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 찾고 싶어요"...노르웨이 입양 의사의 갈망

"뿌리 찾고 싶어요"...노르웨이 입양 의사의 갈망

2023.09.29. 오전 0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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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미국과 유럽 등으로 나간 해외입양동포는 20만 명에 이릅니다.

그중에는 좋은 환경 속에 경력을 쌓았지만 자신의 뿌리를 찾지 못한 좌절감에 힘들어하는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노르웨이에서 저명한 의사가 된 입양 동포의 사연을 소개합니다.

"안녕하세요. 륜 혼랜드입니다. 한인 입양인이고 1974년에 태어나 1978년 노르웨이의 사랑 넘치는 가정에 입양됐습니다."

한국 떠난 다섯 살 소년, '장기이식 전문의'로 돌아오다.

[륜 혼랜드 / 노르웨이 입양동포 : 제 직업은 외과 의사예요. 이식외과, 소화기외과, 혈관외과 전문의로 일하고 있고 요즘은 주로 혈관외과와 관련한 일을 하고 있습니다. 2019년에는 이식외과 분야를 더 연구해 의학박사 학위도 취득했습니다. 저는 모두에게 동등한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는 부유한 나라 노르웨이에 왔잖아요. 그래서 의과대학에 진학해 의사가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제가 만약 한국 보육원에서 자랐다면 그 정도의 기회가 제게 주어졌을까요? 그럼에도 '내가 누구고, 어디서 왔는지'를 알고 싶은 건 생물학적으로 각인된 본능이 아닐까 싶어요. 저는 노르웨이 사회에 속해있지만 늘 다르다고 느꼈고 마음속 어딘가가 늘 비어있다는 느낌을 받았거든요.]

허전한 마음 채우기 위해 스무 살 무렵 한국 방문

입양인 친구들 사귀고 한식 맛보며 '한국인 뿌리'와 가까워졌지만…

가족 찾기는 '폐쇄적인 정보 공개' 장벽에 가로막혔다.

[륜 혼랜드 / 노르웨이 입양동포 : 보육원에서는 제가 1974년 9월생이라고 했는데, 입양기관 홀트는 1974년 2월에 태어났다고 기록했어요. 그래서 생일이 정확히 언제인지 알 수 없죠. 입양인들의 가족 찾기는 정부가 나서서 제공해줘야 하는 서비스라고 생각해요. 많은 경우, 입양기관들이 정확한 정보를 알려주지 않거든요. 만약 어머니가 살아계신다면 정말 만나고 싶다고, 저를 보낸 것에 대한 어떠한 원망도 없다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어요.]

"한인 입양인 권익 위해 선한 영향력 끼치고 싶어요."

[륜 혼랜드 / 노르웨이 입양동포 : 아담 크랩서라는 입양인의 경우, 시민권이 없어서 미국에서 한국으로 추방당했어요. 한국 정부가 아담과 같은 상황에 놓인 모든 입양인을 돌아봐야 할 책임이 있다고 생각해요. 입양 아동이 새로운 나라에 가서 제대로 시민권을 받았는지조차 돌보지 않은 거잖아요. 같은 입양인으로서 그들의 고통에 공감할 수밖에 없어요. 저의 이야기가 됐을 수도 있잖아요. 제가 노르웨이가 아닌 미국에 갔을 수도 있고, 그래서 아담이 됐을 수도 있는 거죠. 그들의 운명은 곧 저의 운명이기도 해요.]

"고통받는 입양인이 없길… 언젠가는 모국에 돌아와 생명을 살리는 의사로 오래도록 일하고 싶습니다" -노르웨이 입양동포, 륜 혼랜드-





YTN 이정민 (jminlee1012@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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