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 대통령, '유혈사태' 촉발 증세법안 철회..."정부 지출 삭감 등 긴축 조치"

케냐 대통령, '유혈사태' 촉발 증세법안 철회..."정부 지출 삭감 등 긴축 조치"

2024.06.27. 오전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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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루토 케냐 대통령이 유혈사태를 촉발한 증세법안을 철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루토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열어 "이 증세법안에 서명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 법안은 철회될 것이며 이에 대해 의원들도 같은 입장"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와 함께 국가 재정 위기 해결을 위해 대통령실 운영비와 행정부 전체의 지출 삭감 등 추가 긴축 조치를 즉각 시행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루토 대통령은 또 이번 법안 통과에 대한 불만이 광범위하게 표출되면서 인명 손실과 재산 파괴 등이 벌어졌다며 안타까운 이번 사태로 가족을 잃은 분들에게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습니다.

대통령의 이런 입장 발표는 증세법안에 반대하며 의회에 진입한 시위대를 향해 경찰이 발포하면서 20여 명이 총에 맞아 숨졌다는 주장이 제기된 지 하루 만에 나온 것입니다.

국가적 혼란을 부른 케냐 정부의 이번 증세법안은 27억 달러, 약 3조7천억 원의 세금을 추가로 인상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지난달 정부가 의회에 처음 제출할 당시 법안에 포함됐던 빵에 대한 부가가치세 16%와 자동차세 2.5% 등은 여론의 반발로 제외됐습니다.

그러나 이런 증세안으로는 세수 2천억 실링, 약 2조 2천억 원이 부족할 것이라고 재무부가 경고한 뒤 정부가 연료 가격과 수출세 인상 등을 추가하면서 케냐 전국적으로 반대 시위가 거세게 일어났습니다.

케냐 전역에서 청년 세대가 주도한 시위를 경찰이 강제 진압하면서 사상자가 속출했습니다.

케냐인권위원회는 AFP통신에 "나이로비에서 19명을 포함해 케냐 전역에서 경찰의 강경 진압으로 22명이 사망했다"고 밝혔습니다.

케냐의사협회는 로이터통신에 "나이로비에서 경찰 발포로 적어도 23명이 숨지고 30명이 총상을 입었다"고 전했습니다.

나이로비 케냐타국립병원 관계자는 "부상자 160명을 치료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증세 반대 시위 주최 측은 이날 SNS에 '목요일에 만나요'라는 뜻의 스와힐리어와 영어를 섞은 해시태그를 올리며 현지시간으로 27일 전국적인 평화 행진을 예고했습니다.




YTN 이경아 (kale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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