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지옥 파리, 현실로?" 최악 폭염 예상되는 파리 올림픽 "선수촌에 에어컨도 없어"

EPA=연합뉴스

내달 개막을 앞둔 파리올림픽이 역대 최악의 폭염 속에서 치러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하지만 파리올림픽 조직위 측은 '친환경'을 내세워 선수단 숙소에 에어컨조차 설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17일(현지 시간) 미국 CBS 방송은 "(2020년) 도쿄올림픽이 역사상 가장 더운 올림픽이었지만 파리올림픽 폭염 위험에 관한 새 보고서는 올해가 훨씬 더 더울 수 있다고 경고한다"고 보도했다.

매체가 언급한 보고서에 따르면 파리에서 1924년 마지막으로 하계올림픽이 열린 이후 매년 이 시기 파리의 평균 기온이 약 섭씨 3.1도 상승했으며, 폭염의 빈도와 강도도 점점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이번 올림픽 개막 5년 전인 2019년 7월 25일에는 파리의 기온이 역대 최고인 화씨 108.7도(섭씨 42.6도)를 기록했으며, 프랑스에서 지난 여름에만 약 5,000명이 무더위로 숨졌다고 지적했다.

CBS에 따르면 4년 전 도쿄올림픽에서는 선수 100명당 1명꼴로 온열 관련 질환에 시달렸다. 더위를 먹은 선수들이 결승선에서 심지어 실신하는 일도 있었다.

파리올림픽 조직위원회 측은 마라톤과 철인 3종 경기를 이른 아침에 열기로 하는 등 폭염에 대비해 야외 경기 일정을 조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조직위는 친환경 올림픽을 구현한다며 선수촌에 에어컨을 설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며 각국 선수단들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선수단 숙소에는 40도가 넘는 찜통더위에도 에어컨 없이 선풍기만 비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올림픽을 반대하는 파리 시민들의 온라인 경고처럼, 올림픽 기간 더위 때문에 '생지옥 파리'가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온다.

파리올림픽 조직위는 선수촌에 에어컨을 설치하는 대신 물을 이용한 냉각 시스템을 가동할 계획이지만, 일부 선수들은 개인 에어컨을 가져올 예정이라고 CBS는 전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미국, 영국, 호주, 덴마크, 이탈리아는 자체 에어컨을 가져올 것으로 전해졌다.

무더위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파리올림픽 조직위 측은 원할 경우 저공해 이동식 냉방 장치를 빌려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디지털뉴스팀 이유나 기자

YTN 이유나 (lyn@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