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에 돈바치는 베이조스"...워싱턴포스트 만평 삭제 논란

"트럼프에 돈바치는 베이조스"...워싱턴포스트 만평 삭제 논란

2025.01.05. 오전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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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워싱턴포스트(WP)에서 사주인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의 '트럼프 비위 맞추기'를 풍자하는 만평 게재가 거부당하자 작가가 사직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AP 통신, 영국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워싱턴포스트의 만평 작가인 앤 텔네이스는 현지 시간 4일 온라인 플랫폼에 올린 글에서 베이조스 등을 풍자하는 만평이 부당하게 거부당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텔네이스는 해당 만평에 베이조스와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 샘 올트먼 오픈AI CEO 등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동상 앞에 무릎을 꿇고 돈다발이 담긴 가방을 바치는 장면이 담겼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들이 최근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식 준비에 각각 100만 달러(약 14억7천만 원)를 기부한 것을 비판적으로 묘사한 것입니다.

디즈니사가 소유한 ABC 방송이 트럼프 당선인에게 합의금 1천500만 달러(약 215억 원)를 지급하고 명예훼손 소송을 종결한 것을 비꼬는 의미에서 미키마우스가 엎드려 있는 장면도 그려 넣었다고 텔네이스는 덧붙였습니다.

텔네이스는 "이 만평은 억만장자인 IT, 미디어 거물들이 차기 대통령에게 아첨하는 것을 비판하는 내용"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나의 펜이 어떤 대상을 겨냥했는지에 따라 만평이 '킬'당한 적은 지금껏 없었다"며 "이는 언론 자유에 대한 위협"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WP에서 사직하기로 했다"며 "고작 만평 작가인 내 결정이 얼마나 큰 반향을 일으킬지는 모르겠지만, 진실에 힘을 부여하는 일을 멈추지 않겠다. 민주주의는 어둠 속에서 죽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만평으로 퓰리처상을 받기도 한 텔네이스는 2008년부터 WP에서 일해 왔습니다.

WP 측은 텔네이스의 주장은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이미 같은 내용의 칼럼이 실린 데다 다른 비슷한 칼럼도 예정돼 있어 중복을 피하려는 차원에서 만평을 게재하지 않은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WP 사설 면 편집자인 데이비드 시플리는 "모든 편집상의 판단이 악의적인 압력에 의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WP는 지난해 미국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도 베이조스의 입김과 관련한 논란에 휩싸인 바 있습니다.

WP는 1976년 이후 1988년 대선을 제외하고 모든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를 공개 지지해 왔는데,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이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지지 사설 초안을 작성했지만 베이조스의 반대로 발행되지 않았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의 재선 가능성을 고려해 이런 결정을 내렸다는 비판이 확산되자, 베이조스는 개인 이익이 아닌 매체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결정이었다고 해명했습니다.



YTN 김잔디 (jandi@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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