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혈진압' 방글라 총리 결국 사임...군용 헬기 타고 도피

'유혈진압' 방글라 총리 결국 사임...군용 헬기 타고 도피

2024.08.06. 오전 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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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반정부 시위가 대규모 유혈 충돌 사태로 치달으면서 수백 명이 숨진 방글라데시의 셰이크 하시나 총리가 결국 사임했습니다.

총리관저로 몰려든 시민들은 환호했고, 퇴임 발표조차 직접 못 하고 물러난 총리는 군용헬기를 타고 방글라데시를 빠져나갔습니다.

박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와커 우즈 자만 /육군 참모총장 : 총리가 사임했습니다. 이제 우리는 임시 정부를 구성하고 국가를 이끌어나가기 위한 작업을 계속할 것입니다.]

15년간 장기 집권해 온 하시나 방글라데시 총리가 퇴진을 요구하는 거센 민심에 결국 무릎을 꿇었습니다.

지난 4일 하루에만 반정부 시위로 100여 명이 숨지면서 시민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습니다.

쫓겨나듯 물러난 총리는 군용헬기를 타고 서둘러 방글라데시를 빠져나갔고, 총리 관저로 몰려든 시민들은 환호했습니다.

[사이라즈 살레킨 / 학생 : 이것은 단순히 독재자 셰이크 하시나의 종말이 아니라 그녀가 만든 마피아 국가를 종식시키는 것입니다.]

[주아이리아 카림 / 학생 : 모두가 행복하고, 모두가 기쁘고, 모두가 하시나 정부의 퇴진을 축하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역사적인 날입니다.]

지난달 '독립유공자 자녀 공직 할당'에 대한 반발로 촉발된 시위가 격렬해지자 정부가 군 병력까지 동원해 무력 진압에 나서면서 300여 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총리 퇴진으로 과도 정부 구성에 나선 군부는 유혈진압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책임자 처벌에 나서겠다며 협조를 당부했지만, 당분간 정국 혼란은 불가피해 보입니다.

방글라데시 초대 대통령의 장녀인 하시나 총리는 한때 반독재 투쟁과 함께 민주주의의 상징으로도 여겨졌지만, 총리만 5번째로 장기 집권하며 권위주의적 통치에 대한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결국, 수백 명의 희생자를 낸 유혈진압으로까지 이어지면서 분노한 민심에 백기를 들고 불명예 퇴진하게 됐습니다.

YTN 박영진입니다.


영상편집 : 정치윤



YTN 박영진 (yjpark@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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