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7명 사망자 낸 칠레 산불 "소방대원·산림공단 직원 방화 탓"

지난 2월 137명의 사망자를 낸 칠레 대형 산불은 지역 소방대원과 산림공단 직원의 방화 범죄로 조사됐습니다.

칠레 경찰과 검찰 특별수사팀은 산에 일부러 불을 질러 인명 피해를 낸 소방대원과 산림공단 직원 등 2명을 방화치사 혐의로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현지 시간 25일 밝혔습니다.

앞서 지난 2월 발파라이소에서는 동시다발적인 산불이 강풍과 건조한 날씨 속에 민가를 덮치면서, 137명이 숨지고 1만 6천 호 가까운 주택이 피해를 봤습니다.

칠레 정부는 이 화마를 "2010년 대지진 이후 최악의 재난"이라고 규정했고, 한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지원이 이어졌습니다.

검찰은 이들이 소방 업무를 늘려서 경제적 이득을 얻기 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추가 공범의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습니다.

검찰은 "첫 발화지점을 찾은 뒤 이 근처를 다녀간 사람들을 추적해 피의자들을 특정했다"며 "(피의자들은) 언제 불을 내야 가장 큰 피해가 발생하는지 그 정확한 시점도 공유했다"고 전했다고 현지 일간지 엘메르쿠리오는 보도했습니다.

수사팀은 압수수색을 통해 범행에 쓰인 도구도 찾아냈다고 덧붙였습니다.

발파라이소 소방대 책임자인 비센테 마히올로는 현지 기자들에게 "우리는 이번 사건에 완전히 충격을 받았다"며 "170년 이상 발파라이소에서 봉사한 우리 소방대는 이런 짓을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칠레 소방대는 공공기관에 소속된 조직이 아닌 완전한 자원봉사 형태로 운영됩니다.

대체로 자신의 다른 직업을 가진 소방대원은 일정한 금액을 지불하며 소방관이 해야 하는 각종 험한 일을 도맡아 하고 있습니다.

국가는 대신 각 소방대 조직에 일정한 예산을 편성해 지원하고 있습니다.


YTN 황보선 (bosun@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