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해 곡물 수출 항로 다시 막히나?...러시아 공세 강화

우크라이나 전쟁이 2년 8개월째에 접어든 가운데 러시아군이 개전 초기에 이어 흑해 항로를 다시 틀어막으려는 듯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최대 무역항 오데사를 끊임없이 폭격하는 데 더해 약소국 깃발을 내건 곡물 수송선까지 공격 대상으로 삼기 시작했다고 전했습니다.

유엔 우크라이나 인권감시단(HRMMU)은 최근 공개한 보고서에서 오데사 지역이 이달 7일 이후에만 5차례나 러시아군의 공격을 받아 민간인 14명이 숨지고 28명이 다쳤다고 밝혔습니다.

또 우크라이나 재건 담당 부총리 올렉시 쿨레바는 텔레그램에 올린 글에서 "러시아군의 폭격 목표물은 주로 항만과 민간 선박, 곡물저장소로, 지난 3개월 동안 차량 177대와 민간 선박 22척이 손상됐다"고 전했습니다.

지난 7일엔 오데사에 있던 팔라우 선적 컨테이너선이 러시아군이 쏜 미사일에 피격돼 우크라이나인 한 명이 숨지고 외국인 5명이 다쳤습니다.

이에 앞서 6일엔 옥수수를 실은 세인트키츠네비스 선적 화물선이 오데사 인근 피우덴니 항에서 역시 미사일에 맞아 선체 등이 손상됐습니다.

NYT는 "이런 공격은 주로 러시아를 상대로 보복할 가능성이 작은 소국 국기를 게양한 선박들을 겨냥해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피터 스타노 유럽연합(EU) 대외관계청(EEAS) 대변인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출을 틀어막아 식량을 무기화하려는 행보를 재개했다고 비판했습니다.

비옥한 흑토지대에 위치해 '유럽의 빵 바구니'란 별명을 지닌 우크라이나는 유럽 외에도 아프리카와 중동, 중국까지 약 40개국에 곡물을 수출해 왔습니다.

이런 까닭에 전쟁 초기 러시아가 흑해를 봉쇄해 수출길이 막혔을 때는 국제 식량 가격이 급등하면서 개발도상국들을 중심으로 식량 위기가 초래되기도 했습니다.

이후 러시아가 곡물을 실은 화물선을 노리지 않으면서 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출량은 차츰 늘어나 전쟁 이전 수준으로의 회복을 앞두고 있었지만 최근 몇 주 사이 상황이 달라졌다고 NYT는 전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수출업자들은 러시아가 곡물 수출을 다시 틀어막아 우크라이나 경제에 타격을 주는 동시에 자국산 농작물을 높은 가격에 팔려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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