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중 '장수 교체'..푸틴, 초유의 결정 [세계는 날리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현지시간 12일 국방 장관을 전격 교체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3년째 이어지는 상황에서 장수 교체를 단행해 전쟁에 변곡점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집권 5기를 맞아 안보팀 수뇌부 개편을 발표하면서 쇼이구 국방장관의 자리를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전 제1부총리로 교체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쇼이구 장관은 소련 붕괴 후 러시아 정치의 핵심 인물이자 러시아연방 역사상 최장수 장관으로, 푸틴 대통령과 시베리아 휴가를 같이 갈 정도로 측근으로 꼽혀왔습니다.

쇼이구 장관은 1991년부터 2012년까지 러시아 비상장관을 지냈으며, 지난해 예브게니 프리고진 바그너그룹 수장의 반란을 막아낸 덕분에 거의 '건드릴 수 없는 인물'로 여겨져 왔습니다.

뉴욕타임스를 비롯한 외신들은 성급한 변화는 피하는 경향이 있는 푸틴 대통령에게 보기 드문 일이라며, 우크라이나 전쟁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짚었습니다.

교체된 쇼이구 장관은 직책상 국방장관보다 상위에 있는 국가안보회의 서기로 임명됐습니다.

신임 국방장관으로 지명된 벨로우소프는 군과는 거리가 먼 경제 관료라는 점이 더욱 눈에 띄는 부분입니다.

벨로우소프는 푸틴 대통령이 가장 신뢰하는 경제 고문 중 한명으로 2012년부터 2013년까지 경제개발부 장관을 역임했으며, 2020년 이후 제1부총리를 지냈습니다.

일각에선 이번 '장수 교체'가 푸틴이 무기 생산 효율성을 높이고, 러시아 군산복합체와 경제 전체의 힘을 활용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보고 있습니다.

[크리스토퍼 스틸 영국 전 정보부장 : 우크라이나 북부에서 반격이 진행되고 있는 시점에, 전쟁을 지휘하는 정부 고위 인사 4명 중 두 명인 쇼이구 국방장관과 파트루셰프 국가안보회의 서기가 아무런 사전 경고 없이 동시에 이동한 것을 보면, 정말 충격적이고 놀라운 일이지만 앞으로 며칠 동안 어떻게 전개될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전쟁 3년차에 국방장관을 갈아치운 푸틴의 의중이 주목되는 상황입니다.

YTN 손민성 (smis93@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