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이스라엘 정보요원 "삐삐 폭탄 10년 준비...가짜 유튜브 광고까지 제작"

전직 이스라엘 정보요원 "삐삐 폭탄 10년 준비...가짜 유튜브 광고까지 제작"

2024.12.23. 오후 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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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요원 등 3천여 명에게 피해를 입힌 무선호출기 폭탄 작전은 이스라엘이 10년 전부터 준비해온 거라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전직 이스라엘 고위 정보요원 두 명은 현지 시간 22일 미국 CBS 방송에 출연해 이같이 말했습니다.

이들은 지난 2022년 헤즈볼라가 무선호출기를 폭탄이 들어간 더 큰 제품으로 교체하도록, 해당 호출기가 방수, 방진 기능을 갖춘 건 물론 배터리 수명도 더 길다고 홍보하는 가짜 유튜브 광고까지 만들었다고 밝혔습니다.

또, 이미 10년 전에 헤즈볼라에 공급했던 폭발물 장착 무전기를 무선호출기 폭탄을 터뜨린 다음 날 작동시켰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들에 따르면 모사드는 무선호출기를 사용하는 헤즈볼라 요원 본인에게만 피해를 입히고 주변에는 피해를 주지 않는 적정량의 폭약을 파악하기 위해 마네킹을 놓고 여러 차례 실험을 했습니다.

또, 누구라도 주머니에서 호출기를 꺼내볼 만큼 충분히 긴급하게 들리는 벨 소리를 만들기 위해서도 여러 차례 시험을 거쳤습니다.

하지만 헤즈볼라는 자신들이 구입하는 무선호출기와 무전기를 자신들이 싸우고 있는 적인 이스라엘에서 만들었다는 사실을 전혀 알아채지 못했습니다.

한 요원은 모사드가 헤즈볼라를 상대로 영화 '트루먼 쇼' 같은 가상 현실을 만든 셈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영업사원부터 마케팅, 엔지니어, 전시장 등 모든 게 100% 이스라엘의 작품이었고 이스라엘이 배후에서 모든 걸 조종했지만, 헤즈볼라 입장에서는 모든 게 너무나 자연스러웠다는 겁니다.

이렇게 해서 지난 9월이 되자 헤즈볼라 무장대원 5천 명이 주머니에 모사드가 만든 무선호출기 폭탄을 넣고 다니게 됐습니다.

이스라엘은 9월 17일 무선호출기 폭탄을 눌렀고, 수신자가 메시지 확인 버튼을 누르지 않아도 폭탄은 터졌습니다.

이어서 다음 날에는 무전기 폭탄을 작동시켰고 일부는 무선호출기 폭탄으로 숨진 이들의 장례식장에서 터졌습니다.

한 요원은 이 같은 작전의 목표는 실제로 헤즈볼라 대원을 죽이는 것보다도 메시지를 전달하는 거였다고 말했습니다.

"레바논에서 눈과 손을 잃고 다니는 사람들은 '우리와 어울리지 마시오'라고 외치는 생생한 증거가 될 겁니다. 그들은 중동에서 이스라엘의 우월성을 보여주는 살아있는 증거입니다."

또 다른 요원은 폭발 이후 레바논 주민들이 에어컨도 못 켤 정도로 심각한 공포를 느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게 의도적인 것이었느냐는 질문에 이 요원은 이렇게 답했습니다.

"자신들이 취약하다고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실제로 취약하니까요. 무선호출기는 한 번 썼기 때문에 이제 다시 쓰지는 못합니다. 우리는 이미 다음 물건으로 넘어갔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다음 물건이 뭔지 계속 생각해야 할 겁니다."




YTN 김도원 (dohw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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