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우크라 문건 대량 유출..."韓 포함 동맹국 감청도 들통"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미군 기밀 문건이 소셜미디어에 유출된 사건과 관련해 미국이 한국과 이스라엘 등 동맹국들을 감청해온 사실이 함께 드러났다고 뉴욕타임스가 8일 보도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이번에 유출된 문건 약 100장 가운데 절반을 검토한 결과 미국이 러시아뿐 아니라 다른 동맹국에 대해서도 첩보 활동을 하고 있음을 분명히 보여준다면서 외교관계에 악영향이 우려된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이 가운데 최소 2건은 한국이 살상무기 제공 금지 원칙에 반해 우크라이나에 포탄을 미국을 통해 우회 공급할지에 대한 내부 논의 내용으로 바이든 대통령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포탄 공급을 압박할 가능성에 대한 한국 관리들의 우려도 담겨 있다고 전했습니다.

또한 미 중앙정보국(CIA)이 작성한 보고서의 정보 출처는 전화 통화, 전자 메시지를 포함하는 '신호 정보 보고'(시긴트)로 명기돼 한국 정부의 논의를 감청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이런 도청 사실이 공개되는 것은 우크라이나 무기 공급을 위해 도움을 받아야 하는 한국과 같은 주요 파트너 국가와의 관계를 방해한다"고 언급했습니다.

한 서방 국가의 고위 관리는 이번 문건 공개는 "고통스러운 유출"이라며 향후 미국과의 정보 공유에 제한을 둘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습니다.

이번에 유출된 문건은 총 100쪽에 이르며, CIA와 미 국가안보국(NSA), 국무부 정보조사국 등 정부 정보기관 보고서를 미 합동참모본부가 취합해 작성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앞서 워싱턴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이 문건은 게임 채팅 플랫폼 '디스코드'에 먼저 등장하기 시작했고, 온라인 커뮤니티 '4chan' 등에 유포된 뒤 텔레그램과 트위터 등으로 확산한 것으로 관측됩니다.



YTN 김희준 (hijunkim@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