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독일 극우당 지지' 글 AI 작성 의혹..."챗봇 돌려보니 똑같이 나와"

테슬라 최고경영자인 일론 머스크가 극우 성향의 독일대안당을 지지하며 쓴 기고문을 인공지능, AI로 작성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독일 일간 타게스슈피겔은 현지 시간 4일 '독일대안당만이 독일을 구할 수 있는 이유'에 대해 보수 성향 신문에 보낼 칼럼을 AI 챗봇 '그록'에 요청했더니 머스크의 기고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문체와 논증, 구조가 똑같은 텍스트가 나왔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록'은 머스크가 설립한 스타트업의 인공지능 챗봇입니다.

이 신문은 그록이 생성한 텍스트 역시 머스크의 기고와 마찬가지로 "독일은 중요한 시점에 있고 미래는 경제적, 문화적으로 붕괴 직전에 놓여 있다"는 문장으로 시작하고, 수십 개 문장이 겹친다고 덧붙였습니다.

머스크는 지난달 28일 독일 주간지 벨트암존타크에 실은 기고에서 "독일대안당이 이 나라 마지막 희망의 불꽃"이라며 경제 활성화 에너지 독립 등 4가지 측면에서 지지 이유를 밝혔습니다.

타게스슈피겔은 이 기고문을 여러 인공지능 텍스트 탐지 프로그램에서 AI가 생성한 텍스트일 가능성이 크다고 판정했다고 전했습니다.

독일 주간지 차이트도 AI 판독기를 통해 AI를 사용했을 가능성이 93％로 나타났다고 보도했고, 또 다른 탐지 프로그램은 전체 텍스트의 79％를 AI가 쓴 것으로 판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벨트암존타크가 속한 미디어그룹은 정치개입 논란이 커지자 지난 2일 기고를 요청한 경위에 대한 설명과 함께 머스크가 보냈다는 원본 영문 텍스트를 공개했습니다.

그러나 AI 생성 여부에 대한 질문에는 "외부 기고에 대해 원칙적으로 언급하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머스크가 자신을 '바보'라고 조롱하며 정치개입 논란을 일으킨 데 대해 "소셜미디어에는 특이한 말로 관심을 끌려는 사람이 많다"며 "관종에게 먹이를 주지 말라"고 강조했습니다.




YTN 이경아 (kalee@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