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 되지 않도록"...美 '불법 체류자 추방 유예' 논란

"이산가족 되지 않도록"...美 '불법 체류자 추방 유예' 논란

2023.06.25. 오전 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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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미국에선 불법 체류 청년의 추방을 유예하는 프로그램이 불법이라는 법원 판결이 잇따라 나오면서, 이민자 사회에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대법원이 같은 판단을 유지할 경우 자칫 가족이 헤어지는 상황을 맞을 수도 있어, 한인들 역시 고심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관련 내용은 안미향 리포터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미국 텍사스주 연방 지방법원 앞에 하나둘씩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지난해 연방 항소법원이 불법 체류 청년의 추방 유예 프로그램, '다카(DACA)'가 불법이라고 판결하면서, '다카'의 합법성에 관한 토론과 기자회견을 열기 위해 함께한 시민 단체들입니다.

이민자 포용 정책을 추구하는 바이든 정부는 앞서 2021년 연방 지방법원이 '다카'가 불법이라고 판결하자 항소를 제기했는데 다시 불법이란 결론을 받은 겁니다.

[신현자 / 휴스턴 한인시민단체 대표 : 만약 다카 소유자가 아닐 경우에는 많은 경우에 대학을 가면 직장을 얻을 수 있는 그런 자격도 없어지는 거죠. 합법적으로 일할 수 있는 자격. 그런 것들이 없어지는 거죠.]

'다카' 프로그램은 트럼프 정부 당시 폐지를 강행하면서 2017년 이후 신규 승인이 중단됐고, 기존 다카 수혜자의 갱신만 2년 마다 연장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법적 공방이 대법원까지 넘어가면서, 기존 수혜자 역시 불법이라는 결론이 날 수도 있다는 겁니다.

어린 시절 부모님과 미국에 온 박우정 씨 역시 불안감이 커집니다.

박 씨는 고등학교를 졸업할 무렵에야 자신이 불법 체류자 신분이란 걸 알았는데, 다행히 '다카'를 통해 학업을 이어왔지만 유예 상태가 언제 끝날지 알 수 없습니다.

[박우정 / 미국 뉴욕 : 되게 속상했죠. 실망 좀 했고 겁도 많이 났어요. 그때. 어떻게 될지 미래가 어떻게 될지, 직업은 찾을 수 있는지 그런 질문(물음)들이 많이 떠올랐어요. 다카가 없어지면 제 인생이 많이 바뀌겠죠. 그런데 어떻게 바뀔지는 기대도 못 해서. 참 무서워요. 솔직하게.]

더 큰 문제도 있습니다.

2012년 시작된 '다카' 수혜자의 상당수는, 미국에서 태어나 시민권을 갖게 된 어린 자녀를 뒀는데, 만약 다카 수혜자인 부모가 추방될 경우 자녀와 이산가족이 될 수 있단 점입니다.

[김정우 / 미주한인봉사교육단체협의회 사무총장 : (전체) 60만 명의 다카 수혜자 중에 25만 명의 미국 시민권자 자녀가 갖고 있어요. 만약 그분들이 미국에서 쫓겨나게 되면 추방되게 되면 그 25만 명의 아이들이 고아가 되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그 의미에서도 다카가 되게 중요하죠.]

특히 한인의 다카 프로그램 수혜자 규모는 전체 출신 국가 중 6번째, 아시아 국가 중에는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적용 대상 한인 숫자가 많은 만큼 동포 사회도 여러 지원을 고려하고는 있지만, 개인사를 공개했다가 다른 피해가 생길 수도 있는 만큼 섣불리 도움을 주기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김 현 / 샌안토니오 한인회장 : (다카) 프로그램이 안 된다고 하면 일자리라도 그분들의 자녀를 지원하고 협조해서 학생의 신분을 다 마칠 수 있도록 장학금 제도라든지 (지원)할 필요는 있다, 그런데 그걸 어떤 단계에서 준비해야 하고 도움을 드릴 수 있게 마음이 안 다치게 도움을 드릴 수 있나…]

[정두메 / 미국 이민 전문 변호사 : 다카의 수혜를 받는 개인들은 첫 번째로는 기회가 있을 때 바로바로 다카를 연장하시는 게 필요하고 (다카 이외에) 이민자 신분을 확보할 수 있는 그런 방안을 모색하는 게 필요하다고 봅니다.]

다카 대상자들은 지역사회를 위해 거주민으로서 성실한 납부 등 의무와 책임을 다하고 있는 만큼, 미국 법원이 해당 프로그램의 긍정적인 측면을 바라봐주길 무엇보다 바라고 있습니다.

미국 텍사스에서 YTN 월드 안미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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