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역대 최다 폐교...한국 닮은 타이완 저출산

초등학교 역대 최다 폐교...한국 닮은 타이완 저출산

2024.07.27. 오전 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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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나라 못지않게 저출산 문제가 심각한 곳이 바로 타이완인데요.

타이완에선 아이들이 줄어들면서 올해만 초등학교 18곳이 문을 닫았다고 합니다.

혼인율 감소와 양육비 부담 등이 저출산 원인으로 지목되는데, 강호연 리포터가 타이완 시민들을 만나 아이를 낳지 않는 이유를 자세히 들어봤습니다.

[기자]
지난해 타이완의 합계 출산율은 0.865명.

0.72명을 기록한 우리나라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아이들이 줄어들면서 자연스레 문을 닫는 초등학교도 갈수록 늘고 있습니다.

지난 10년간 초등학교 44곳이 폐교됐는데, 올해만 벌써 18곳이 추가로 문을 닫았고 한 해 기준 역대 최대 규모입니다.

[양페이잉/ 타이완 중학교 교장 : 올해 들어서 지금까지만 13개 초등학교가 문을 닫았습니다. 출산율 감소가 아무래도 초등학교 폐교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전문가들 분석처럼 혼인율이 줄면 저출산과 초등학교 폐교는 당연히 뒤따르는 결과일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 타이완의 미혼 남성과 여성 비율은 각각 63.1%와 52.3%를 기록했습니다.

젊은 층 과반수가 결혼을 하지 않은 겁니다.

결혼해 아이를 낳았더라도 타이완에서 자녀 양육은 녹록하지 않습니다.

정부가 지원하는 보육 시설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시설이 충분하지 않다 보니 국공립 유치원 입학 경쟁이 치열하고, 이 경쟁에서 밀리면 비용이 많이 드는 사립 시설을 이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시에후이메이/ 타이완 유치원 원장 : 인구가 많은 지역에서는 국공립 경쟁이 심합니다. 추첨을 통해 입학이 되기도 하지만, 입학이 무산되기도 합니다.]

[이영은/ 자녀 1명 양육·타이완 동포 : 국공립 같은 경우에는 대기가 너무 길어서 저렴해도 들어갈 수 없으니까 사립을 찾아보곤 있는데 너무 가격이 높고….]

때문에, 출산은 곧 경제적 부담으로 이어집니다.

타이완 한 매체가 15살부터 49살 시민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가운데 무려 70%가 재정적으로 지원해줄 자신이 없어서 아이를 갖는 것이 걱정된다고 답변했습니다.

[수만/ 자녀 2명 양육·타이완 타이베이 : 적어도 부모 두 명의 월급이 있어야 아이를 키울 수 있는데 부모가 모두 직장에 다니면 그때그때 제대로 돌볼 수 없는 상황이 생길 수 있어서 (부담되겠죠).]

[캉싱훼이/ 미혼·타이완 타이베이 : 경제성 등 여러 기회비용을 따져봤을 때 제가 결혼을 하는 게 과연 맞는 선택인지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요.]

저출산과 고령화에 따른 노동력 감소에 직면한 타이완은 지난 16일, 65살인 정년을 연장할 수 있도록 하는 법률안을 개정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타이완 부모들 사이에선 부담 없이 아이를 키울 수 있도록 하겠다면, 무엇보다 육아 지원 확대가 제일 우선시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타이완 타이베이에서 YTN 월드 강호연입니다.



YTN 강호연 (jminlee1012@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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