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지출 2조 달러 줄인다" 큰소리친 머스크, 실현 가능성은?

"정부 지출 2조 달러 줄인다" 큰소리친 머스크, 실현 가능성은?

2024.11.14. 오후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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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기 '정부효율부' 수장에 낙점된 일론 머스크가 정부 지출의 낭비를 줄여 2조 달러(2천8백조 원)를 아끼겠다고 밝힌 가운데 영국 BBC가 이를 검증하는 분석 기사를 보도했습니다.

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9월까지 미국 연방정부는 6조7천5백억 달러(9천490조 원)를 지출했습니다.

따라서 머스크가 언급한 2조 달러는 연방정부 연간 지출의 약 30%에 해당하는 규모입니다.

연간 연방정부 지출액의 13%인 8천820억 달러(1천240조 원)는 국가 부채의 이자 지급에 쓰이는 돈으로, 이를 감축하는 건 '국가 부도'를 감수하지 않는 한 불가능합니다.

지출의 22%인 1조4천600억 달러(2천50조 원)는 사회보장제도에 쓰이며, 이는 수급 자격이 있는 이들에게 반드시 써야만 하도록 법으로 정해진 '의무 지출' 항목입니다.

의무 지출 항목 중 다른 굵직한 것으론 연간 정부 지출액의 13%를 차지하는 메디케어(고령자 등을 위한 정부 지원 의료보험)가 있습니다.

매년 의회에서 투표로 승인 여부를 결정하는 '재량 지출' 분야의 규모는 국방이 8천740억 달러(13%), 교통이 1천370억 달러(2%), 교육과 훈련, 고용, 사회서비스가 3천50억 달러(5%) 등입니다.

2023 회계연도에 연방정부의 재량 지출은 1조7천억 달러(2천4백조 원)에 불과했으며, 이를 전액 삭감하려면 교통부와 농림부, 국토안보부를 전면 폐쇄해야 합니다.

그러더라도 머스크가 장담한 2조 달러에는 미치지 못합니다.

머스크는 '2조 달러 삭감'이 연간 수치인지 혹은 다년간에 걸친 목표치인지는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지만, 어느 쪽이든 단기간에 대규모 지출 감축을 하려면 중요한 정부 기능 수행이 무너지거나 대중의 저항이 매우 심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2022년 공화당이 하원을 장악했을 때 연방정부 지출 감축을 시도했지만, 당내에서도 반대가 커 머스크가 내세운 목표의 15분의 1 수준인 1천300억 달러(183조 원) 삭감안을 통과시키는 데에도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게다가 트럼프 당선인은 연금에 붙는 소득세를 폐지하겠다고 했으며, 미국 주변에 '아이언 돔'을 설치하겠다고 해 관련 분야 지출은 더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보수 싱크탱크 '케이토 연구소' 소속 예산 전문가 크리스 에드워즈는 머스크 입장에선 공화당 의원들이 장애물이 되는 경우가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공화당 의원들 상당수가 농가 보조금, 청정에너지 프로그램, 군기지 등에 예산을 주기를 원하고 삭감에 반대할 것이므로, 공화당이 의회 다수를 차지해도 지출 감축안이 통과되리라는 보장은 없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BBC에 따르면, 국제통화기금(IMF)이 추산한 2024년 미국의 '일반 정부 지출' 총액은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37.5% 수준입니다.

이는 프랑스(57.2%), 이탈리아(50.6%), 독일(48.2%), 영국(43.4%), 캐나다(43.3%), 일본(42.2%) 등 다른 주요 선진국들보다 훨씬 낮은 수준입니다.

만약 차기 트럼프 행정부가 지출 대폭 삭감을 병행하지 않고 감세 공약을 실행하면 향후 10년간 정부 적자가 더욱 불어나면서 국가 부채가 2035년쯤엔 GDP 대비 143%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됩니다.




YTN 유투권 (r2kw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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