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요커들이 사랑한 부엉이 '플라코' 사망 이유 밝혀졌다

뉴요커들이 사랑한 부엉이 '플라코' 사망 이유 밝혀졌다

2024.03.26. 오후 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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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요커들이 사랑한 부엉이 '플라코' 사망 이유 밝혀졌다
사진 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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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 도심에서 생활하며 현지 주민들의 사랑을 받았던 수리부엉이 '플라코'(Flaco)의 사망 원인이 밝혀졌다.

25일 뉴욕타임즈(NYT)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브롱크스 동물원을 운영하는 야생동물보호협회는 성명을 통해 "플라코는 전염병, 독소 노출, 외상성 부상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사망했다"고 밝혔다.

앞서 동물원 측은 부검 결과 '급성 외상성 손상'이 사인으로 추정되나, 플라코가 쥐약에 중독됐거나 전염병에 노출됐을 가능성도 있는 만큼 추가 정밀 검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밀 검사 끝에 플라코는 지난 1년간 야생 생활을 하면서 비둘기 헤르페스 바이러스에 감염된 상태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바이러스는 플라코와 같은 맹금류의 비장, 간, 위장관, 골수, 뇌 등 많은 장기에 심각한 조직 손상과 염증을 일으킨다고 협회 측은 설명했다.

또 플라코는 뉴욕시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4가지 쥐약 성분에 노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1970년대 초부터 미국에서 금지된 살충제 DDT의 분해 생성물인 DDE도 미량 검출됐다.

협회 측은 "플라코가 부상을 안 입었더라도 이러한 요인들로 인해 결국 쇠약해지고 치명적이었을 것"이라며 "이는 도시에 사는 야생 조류가 직면한 위험성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플라코는 지난 23일 미국 뉴욕 맨해튼 웨스트 89번가에 있는 한 아파트 옆 바닥에서 해당 건물 관리소장에 의해 발견됐다. 당시 플라코는 숨이 붙어 있었지만, 건물 주민이자 조류학자가 관리소장의 연락을 받고 급히 달려와 현장에 도착했을 때쯤 숨을 거뒀다.

플라코는 2010년 노스캐롤라이나 조류 보호구역에서 태어난 수컷 수리부엉이다. 그간 센트럴파크 동물원에 갇혀 살다가, 지난해 2월 누군가 파손해 놓은 보호망 사이로 우리에서 탈출했다.

동물원 직원들은 플라코의 탈출 직후 먹이와 다른 수리부엉이 울음소리 등으로 유인해 플라코를 포획하려 했지만, 플라코는 센트럴파크 야생에서의 생활을 선택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처음으로 센트럴파크 밖에서 플라코가 목격되기도 했다. 당시 주택 창가에 앉아 건물 안을 들여다보는 모습이 소셜미디어에 공유되면서 '엿보는 톰'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뉴욕의 건물 사이를 비행하거나 깃털을 휘날리는 플라코는 뉴요커들에겐 자유의 상징처럼 여겨져 큰 사랑을 받았다.

YTN 이유나 (ly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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