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콰도르 대선판 흔드는 '10대 4명 실종'...군 연루 정황

에콰도르 대선판 흔드는 '10대 4명 실종'...군 연루 정황

2024.12.28. 오전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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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2월 대통령 선거를 앞둔 에콰도르에서 10대 청소년 4명 실종 사건과 관련해 정부를 향한 비판 여론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에 장병들이 대거 연루됐다는 정황이 불거진 가운데 치안 유지를 이유로 군을 중용하던 대통령의 재선 도전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에콰도르 현지 언론은 지난 8일 에콰도르 최대 도시인 과야킬에서 10대 청소년 4명이 축구 경기를 마치고 귀가하던 중 행방불명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들은 빈민가 출신들로 집에서 40㎞ 떨어진 곳에서 3주 전에 마지막 행적이 확인됐고, 실종자 가족들은 장병들이 데려간 정황을 확인했지만, 군은 관련 내용을 부인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후 에콰도르 국방부는 조사를 통해 장병 16명이 이번 사건과 연관된 것으로 인정하고, 관련자 조사를 개시했습니다.

장병들은 '아이들이 여성의 물건을 강탈했다'는 이유로 군 기지 인근까지 데려갔지만, 검찰은 아이들의 강도 혐의에 증거가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에콰도르 현지 언론인 엘우니베르소는 "군이 아이들을 풀어줬다고 주장하지만, 부대 주변에서 불에 탄 시신이 발견됐다"며, 당국에서 시신의 유전자 검사를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이 사건은 처음에 별다른 주목을 받진 않았으나, 다니엘 노보아 대통령의 군 개입 가능성에 대한 입장 번복 때문에 전국적인 이슈로 떠올랐습니다.

노보아 대통령은 사건 초반 "국가 책임을 인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군을 감쌌다가 며칠 뒤 "누가 관여했든 면죄부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대통령의 이런 태도 변화가 현 정부에 불만을 가진 대중의 분노를 자극하면서 현지에서는 대통령과 군 당국을 성토하는 시위가 이어졌습니다.

올해 37살로 전 세계 현직 국가 지도자 가운데 최연소로 알려진 노보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취임 이후 치안 강화 목적의 행정명령을 통해 장병들을 도심에 대거 배치하는 등 군을 중용했습니다.

보궐 선거 성격의 대선에서 당선된 노보아 대통령은 내년 2월 선거에서 재선을 노리고 있으나, 이번 사건이 큰 도전으로 다가올 수 있다고 현지 매체들은 짚었습니다.



YTN 이승윤 (risungyo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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