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인공지능(AI)로 그린 첫 만화책 출간...'창작성·예술성' 논란

日, 인공지능(AI)로 그린 첫 만화책 출간...'창작성·예술성' 논란

2023.03.10. 오후 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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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도 인공지능(AI) 이미지 생성 프로그램을 이용해 제작한 만화책이 출간된 가운데 이 작품의 창작성과 예술성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10일 미국 CNN 보도에 따르면 앞서 9일 일본 신쵸사에서 새 만화책 '사이버펑크 모모타로'(영문명 Cyberpunk: Peach John)가 출간됐습니다.

작품은 일본 설화의 주인공 모모타로(복숭아에서 태어나서 '모모타로'로 불렸으며 세상을 어지럽히는 '오니'를 물리치기 위해 여행을 떠남)가 미래 디스토피아 세계에서 사는 모습을 그린 만화입니다.

이 만화는 전적으로 AI 이미지 생성 프로그램인 미드저니(Midjourney)를 이용해 그려졌습니다.

해당 만화를 그린 37살의 작가 루트포트(Rootport, 익명)는 여태껏 손으로 만화를 그려본 적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120페이지 분량의 컬러 작품을 제작하는 데 불과 6주가 소요됐다"고 말하고 "만약 이를 일일이 손으로 그렸다면 1년이 넘게 걸렸을 것"이라고 그는 강조했습니다.

CNN은 미드저니, 달리(DAL-E2) 같은 이미지 생성 프로그램이 지난해 공개된 이후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지만 아직은 걸음마 단계라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모모타로' 작가도 완벽한 이미지를 생성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고 덧붙였습니다.

특히 기존 캐릭터의 이미지를 복사해 캐릭터가 새로운 자세를 취하거나 다른 표정을 짓는 장면을 '복사'해 만드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CNN은 그러면서 이 같은 AI 이미지 생성 프로그램을 이용한 작품의 창작성과 예술성을 놓고 논란도 일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지난해 8월 미국 콜로라도의 게임 디자이너 제이슨 앨런은 인공지능을 사용하여 제작한 '미래적인 이미지'로 경연에서 승리해 상금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소셜미디어에서는 해당 작품의 예술성을 놓고 논란이 제기됐고 앨런은 작업에 엄청난 노력이 들어갔다며 항변했습니다.

CNN은 지난해 10월 타계한 한국의 고 김정기 작가 관련 논란도 소개했습니다.

한 해외 네티즌이 김 작가 타계 직후 "김 작가의 혼을 디지털로 백업하겠다"며 생전 고인이 남긴 그림들을 학습한 AI의 작품을 공개했습니다.

이후 해당 네티즌은 유족의 동의 여부와 저작권 문제 등과 관련해 강한 비판을 받은 바 있습니다.

하지만 '모모타로'를 그린 만화가 루트포트는 인공지능으로 어떻게 만화를 제작할 수 있는지 설명하는 10페이지 분량의 안내서를 책에 넣었습니다.

그러면서 그의 만화책이 예술 작품으로 인정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소변기를 이용한 마르셀 뒤샹의 '샘'이나 앤디 워홀의 '캠벨 수프' 작품을 예로 들었습니다.

그는 "공산품인 소변기와 통조림 상표 디자인을 활용한 그들의 작품을 예술로 여긴다면 AI를 차별 대우할 합리적인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루트포트는 또 'AI 만화'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에 대해 인공지능 프로그램의 장점을 열거했습니다.

그는 AI 기술이 궁극적으로 만화를 제작하는 "고단한 과정"으로부터 창작자들을 해방시킬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습니다.

더불어 "노동 집약적인 작업에 소비되는 시간을 줄임으로써, 창작자들이 만화의 창의적인 측면에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인공지능(AI)이 만든 창작물에 대해 저작권을 인정할 수 있는가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오가는 가운데, 미국 저작권 당국은 지난 2월 AI 창작물에 대한 저작권 인정이 어렵다는 공식 입장을 내놓은 바 있습니다.

미국 저작권청은 당시 공식 발표를 통해 '새벽의 자리야'(Zarya of the Dawn)라는 만화 작품에 대해 저작권을 부여를 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일본의 '모노타로'와 마찬가지로 지난 2022년 제작된 '새벽의 자리야' 역시 AI 기반의 이미지 생성 프로그램을 이용해 만든 만화 작품입니다.




YTN 임수근 (sgl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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