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부모 만나고 되찾은 평안"...프랑스 입양 동포의 '기적'

"친부모 만나고 되찾은 평안"...프랑스 입양 동포의 '기적'

2023.10.02. 오후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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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해외입양인들에게 친가족을 재회하는 건 '기적'으로 불립니다.

그만큼 확률이 희박하기 때문인데, 그야말로 기적처럼 친부모를 만난 뒤 마음의 평화를 찾은 동포가 있습니다.

영화로도 만들어진 프랑스 입양 동포의 사연을 소개합니다.

[로르 바뒤플 / 프랑스 입양동포]
안녕하세요. 저는 로르 바뒤플입니다. 한국 진주에서 1984년 7월 30일에 태어났습니다. 예술가이자 예술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현재 파리에 살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저는 요가 수업을 하고 있는데요. 미술과 음악 같은 다른 장르의 수업도 열어요. 피아노도 연주할 수 있죠. 그림도 비슷하게 제게는 통로와도 같아요. 제 마음속 강한 감정을 표출하기 위해 정말 필요한 일이었어요. 저는 아주 어렸을 때부터 많은 분노를 느꼈거든요. 다른 입양인 친구들과 대화하다 보면 이 감정이 그들에게도 매우 강했다는 걸 알 수 있죠.

약간의 거북함이 있었어요. 부모님께 입양을 이야기하고 그걸 드러내는 게 두려웠던 것 같아요. 그래서 마치 입양이 없던 일처럼 행동하고 애써 무시했죠. 그러다 정체성에 대해 진지하게 질문했죠. 어렸을 때는 부정했지만 크기 시작하면서 왜 내가 여기에 있는지를 계속 물어본 거예요. 왜 나를 여기로 데려왔는지 묻다가 부모님께 책임을 씌우려고도 했어요. 그래서 한국 고아원과 연계된 파리의 입양기관을 찾아갔는데 직원들이 곧바로 한국에 있는 가족들의 정보를 찾아냈어요.

며칠 후 저는 한국에 도착했고 머물던 숙소에서 만난 한국분들이 번역을 도와주셨어요. 그렇게 친아버지와 친가 쪽 가족들을 만나게 됐죠. 솔직히 정말 기분이 이상했어요. 친아버지와 제 얼굴이 무척 닮았거든요. 아버지는 당신이 제 친부라는 사실을 확신하지 못하셨는데 저는 서로 닮은 모습을 보자마자 확신이 들었어요. 친어머니를 만나기 위해서는 더 기다려야 했어요. 한 번 뵀는데 매우 진솔한 시간이었죠. 엄마가 아기를 보는 듯한 감정이 진심으로 전달됐던 것 같아요. 아름다운 만남이었어요. 6년 뒤 데이비 추 감독이 새 영화를 만들고 싶은데 제 이야기에 관심이 있다고 했어요. 어떻게 만들지는 모르지만, 허락해줄 수 있는지 물었죠. 결과적으로 영화를 통해 저의 상처를 보여줄 수 있었고 그래서 오히려 큰 힘을 얻었어요.

현재 계획 중인 전시는 제가 한국인으로 살았다면 경험했을 '한국의 삶'을 상상해보는 작업입니다. 제가 어렸을 당시인 1980년대부터 지금, 2023년까지의 기억들을 만들어내며 상상하는 거예요.



YTN 이정민 (jminlee1012@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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