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도착하자 "돌아가라"...백웅기 인도 양궁 총감독 황당 경질

2012 런던올림픽 여자양궁 개인전 결승 경기에서 백웅기 감독=연합뉴스

백웅기 인도 양궁 대표팀 총감독이 파리올림픽을 위해 도착한 프랑스 파리에서 "올림픽 감독에서 제외됐다"는 통보를 받고 다시 인도행 비행기를 탄 것으로 전해졌다.

22일(현지시간) 인디안 익스프레스, 힌두 등 인도 현지 매체는 백웅기 감독이 파리에서 올림픽 경기장·선수촌 출입 신분증인 'AD(Accreditation) 카드' 발급을 기다리던 중 인도올림픽위원회(IOA)로부터 더 이상 양궁 대표팀 감독 역할을 할 필요가 없으며 귀국하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당시 백 감독은 인도 양궁 대표팀과 마르세유에서 현지 훈련을 진행한 뒤 파리에 막 도착한 상황이었다.

백 감독은 현지 매체에 "파리 올림픽을 위해 8월 30일까지 인도 대표팀과 계약을 맺었지만 중요한 시기에 감독직에서 물러나라고 했다"며 "굴욕스럽고 모욕적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계약을 연장하자고 해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백 감독은 지난 20일 인도로 돌아와 한국행 비행기를 알아본 것으로 알려졌다.

AD 카드는 선수, 감독 등이 올림픽 경기장에 출입할 때 필요하다. 현지 언론은 인도 양궁 대표팀에 코치 및 지원 스태프들을 위한 4장의 AD카드가 분배됐지만, 백 감독을 발급 대상 첫 번째가 아닌 다섯 번째로 둔 탓에 백 감독이 파리에 남을 수 없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심지어 백 감독이 제외된 지 하루 만에 한 물리치료사가 인도 대표팀에 합류됐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현지 언론은 해당 물리치료사가 협회 사무총장과 가까운 사이였던 덕분에 백 감독 대신 들어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인도양궁협회회장은 "선수들의 편안함을 협회는 최우선으로 했다"며 "협회는 이에 일절 개입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백웅기 감독은 국내에서 2004 아테네올림픽 여자팀 코치, 2012 런던올림픽 여자팀 감독을 맡아 금메달 4개와 은메달 1개를 한국에 안겼다. 이후 2022년 인도양궁협회로부터 감독직을 제안받아 지난 2년간 남녀 각 20명의 인도 국가대표팀 총감독을 맡았다.

백 감독은 "파리올림픽에서 메달을 따기 위해 인도 대표팀과 2년 동안 훈련해 왔다"며 "이럴 거면 왜 돈을 들여 한국인 감독을 선임한 건지 모르겠다. 올림픽을 며칠 앞두고는 더 발전하고 있었다"고 아쉬워했다.

디지털뉴스팀 이유나 기자

YTN 이유나 (lyn@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