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구급차 없어" 한국서 치료받은 日 프로레슬러 황당 주장

좌: 마리카 X / 우: 윤강철 신한국프로레슬링 대표 인스타그램

일본의 여성 프로레슬러가 "한국엔 구급차가 없다고 들었다"며 한국의 안전 관리 체제를 비판했다가 논란에 휩싸이자 발언을 정정했다.

일본 프로레슬러 코바시 마리카(21)는 지난달 31일 경기 김포시에서 열린 '제34회 신한국프로레슬링'의 메인 이벤트 타이틀 매치에 출전해 미국 세라핌에게 승리를 거뒀다. 경기 도중 세라핌 선수로부터 머리 부분을 심하게 가격 당해 뇌진탕이 의심됐으나 승리했다.

다음날, 마리카 선수는 자신의 SNS에 "경기 중 뇌진탕 부상을 입었으나 주최 측이 ‘한국은 구급차가 없다’고 했고, 다른 차량으로 이송해달라고 부탁하자 ‘손님들을 배웅해야 해서 안 된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마리카 선수는 이어 "주변 선수들의 대처로 병원에 갈 수 있었지만 다시는 대회에 나서진 않겠다. 챔피언 벨트도 반납하겠다"며 불쾌감을 표했다.

이로 인해 일본 마이니치 신문 등 언론에 한국의 안전 시스템을 비판하는 기사가 올라오며 혐한을 부추겼다. 논란이 확산하자 윤강철 신한국프로레슬링 대표는 지난 2일 자신의 SNS에 "정확하지 않은 사실이 일본에서 기사화돼서 유감"이라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윤 대표에 따르면 경기 직후 마리카 선수가 주저앉자 신한국프로레슬링은 즉시 119에 신고했다. 경기장이 접근하기 힘든 지역에 위치해 약 10분 뒤 소방차가 먼저 도착했고 15분 뒤에 구급차가 도착해 선수를 이송했다고 한다.

윤 대표는 "한국은 구급차가 없다고 말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저 또한 이런 말을 한 적이 없다"며 "이동 중인 차 안에서 마리카 선수는 셀프카메라 영상을 찍고 SNS에 업로드하는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을 했다"고 했다.

그러자 코바시는 3일 자신의 X(구 트위터)에 입장문을 내고 "당시 같이 있던 일본인 선수에게 그렇게(구급차가 없다고) 전해 들었다"며 "당시 상황을 윤 대표의 발언이라고 인식했으나 신한국프로레슬링 측 관계자의 발언이 아니었던 것 같다. 잘못된 정보를 바탕으로 발언한 것을 정정하며 사과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심한 뇌진탕이 의심되는 상황에서) 신한국프로레슬링 측의 대처가 불신을 키워 챔피언 벨트를 돌려줬다"고 전했다.

이어 휴대전화로 구급차 안에서 셀카를 찍은 이유를 두고 "촬영은 사실이지만, 모르는 나라에서 죽음을 각오했기 때문에 마지막 상황 증거를 남긴다고 생각하고 영상을 찍었다. 만약 필요하다면 공개하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서로 허위 사실을 말하는 게 아니고 의견이 엇갈린다고 생각한다. SNS에서 더 이상 논의를 원치 않는다"며 "주최 측과의 개인적인 문제일 뿐 한일 관계나 정치 문제 또는 양국 프로레슬러계 문제로 번지기를 원치 않는다"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팀 정윤주 기자


YTN 정윤주 (younju@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