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모독 논란' 오스트리아 성모상, 전시 하루 만에 참수당해

'신성모독 논란' 오스트리아 성모상, 전시 하루 만에 참수당해

2024.07.04. 오후 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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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모독 논란' 오스트리아 성모상, 전시 하루 만에 참수당해
오스트리아 린츠 성모마리아 성당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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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모독 논란을 일으킨 성모상이 오스트리아 성당에 전시된 지 하루 만에 괴한들에 의해 훼손되는 일이 발생했다.

3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오스트리아 린츠의 성모마리아성당은 지난 1일 현대 예술가 에스터 슈트라우스가 구상한 성모상 조소 작품 '즉위'를 철거했다.

이 성모상은 전시회 전부터 가톨릭계 일부의 불만을 산 작품으로, 성당 내부에 전시된 지 하루 만에 괴한들이 새벽에 침입해 머리 부위가 잘려 나갔다.

성모 마리아가 바위에 앉아 예수를 출산하는 장면을 나타낸 이 성모상은 아름답고 성스럽게 묘사되는 기존 전통적 종교예술의 성모 마리아와는 크게 달라 문제가 됐다. 현실에서 여성들이 출산을 위해 취하는 자세대로 치마를 뒤로 걷고 다리를 벌리고 있으며, 표정도 산고로 일그러져 있다.

또 성모 마리아의 신체를 이상적으로 표현하지 않고, 실제 임신부의 불룩 튀어나온 배와 굵은 다리 등을 적나라하게 형상화해 논란을 더했다.

여성과 가족의 역할·성평등을 주제로 한 기획 전시 기간에만 설치된다고 하지만, 성당에 전시하기에 부적절하다는 지적이었다.

이 작품이 신성모독이라고 주장하며 철거를 요구하는 온라인 청원도 있었다. 해당 청원에는 1만 2,000명 이상이 서명했다.

린츠 교구는 성명을 통해 "이 작품을 전시하면 논란이 될 것을 알고 있었다"며 "해당 작품이 일부 신자들의 신심에 상처를 냈다면 유감이지만, 예술의 자유를 공격하고 작품을 훼손하는 행위는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 작품을 구상한 여성작가 슈트라우스는 기존 예술작품 속 "성모 마리아의 이미지는 대부분 남성에 의해 만들어져 가부장 제도의 굴레에 갇혀 있다"며 "내 작품에서 성모 마리아는 자기 몸을 되찾았다"고 항변했다. 이 작품을 조각한 조각사 테레사 림버거는 "논란이 따를 것이라고는 예상했지만, 작품을 파괴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팀 이유나 기자

YTN 이유나 (ly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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