91m, 100야드 진출하는 데 러시아군 2000명의 사상자가 있었다. 이런 보도가 나올 정도로 정말 치열한 교전은 3개 도시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고요. 그리고 오늘이 2월 24일 전쟁 1주년이 되는데 1주년을 계기로 전후로 해서 러시아가 총공세를 펼칠 것이다. 그런 전망들이 나오고 있고 이미 총공세는 시작되었다, 그런 얘기도 나오고 있고 아시다시피 3, 4월이면 우크라이나의 라스푸티차, 땅이 해빙기가 돼서 진흙탕이 되는 그런 기간이거든요. 그럴 때는 탱크라든지 기동전을 수행할 수 없는, 전쟁하기 상당히 어려운 시절이 옵니다.
[앵커]
탱크가 진창에 빠지는군요.
[이양구]
네, 그래서 러시아가 정말 공세를 한다면 라스푸티차가 오기 전에 해야 되고 또 잘 아시는 대로 지금 서방에서 탱크를 포함해서 우크라이나에 많은 지원을 하고 있는데 무기들이 도착하는 그런 시기가 된다면 라스푸티차가 끝나는 4월 하순, 5월은 오히려 우크라이나의 반격이 될 거다,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앵커]
조금 전 보여드린 지도를 보면서 조금만 더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작년 이맘때 1년 전과 지금 비교한 것인데요. 딱 1년 전 오늘, 제 기억으로는 이 시간쯤인 것 같습니다. 우리 시간으로 낮이고 러시아 아침 시간에 푸틴이 TV 연설하면서 침공이 시작된 딱 1년 되는 날입니다. 그 당시만 해도 저쪽 북부 쪽에서 키이우 쪽으로도 밀고 내려오고 그리고 러시아 국경 쪽에서도 밀고 들어오고 해서 초기에는 러시아군이 장악한 지역들이 꽤 많이 있었는데 지금 저 북쪽 지역들은 다 탈환이 됐고, 다시 우크라이나에. 그러면 그 남쪽 지역, 그러니까 크림반도 쪽하고 돈바스 지역을 잇는 쪽은 러시아가 좀 더 장악하고 이런 상황인 거군요. 저기는 지금 러시아가 어느 정도의 강도로 장악하고 있습니까? 저 남부 지역은.
[이양구]
원래 1년 전에 러시아가 탈환한 땅의 54% 정도를 우크라이나가 다시 재수복을 했다고 하고요. 지금 점령한 러시아 지역은 우크라이나 전체 면적의 한 15% 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우크라이나 4개 주에 대해서 러시아가 강제 병합을 했고요. 러시아의 가장 큰 고민은 4개 병합된 4개 주를 지키는 데 가장 주력을 하는 것 같아요.
[앵커]
지키는 것도 지금 만만치 않은 거죠?
[이양구]
지키는 것도 만만치는 않죠. 그래서 러시아도 참호까지 파고 지키고 장기전으로 가겠다는 그런 의도들이 역력한데요. 앞으로 러시아가 아까 얘기한 대로 우크라이나의 반격이 시작될 수 있는 그런 4월, 5월 되면 군사적인 상황은 우크라이나한테 좀 더 유리하게 갈 거다,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앵커]
4월, 5월을 주목해야 된다. 그리고 그전에 땅이 녹기 전에 러시아의 대공세가 있을 수 있는 이유, 3월 전후를 주목해야 된다는 말씀이시죠. 전쟁이 길어질 수도 있다. 2~3년 갈 수도 있다는 전망들도 나오던에 그 전망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이양구]
저는 기본적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전망을 하는 게 가장 리스크는 크지만 이 전쟁은 오래갈 수 있는 전쟁은 아니라고 봐요.
[앵커]
어떤 점에서 그렇습니까?
[이양구]
과거 소련이 아프가니스탄이 침공을 했을 때 피해하고 지금 우크라이나 전쟁 1년의 피해하고 거의 맞먹는다는 거거든요.
기간은 짧지만 상대의 피해가 상당히 큽니다. 그래서 서로 간에 전쟁할 수 있는 자원이라든지 재원 같은 게 상당히 소모가 돼 있다는 것. 그렇다고 이 전쟁이 빨리 끝나느냐? 또 그건 아닐 수 있는데 어떻게 보면 좀 제한된 국지전으로 지난 8년도 돈바스에서 그런 무력 갈등 계속 있었거든요. 그래서 서로 컨트롤 가능한 그런 제한적인 전쟁으로 줄어들지 않겠느냐. 어느 정도 지역을 놓고 할 건가는 러시아의 총공세, 우크라이나의 대반격, 그걸 지나다 보면 군사적인 균형이 좀 나올 것 같아요.
[앵커]
러시아에 10년이나 주재하셨으니까 러시아 상황이나 또 국민들의 정서 이런 걸 잘 아실 텐데 러시아가 전쟁을 어느 정도 더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느냐. 푸틴의 리더십은 어느 정도냐, 러시아의 경제력은 어느 정도냐. 여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판단하십니까?
[이양구]
저는 우선 이 전쟁은 푸틴의 전쟁이지 러시아의 전쟁이 아니다. 이걸 우리 분리해서 볼 필요가 있을 것 같고요. 다만 조심해야 될 것은 이 전쟁을 푸틴의 전쟁에서 러시아의 전쟁으로 확대시키면 러시아는 모든 걸 다 동원해서라도 끝까지 갈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그걸 굉장히 경계해야 되고 아직까지는 푸틴 대통령의 리더십이 공고하다고 하지만 또 러시아의 싸움으로 언론을 통제한다 그러지만 정말 이런 전쟁 상황이 지속되고 러시아의 피해가 더 커지면 푸틴 대통령의 리더십도 상당히 도전이 많이 올 것 같아요.
또 경제력으로 말하면 러시아가 지금 사실 우크라이나 플러스 미국 서방하고 상대하는 그런 차원에서 러시아가 이 전쟁을 장기적으로 끌고 갈 만한 경제력은 없다고 보여지는데 그걸 전통적으로 러시아의 하나의 문화라고 할까, 하나의 캐릭터는 굉장히 지구전에 강하고 장기전에 강하고 끝까지 갈 데까지 가자, 이런 러시아의 독특한 하나의 캐릭터, 문화가 있다는 것도 간과해서는 안 되고요.
[앵커]
그런 것이 또 있군요, 러시아에 그런 정서가.
[이양구]
네.
[앵커]
이게 아까 전해온 리포트를 보니까 푸틴 대통령이 왕이 중국 외교부장을 만났고 젤렌스키 대통령도 중국과의 대화를 받아들이겠다고 하니까 중국의 중재안에 대해서 국제사회가 주목하고 있는데 중국이 평화 협상을 성공시킬 가능성은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십니까?
[이양구]
정말 이 정도 중재를 할 수 있는 나라는 전 세계로 봐서는 터키가 지금까지 많은 노력을 해왔고 그다음에는 중국이 한다면 두 번째인데요. 그래도 중국 정도가 되어야 러시아도 설득할 수 있고 서방도 설득할 수 있는 그만한 위치에 있으니까 중국이 그런 건설적인 역할을 해 주기를 바라고요. 그런데 지금까지 5차례에 걸쳐서 협상이 진행됐었습니다.
서로 간에 상당한 합의도 좀 많이 됐는데 그러나 그 이후에 변수는 과연 러시아가 4개 주를 러시아 땅으로 병합을 했는데 그 영토에 대한 양보할 의사가 있겠느냐. 그게 하나 있고, 그다음에 전쟁 배상을 러시아가 할 수 있겠느냐. 그런 문제들. 그래서 서로 간에 타협할 수 있는 여지는 많지 않다고는 보여지지만 중국이 나서는 창의적인 대안을 어떤 대안을 낼지 한 번 기대해 보고요. 저는 또 그런 생각이 들어요. 러시아는 절대 영토 양보를 안 할 거다. 현상 유지를 기준으로 협상을 할 거다.
[앵커]
현상이라는 게 지금 이미 점령해 놓은 것을 현상으로 보는 거죠?
[이양구]
그렇겠죠. 그런데 만약 그런 경우에 우리도 6.25 때 우리 이승만 대통령께서 휴전 협상 안 하겠다고 했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승만 대통령을 설득시킨 것은 한미 안보동맹이었거든요. 그래서 그런 영토에 대해서 불가피하게 양보해야 될 경우라면 우크라이나에 줄 수 있는, 나토 가입이라든지 나토 가입이 안 되면 미국과 양자 동맹이라든지 그리고 전후 복구에 대한 개런티라든지 이런 대안 가지고 협의해 볼 수 있는 여지는 있지 않겠느냐.
[앵커]
알겠습니다. 러시아가 전쟁을 오래 끌어가는 것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그러나 또 지구전에 능한, 지구전에 견디는 국민적인 정서도 있다는 말씀이신데 강력한 변수는 또 우크라이나의 항전 의지죠. 우크라이나 국민들 지금 어떤 마음인지, 그리고 지금 현재 상황은 어떤지 이런 걸 들어보기 위해서 저희가 우크라이나 출신이시고 우리나라에서 한국외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올레나 쉐겔 교수를 화상으로 연결했습니다. 한 번 들어보고 궁금한 거 있으면 물어보시죠. 쉐겔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올레나 쉐겔]
안녕하십니까?
[앵커]
안녕하시냐는 인사 드려서 죄송하고요. 현지 상황들, 고국에 있는 친척, 친지들한테 여러 소식들을 여러 경로로 들으실 텐데 지금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마음은 어떤지, 1년이 지금 지났는데 지금 이 전쟁을 바라보는 시각은 어떤지, 항전 의지는 어느 정도인지, 이것부터 궁금했습니다.
[올레나 쉐겔]
우크라이나 사람들한테 이번 한 해는 정말 끔찍한 1년이었는데요. 정말 1년 전에 전쟁이 시작했다는 그 소식을 들었을 때는 그 심정을 말로 할 수 없을 정도로 정말 고통스러웠고요. 1년 이내에는 우크라이나를 지켜왔던 군인들의 희생, 또 민간인들의 희생, 이런 것도 우크라이나 사람들한테 굉장히 고통스러운 사실인 거죠. 그러면서도 우크라이나 사람들은 우리가 이 전쟁에서 꼭 이겨야 된다라고 생각을 하는 거고요.
사실은 아까 이양구 대사님께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에 대해서는 잘 요약해 주셨는데 물론 러시아 측에서도 많은 피해가 있었지만 이 전쟁은 지금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략 전쟁이다 보니까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일어나고 있고 실질적으로는 경제적인 또는 민간인들의 피해, 이런 피해는 우크라이나에서는 훨씬 더 큰 거죠. 그래서 이런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 사람들은 기대를 가지고 있고요.
우리가 꼭 이겨야 된다라고 생각을 하는 거죠. 그런 생각을 하지 않으면 버틸 수는 없으니까 그런 미래에 대한 기대를, 승리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있는 겁니다.
[앵커]
그렇더라도 전쟁이 너무 고통스러운 일이고 많은 분들이 목숨을 잃으셨고 지금 난민이 800만 명이라고 하니까 집을 잃고 떠돌고 계시고. 그런데 전쟁이 더 길어지면 이걸 과연 감당할 수 있는가. 그런 생각을 하시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들고요. 그런데 어느 조사를 보니까 95%의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우리가 이길 것이다라고 확신한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고 하는데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정말 끝까지 이 전쟁을 우리가 이길 것이다라는 그런 마음을 갖고 계신 겁니까?
[올레나 쉐겔]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는 거죠. 이 전쟁은 정말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략적인 전쟁이니까 사실 어떤 사람들은 이 전쟁은 나중에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영토까지 공격해서 이어지지 않을까, 언론을 보다 보면 그런 생각을 얘기하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저는 절대로 그럴 일이 없다고 그런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우크라이나는 지금 러시아에 대한 공격이라든가 이런 건 전혀 계획이 없는 거고 우리는 다만 우리의 땅을 지켜야 된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거고요. 우크라이나 역사를 보면 러시아 침략, 러시아의 지배를 여러 번 겪었기 때문에 이번에는 꼭 이겨내야 된다라고 생각을 하는 겁니다. 정말 이렇게 이번에는 무너지면 절대로 안 된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고요.
말 그대로 우리나라, 우리 영토, 우리의 땅을 지키기 때문에 우리 국민들을 지키기 때문에 끝까지 우리가 아무리 힘들다 하더라도 끝까지 버텨야 된다라고 생각을 하는 거거든요. 그리고 아까 말씀을 하셨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잖아요, 이 전쟁에서. 그래서 저도 1년이 지났으니까 제 주변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전사했던 그런 소식이 들리면 힘들죠. 힘든데 그래도 부상 입고도 조금만 나아지면 다시 전선으로 나가고 끝까지 나라를 지켜야 된다는 그런 친구들이나 친척들의 얘기를 듣다 보면 너무 고맙기도 하고 정말 기도를 많이 하기도 합니다.
제 주변에 있는 지인들이랑 얘기를 하면 수차례 부상을 입었는데도 조금만 나아져도 다시 전선에 나가겠다는 그런 친구들이 많거든요. 그러면 제가 물어보죠. 그런데 지금 세 번, 네 번 이렇게 부상을 입었는데 몸이 제대로 나아지지도 않은 상태에서는 이렇게 자원해서 나가는 이유가 뭐야. 그러면 그렇게 대답을 하는 거죠. 저는 그래도 지금까지 이렇게 싸워왔고 경험도 있고 한데, 제 지인 친구들이니까 저랑 나이가 비슷한 친구들인 거죠. 40대 이런 사람들인데 저한테 하는 얘기는 만약에 내가 안 가면 그러면 대학생이나 전쟁 경험이 없는 그런 젊은 친구들이 보내질 건데 그런 친구들이 전선에서 살아남을 확률이 나보다 낮다. 내가 세 번, 네 번 부상을 입은 사람이어도 다시 내가 가야 한다, 이런 얘기를 하는 거거든요. 그러면 굉장히 존경스럽죠. 고맙기도 하고요.
[앵커]
교수님 말씀을 들으니까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지금 어떤 마음이신지, 어떤 정서인지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러시아 군인들이 지금 1년 동안 저지른 전쟁 범죄가 7만 5000건이라고 하고요. 학살, 고문, 성폭행, 아이들 유괴하는 일들까지 일어났다고 합니다. 가족들도 거기에 아직 계신 분도 있다고 하고 많은 분들한테 들으시니까 어느 정도 고통을 받고 계신 건지, 어떤 상황인 건지 마지막으로 전해 주십시오.
[올레나 쉐겔]
제 부모님이나 여동생 같은 경우는 지금 피난 간 사람도 있고요. 그런데 이런 직계가족 말고도 외삼촌, 외숙모, 사촌동생들, 육촌동생들 다 지금 우크라이나에 있고 사촌 남편들, 육촌 동생들은 다 지금 전선에서 싸우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지난 인터뷰에서도 제가 그 얘기를 하기는 했는데 전화해서 물어보면 쟐 지내고 있냐, 그러면 우리는 잘 지내고 있다. 그런데 이 잘 지낸다는 것은 매일 머리 위로 미사일이 날아오고 드론이 날아오고 폭발 소리가 들리고 이런 것을 그냥 매일매일 일어나는 일이기 때문에 우리는 괜찮다. 정상이다, 정상적인 삶을 하고 있다, 이런 얘기를 하는데 그 정상은 정상 아닌 거죠. 하루빨리 전쟁이 끝나야 되는 겁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지금 우크라이나 대사를 지내셨고 러시아에도 오래 주재하셨던 이양구 대사와 대화 나누고 있는데요. 대사님 혹시 쉐겔 교수님한테 궁금하신 것, 묻고 싶은 것 있습니까?
[이양구]
워낙 잘 말씀해 주셔서.
[앵커]
알겠습니다. 쉐겔 교수님 말씀해 주셔서 감사하고요. 고통받고 계신 가족들 그리고 우크라이나 국민들에게도 저희들의 마음도 전해 주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교수님, 마지막으로 지금 독일 슈피겔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단지 이 지역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 전 세계가 민주주의 진영과 권위주의 진영으로 질서가 재편되고 있다라고 규정을 했던데 이것이 앞으로 세계 정세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인지, 우리한테는 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인지. 그걸 좀 외교관 입장에서 설명을 해 주십시오.
[이양구]
이번 전쟁의 성격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본질은 유엔의 질서가 지켜지느냐, 유엔의 질서가 무너지느냐. 유엔의 질서라는 것은 평화, 인권, 나라의 사이즈에 상관없이 독립, 주권, 영토 보전이거든요. 푸틴 대통령은 완벽하게 유엔의 질서에 도전한 거고. 두 번째는 말씀하신 대로 자유민주주의 진영 대 권의주의 진영 간 체제 경쟁인데 앞으로 이 전쟁이 어떻게 진행되든지 이 1년간을 봤을 때는 푸틴 대통령은 완벽한 패배를 했다는 게 일반적인 얘기고요.
그러면 우리가 생각하는 러시아가 세계 2위의 군사 대국인데 왜 러시아가 그렇게 졸전을 하고 우크라이나가 선전을 했는가. 결국 그 본질은 자유민주주의 같아요. 또 권의주의가 안고 있는 그런 한계점이 있잖아요. 부정부패라든지 의사결정의 폐쇄성이라든지. 또 투명하지 못한 것. 이런 것들이 전쟁에도 그대로 나타났기 때문에 다시 한 번 이건 자유민주주의가 상당히 우월하다는 것을 보여줬고, 그리고 이런 자유민주주의가 우크라이나를 통해서 승리한다면 러시아한테도 상당히 변화가 올 것 같아요.
또 뿐만 아니라 중국이나 이란과 같은 권위주의 체제에도 상당한 변화가 올 것으로 보여지고요. 그리고 또 이번에 재미있는 것은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 제재하는 데는 48개 선진국이 하는데 그 나라들이 다 자유민주주의고 그래서 우리로서도 안보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는 동시에 자유민주주의 세력 간에 연대를 강화하고 또 인도적인 지원하고 우크라이나 전후 복구에 대한민국이 하나의 굉장히 모델이 되는 만큼 우리가 거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게 필요하겠다, 그렇게 봅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재건 사업이 이미 시작됐다고 하고요. 우리는 한강의 기적이라는 경험을 갖고 있는 곳이기 때문에 그런 협력도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이양구 전 대사였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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