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우크라이나 전쟁...엇갈린 운명의 두 남자 이야기

끝나지 않은 우크라이나 전쟁...엇갈린 운명의 두 남자 이야기

2023.04.02. 오전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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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군의 공세가 집중된 돈바스 지역.

우크라이나 돈바스의 한 지하실에서 국제의용군이 42일 만에 러시아군에 포로로 잡혔던 우크라이나군 올렉시 씨를 구출했습니다.

[올렉시 / 우크라이나 군인]

국제의용군이 수복한 지역의 지하실을 수색하던 중 저를 발견했습니다. 저는 러시아군에 포로로 잡히기 전부터 케인과 아는 사이였습니다.

케인에게 구출되기 42일 전 포로로 잡힐 당시 전투에서 큰 총격이 있었고 저는 총에 맞아 상처를 입었습니다. 그때 저와 전우가 함께 넘어졌고 다들 저희가 죽은 줄 알았어요. 우크라이나 군과 위치가 너무 멀어졌고 이미 상처를 입었기 때문에 위험을 무릅쓰고 우크라이나 군에 합류할지 러시아군에 포로가 될지 선택해야 했어요.

결국 러시아 군에 포로가 됐죠.

최근 UN 인권감시단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전쟁 포로 실태를 발표했습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포로 각 200명을 인터뷰 한 결과 전투 중 포로가 된 군인들은 억류되기 전 고문이나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진술했습니다.

[마틸다 보그너 /UN 인권 감시단 단장 ]

지난해 2월 24일 이후, 우리는 러시아군에 의한 강제 실종과 민간인 자의적 구금 사례 621건을 찾았습니다. 석방 포로 127명 중 90%는 러시아군에 구금되는 동안 러시아군이 자신들을 고문하고 학대했다고 말했습니다.

[올렉시 / 우크라이나 군인]

음식이 전혀 없었고 물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보일러실에서 물을 마시곤 했습니다.

[카테리나 / 올렉시 씨 아내]

러시아군이 올렉시 머리에 줄을 묶어 죽이려 했고 일부는 제 몸에서 나치 문양 같은 파시즘의 상징을 찾으려 했습니다.

[올렉시 / 우크라이나 군인]

러시아군에 포로로 잡힌 뒤 지금까지 체중이 20kg 빠졌습니다.

저는 부상으로 노역시키기에는 쓸모없어서 지하실에 방치됐습니다.

국제의용군 케인 씨는 올렉시 씨를 구출한 지 9일 뒤 러시아군과 교전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뉴질랜드 군에서 복무 후 우크라이나에 국제의용군으로 참전한 케인 씨.

황망한 소식에 올렉시 씨는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올렉시 / 우크라이나 군인]

케인은 굉장히 숙련된 군인이었고 항상 모두를 존중했습니다. 케인은 고군분투하는 우크라이나를 위해 자발적으로 왔습니다. 그래서 모두가 케인을 존경합니다.

착잡합니다. 저는 케인을 단순히 친구가 아닌 가족 그 이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제 마음을 마땅히 표현할 말이 없네요. 이런 게 전쟁이겠죠.

1년 넘게 이어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우크라이나에 대한 관심이 줄어드는 동안 젊은이들은 지금도 전장에서 희생되고 있습니다.

YTN 이규 (leegyu@ytn.co.kr)

제작/ 이규

AD/ 박채민

도움/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관, 올렉시 (Oleksii Hordieiev), 캐터리나 (Kateryna Okishor), 케인 (Kane Te T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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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이규 (leegyu@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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