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기간 준비해온 하마스...이스라엘, '전쟁' 공식 선포

오랜 기간 준비해온 하마스...이스라엘, '전쟁' 공식 선포

2023.10.09. 오후 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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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김선영 앵커
■ 출연 :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중동센터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24]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유혈 충돌이 지금 사흘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상당히 오랜 기간 준비해온 것으로 보이는 하마스의 공격으로 자칫 길어질 경우에는 대리전 양상으로 치닫게 되지 않을지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전문가의 분석을 저희가 들어보겠습니다.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중동센터장 모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장지향]
안녕하세요.

[앵커]
지금 이스라엘판 911 테러가 터졌다, 이런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상당히 이례적인 전면전이다, 이렇게 상황을 정리해 볼 수 있겠죠?

[장지향]
그렇죠. 제가 중동정치를 공부해 왔는데 이렇게 전례 없이 대규모로, 큰 규모로 하마스 쪽에서 이스라엘을 향해서 공격을 한 건 처음이었고요. 물론 2022년, 2021년 그리고 2014년에도 이런 상호 간의 무력충돌이 있었지만 이렇게 지금까지의 패턴에서 벗어난, 즉 하마스가 공격을 하기 전에 몇 차례 자신들의 정치 슬로건을 외치고 곧 공격할 것이다라는 경고를 주기 마련이거든요. 그런데 이번에는 아무런 사전 경고도 없이 그리고 로켓 발사뿐만 아니라 지상으로 전투대원이 침투하는 굉장히 과감한 공격을 벌여서 우선 제일 크게 다른 점은 사상자가 양측 모두 굉장히 많다는 거죠.

[앵커]
기습적인 공격. 기존의 패턴과는 달랐다.

[장지향]
굉장히 달랐습니다.

[앵커]
기습적으로 공격했다는 건 어떤 걸까요? 치밀하게 준비한 걸까요?

[장지향]
제가 봤을 때는 치밀한 준비도 분명히 있었다고 생각을 하고요. 그게 1번일 테고. 두 번째로는 지금 이스라엘에 있는 네타냐후 총리 휘하의 소위 우리가 극우 성향의 연립정부라고 하는 정부가 국내 정치적으로 갈등이 많았거든요. 그러니까 워낙 극우 성향을 띠다 보니까 이스라엘 내부에 있는 중도 성향의 군인까지 포함해서 비민주적인 이런 정책에 대해서 굉장히 반대를 하고 항명도 했었고. 그러니까 제일 큰 예로 독립적인 사법부를 무력화하려는 시도에 대해서, 그러니까 이스라엘에서 굉장히 중요한 기구가 군과 예비군인데 그들이 우리는 항명을 하겠다라고 하면서 사실 정국이 삐그덕거리기는 했었습니다. 그런 문제도 없지 않아 있을 테고요, 두 번째로. 초기 대응이 굉장히 실패했거든요. 이런 두 가지 요소가 합쳐져서 기습 공격을 막지 못했다는 비난에서 지금 네타냐후 정부는 벗어나기 어려워 보입니다.

[앵커]
공습의 원인은 잠시 뒤에 자세하게 분석을 해 보도록 하고요. 일단 미국의 대응을 보면 공습 하루 만에 바로 돕겠다, 이렇게 결정했거든요. 신속한 결정이 내려진 건데 그건 어떻게 보세요?

[장지향]
정말 제가 보더라도 너무나 전례 없는 대규모 공격을 이스라엘, 흔히 우리가 중동에서 유일한 민주주의 국가라고 하는 이스라엘이 당했고 지금 바이든 정부가 대중동 정책에서 굉장히 신겅 쓰는 것이 이스라엘과 아랍에미리트가 데탕트를 했고 이제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 즉 수니파 대표 국가와의 데탕트를 추진 중인데 지금 중간에 전혀 예상치 못한 이런 불상사가 일어났기 때문에 다시 한 번 중동에서의 미국의 인권 민주주의 지지 그리고 데탕트 지지, 안정 확보에 대한 입장을, 그러니까 제가 볼 때 굉장히 보여주기식으로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앵커]
미국으로서는 당연한 결정이었군요.

[장지향]
그렇죠.

[앵커]
그런데 미국의 이런 이른 개입이 어떻게 보면 좀 더 판을 키울 수 있다, 이렇게 주장하는 쪽도 있거든요. 어떻게 보세요?

[장지향]
그럴 수도 있겠네요. 그런데 제가 보기에는 지금 현재 중동이 그러니까 말씀드린 것처럼 흔히 지금 하마스를 지지하는 쪽이 시아파의 종주국인 이란이거든요. 그리고 이란은 중동에서 지금껏 굉장히 팽창주의적인, 공격적인 정책을 펼쳐 왔는데 거기에 맞서는 나라들이 수니파 대표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 그리고 이스라엘인데. 지금 두 번째 말한 그룹들은 점차 중동 내에서 미국이 떠나가는 것에 대비를 해서 지금 미국은 중동에서 떠나가겠다고 얘기를 굉장히 많이 해 오고 있거든요. 중국 견제로 아시아로 향하겠다. 그렇기 때문에 이 세 나라가 우리가 똘똘 뭉쳐서 중동의 그런 팽창주의 정책을 저지하겠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제가 볼 때는 전쟁으로 가거나 더 무력충돌이 확산되는 것을 최대한 막으려고 할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지금 설명해 주신 것에 따르면 사우디는 아랍의 종주국으로도 불리는데 사우디가 이스라엘하고 화해하는 분위기로 가는 게 이란 입장에서는 굉장히 신경 쓰이는 것일 수밖에 없고요. 그러다 보니까 많은 분석 중에서 이번 공습 배후에 이란이 있는 거 아니아? 이런 얘기가 나올 수밖에 없는 거거든요.

[장지향]
저는 배후에 이란은 확실히 있다고 생각을 하고요. 그런데 다만 백분율로 따졌을 때 얼마나 될 것인지. 왜냐하면 하마스에 대한 이란의 지지는 늘상 있어 왔던 것이거든요. 그런데 이번처럼 이렇게 정말 전례 없는 대규모의 치밀한 작전을 펼친 데 이란이 얼마나 개입했는지는 그건 약간 신중해야 될 것 같지만 이란은 항상 지지를 했습니다. 제가 봤을 때는 하마스가 독단적으로 오랜 기간 동안 준비한 게 아닐까. 그리고 이 작전을 결정함에 있어 이란과의 사전 조율은 분명히 있었다고 생각을 합니다.

[앵커]
사전 조율이 있었다. 그런데 미국에서는 공식적으로는 이란이 개입했다는 증거가 지금 없다, 이렇게 딱 일축을 했는데 아무래도 확전되는 건 경계하는 분위기인 거죠?

[장지향]
그렇죠. 지금 어쨌든 미국의 입장은 중동에서 조금씩 발을 빼서, 그래서 2년 전에도 아프가니스탄에서 철군을 한 거고 시리아 내전에서도 되도록이면 확전이 안 되도록 개입을 자제해서 중국 견제로 조금씩 아시아로 옮겨가고 있기 때문에 바이든한테 가장 큰 악몽은 중동에서 무력충돌이 자꾸 확산되는 것일 겁니다.

[앵커]
일단 지금 이스라엘이 허를 찔렸지 않습니까? 이스라엘이 허를 찔리다 보니까 이게 군사작전으로 곧 이어질 것이다, 이런 전망이 많은데 그렇다면 이게 빨리 끝날 것 같지는 않은데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십니까?

[장지향]
장기화라는 것이 제가 볼 때는 무슨 이라크전이나 아프가니스탄전, 내지는 시리아전, 예멘 내전처럼, 리비아 내전처럼 장기화될 것 같지는 않고요. 왜냐하면 가장 중요한 이유가 하마스랑 이스라엘은 서로를 굉장히 잘 알아요. 그러니까 2년마다 이 정도의 규모는 아니었지만 늘 무력충돌을 해 왔기 때문에 서로의 약점이 무엇이고 서로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기 때문에 어느 선에서 휴전을 하기는 할 테지만 다시 한 번 이번에 워낙 전례 없는 케이스이기 때문에 평소보다 길어지기는 할 테지만 장기전으로 갈 것 같지는 않습니다.

[앵커]
어쨌든 대대적인 군사작전을 하겠죠, 이스라엘이?

[장지향]
하죠. 이스라엘의 지금 네타냐후 정부가 이번 작전에서, 그러니까 시민들 마음에 흡족할 만한 반격 내지는 복수를 하지 않고서는 제가 볼 때는 네타냐후 정부 자체가 존립이 어렵기 때문에 자기 정부 생존을 위해서라도 열심히 하지 않을까. 그러다 보면 대대적인 반격이 지금 진행되고 있고 진행될 것 같습니다.

[앵커]
어쨌든 정부 자체 존립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하셨는데 이번에 많은 분들이 놀란 게 모사드라는 정보기관이 세계최고 정보기관이라고 알려져 왔었는데 아예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는 얘기가 되잖아요.

[장지향]
심지어는 하마스 측에서도 이렇게 우리의 초기 침투작전이 별 다른 방해 없이 꽤 지속된 건 우리도 놀랐다고 약간 빈정대면서 얘기를 한다는 것까지 들었는데.

[앵커]
아이언돔도 그냥 뚫려버리고요.

[장지향]
그렇죠. 그런데 아이언돔이라는 것이 로켓이 하나 날아오면 그것을 잡는 거거든요. 2년 전, 4년 전에는 한 500발씩 쏩니다, 하마스 측에서. 그런데 이번에는 수천발이 동시에 발사됐기 때문에 그걸 하나씩 맞추기란 정말 어려울 것 같고 제가 볼 때는 하마스의 국경을 넘어서 이스라엘 본토로 침투를 해 왔는데 그걸 군인들이 못 막겠다는 건 그건 정말 큰 실패죠.

[앵커]
어쨌든 이스라엘이 지금 정부 존립 자체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대규모 군사작전을 하는 건 당연한 수순이다라고 전망을 해 주셨는데 하마스도 알고 있었을 거 아닙니까? 이렇게 하면 보복공격이 올 거라는 걸요. 그리고 상당히 이기기 힘든 게임이 될 수도 있다는 걸 알고 있었을 텐데 하마스가 이렇게 공격을 한 건 뭘 얻고 싶어서 그런 걸까요?

[장지향]
하마스는 아시겠지만 이슬람 급진주의 조직이고요. 유럽연합과 미국에서 테러조직으로 지정을 했습니다. 테러조직한테 가장 중요한 것은 전 세계 사람으로부터, 국제사회로부터 주목을 받는 것이에요. 도대체 저 조직이 무엇을 원해서 저런 폭력을 쓸까? 했을 경우 자신들의 정치적 슬로건인 가자지구에 이슬람 국가를 설립하겠다를 다시 한 번 리프레시하면서 이게 우리의 존립 자체고 이게 우리의 정당성이다라고 말할 수 있는 기회를 포착하는 게 굉장히 중요한 조직이거든요. 그래서 이번에도 하마스가 그렇게 정말 무차별 선제공격을 한 다음에 그 내세운 이유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주민을 너무 억압하기 때문이다라고 했는데 자기네들이 이렇게 먼저 공격을 할 경우 이스라엘이 당연히 정말 10배 넘는 가공할 만한 반격을 해 와서 가자지구에 있는 팔레스타인 주민이 가장 먼저 피해를 볼 거라는 걸 이 사람들은 잘 알고 있거든요. 그럼에도 그냥 비정한 정치적인 결단을 내린 거죠.

[앵커]
그러면 그런 보복 공격을 예상하고 공격을 감행했다는 건 그 정도로 우리가 무기나 재정이나 이런 게 자신 있다, 이렇게 볼 수는 있는 건가요? 어떻게 보십니까?

[장지향]
거기 팔레스타인 주민들, 가자지구에 갇혀 지내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경제적인 상황은 진짜 끔찍하지만 그렇게 로켓을 발사할 정도의 군사지원금은 갖고 있는 거죠. 주로 이란에서 많이 받습니다.

[앵커]
중동 문제 나올 때마다 시계를 뒤로 돌려볼 수밖에 없는데. 이 이-팔 갈등이라는 게 하루아침에 일어난 게 아니지 않습니까? 지금까지도 뿌리 깊게 남아 있는 갈등의 핵심요인이 어떤 건가요? 쉽게 설명을 해 주시죠.

[장지향]
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고 나서 오스만 제국, 즉 대부분의 아랍 영토를 지배하고 있었던 오스만제국이 연합군에 의해서 해체가 되죠. 그리고 아랍국가들은 자신들이 독립이 될 줄 알았는데 영국이랑 프랑스가 아랍과 이스라엘에게 서로 다른 약속을 하면서 결국 아랍민족들은, 특히 그중 팔레스타인 지역에 살고 있던 아랍 쪽들이 자신들의 독립 국가를 건설하지 못하고 이스라엘이 국가를 세우면서 쫓겨났는데 그리고 나서 네 차례 중동전쟁이 있었고 어쨌든 1993년에 오슬로 협정으로 영토를 팔레스타인인에게 돌려주는 대신 팔레스타인은 이스라엘에게 폭력, 테러를 쓰지 않겠다고 평화협정을 맺었어요. 1993년에요. 그런데 그게 아직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데 흔히 우리가 이스라엘 대 팔레스타인의 갈등이라고 말을 하면서 양측을 많이 보지만 이번에 하마스의 공격에는 팔레스타인 내부에 하마스라는 이슬람 조직과 또 우리가 많이 들은 PLO, 파타라고 하는 서안 지역에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를 수립하고 있는 그 다른 반이슬람 조직 간의 갈등도 봐야 됩니다.

[앵커]
굉장히 복잡하고 긴 갈등의 역사, 하마스가 이번에 공습하면서 우리가 선공격하기는 하지만 이스라엘을 우리는 계속 공격해 왔다, 이렇게 명분을 내세우기도 한 상황인데 어쨌든 지금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중동평화 구상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고 이스라엘이 사우디 그쪽과 평화 분위기를 만들어가고 있었는데 이번 공습으로 어떻게 보면 좀 다 물 건너 가는 겁니까? 아니면 그 기조는 계속갈 거라고 보십니까?

[장지향]
저는 그 기조는 갈 것 같은 것이 어차피 하마스는 국가도 아니고 유럽연합과 미국이 테러조직으로 지정을 한 조직이기 때문에 만약에 지금 이 하마스의 공격으로 평화구상이 멈춘다면 오히려 사람들이 테러조직이, 그러니까 여러 나라들, 미국, 사우디, 이스라엘, UAE가 애써 오랜 시간 만들어놓은 걸 망칠 것 같다, 그럴 것 같지는 않아요.

[앵커]
끝으로 이 질문을 드릴게요. 우리 교민이 있기 때문에 교민들 안전도 중요한 문제인데요. 우리가 어떤 대책을 시급히 세워야 된다고 보십니까?

[장지향]
제가 알기로는 외교부에서 계속 모니터링을 하고 있고요. 그리고 가능하다면 주변 제3국으로 탈출하는 방법도 생각해 보라고 했는데 제가 생각할 때는 그래도 이스라엘의 군사력 그리고 미군도 옆에 어쨌든 시위를 하듯이 자리를 잡고 있으니까 큰 어려움은 없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지만 외교부는 계속 모니터링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앵커]
수송기를 띄우는 것 같은 대책도 마련돼야 된다, 그런 목소리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장지향]
수송기를 띄울 상황이 되면 당연히 띄워야겠지만 제 생각에는 이스라엘의 군사력이 아프가니스탄이나 이 정도로 약하지는 않기 때문에 제가 볼 때는 괜찮지 않을까 하는 바람을 말씀드려 봅니다.

[앵커]
혼란이 당분간 이어지겠지만 확전이나 혹은 몇 년 가거나 이런 상황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다, 이런 전망이었습니다.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중동센터장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장지향]
감사합니다.


YTN 김정회 (jungh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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