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만에 알게 된 출생의 비밀...병원에서 바뀐 아이, 정부에 소송

60년 만에 알게 된 출생의 비밀...병원에서 바뀐 아이, 정부에 소송

2024.11.13. 오전 03:26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병원에서 신생아 때 뒤바뀌어 60년 가까이 남을 친어머니로 알고 커온 사람이 뒤늦게 진실을 알게 된 뒤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고 AP 통신이 보도했습니다.

1965년, 노르웨이의 카렌 라프트셋 도켄 씨는 병원에서 딸을 낳고 7일 뒤 아기와 함께 퇴원했습니다.

자라나는 아이의 검은 곱슬머리가 자신과는 달랐지만, 시어머니를 닮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도켄 씨가 키운 아이 모나는 나이가 들수록 가족들과 위화감을 느꼈고, 56살이 된 2021년 DNA 검사를 받았습니다.

그 결과 모나 씨는 자신을 키워준 어머니의 친딸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당시 2월 14일에 태어난 아기와 15일에 태어난 아기가 서로 바뀌었던 겁니다.

현재 78살이 된 도켄 씨는 자기 어머니의 이름을 따서 딸의 이름을 모나라고 지었다며, 모나가 자기 딸이 아니라고 생각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고 울먹였습니다.

하지만 도켄 씨의 진짜 친딸을 키웠던 다른 어머니는 아이가 바뀐 사실을 오래전에 알았습니다.

이 어머니는 딸이 16살이 된 1981년 혈액검사 결과 자신이 키우는 린다 카린 리스빅 고타스가 친딸이 아님을 알게 됐지만 문제를 제기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노르웨이 보건당국은 1985년에 사실을 파악했지만 당사자들에게 알리지 않았습니다.

뒤바뀐 두 여성은 사실을 알고 충격을 받았지만, 자신이 왜 가족과 외모나 성격 등 여러 가지가 다른지 설명이 되고 의문이 풀렸다고 말했습니다.

두 사람이 어떻게 병원에서 바뀌었는지는 불분명하지만, 1950년대와 60년대 노르웨이에서는 산모와 신생아의 방이 분리돼있었기 때문에 아기가 바뀌는 일이 간혹 있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습니다.

다만 아기가 바뀌더라도 퇴원하기 전에 발견돼 원래 가족을 찾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는 겁니다.

노르웨이 보건부 관계자는 정부가 파악한 유사 사례는 없으며 조사에 나설 계획도 없다고 밝혔습니다.

오슬로 법원에 소송을 낸 모나 씨 등은 정부가 오류를 발견하고도 이를 숨겨 자신들의 인권을 침해했다며 사죄와 배상을 요구했습니다.

모나 씨의 변호사는 모나 씨가 젊을 때 진실을 알 수도 있었지만 정부의 은폐로 50대가 돼서야 알게 됐다며, 그 사이 친아버지는 숨졌고 친어머니와는 연락이 닿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정부 측은 아기가 바뀐 곳이 민간 병원이었고, 1980년대에 사실을 파악했을 때에는 다른 가족에게 오류를 통보할 법적 권한이 없었다고 AP에 설명했습니다.

따라서 배상을 할 근거도 없으며, 시효도 이미 지났다는 입장입니다.

재판은 오는 14일까지 계속될 예정이지만, 판결이 언제 선고될지는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YTN 김도원 (dohwon@ytn.co.kr)

※ '당신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카카오톡] YTN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02-398-8585
[메일] social@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