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혼란 속 방중 영국 재무장관, 허리펑 부총리와 6년 만에 경제금융대화

레이철 리브스 영국 재무장관이 자국 금융시장 혼란 속에 중국을 찾아 양국 간 경제·무역 관계 강화를 모색했다고 AFP통신과 중국 관영 신화통신 등이 보도했습니다.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와 리브스 장관은 오늘(11일)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제11차 중국-영국 경제금융 대화를 주재했습니다.

양국 경제 관련 최고위급 회담은 2019년 당시 필립 해먼드 재무장관이 런던에서 후춘화 부총리와 만난 이후 6년 만입니다.

이 자리에서 리브스 장관은 "영국은 중국 금융기업들의 자연스러운 본거지"라면서 "아울러 글로벌 입지를 구축하고자 하는 중국 기업들의 발판"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자본시장 전반에 걸쳐 양국 관계를 한층 돈독히 할 기회가 있다"면서 "그러나 재정적 관계를 계속 강화하면서 규제 협력에서도 한층 긴밀하게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중국의 경제 실세 허 부총리도 "이번 대화가 중국 위안화의 국제화를 발전시키고 양국 자본시장 간 관계를 심화하며, 녹색 금융을 비롯해 여러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리브스 장관의 방중은 이번 주 영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최고치로 뛰어올라 집권 노동당의 경제 회생 노력에 걸림돌이 되는 가운데 이뤄졌습니다.

국채 금리가 급등하면 정부의 자금 조달과 부채 상환 비용이 늘어나 지출을 줄이거나 세금을 인상해야 할 위험이 커집니다.

제1야당 보수당이 재정 불안 속에 자리를 비운다며 중국행을 비판한 가운데 리브스 장관은 중국과 실용적이고 예측 가능한 관계가 경제 성장과 무역 촉진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입장을 냈습니다.

리브스 장관은 회의 후 영국 자전거 제조업체 브롬톤의 베이징 매장을 찾아 "중국에 온 이유는 영국 기업들이 전 세계에서 수출하고 거래할 수 있도록 실질적 혜택을 제공하고 세계 두 번째 경제 대국인 중국에 더 쉽게 접근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습니다.

리브스 장관은 한정 국가 부주석도 만났다고 신화통신은 전했습니다.

한 부주석은 "중국은 중·영 관계 발전을 매우 중시한다"면서 "중국은 계속해서 영국과 개방 및 교류를 확대하고 이해와 상호신뢰를 증진하며 호혜협력을 심화해 양국과 세계에 더 많은 이익을 가져다줄 의향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리브스 장관은 "영국도 중국과 관계 발전을 매우 중시한다"면서 "중국과 허심탄회한 대화와 호혜협력을 강화해 두 나라의 경제 발전을 추진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영국은 과거 보수당 정부 시절 인권과 홍콩, 간첩 의혹 등 문제에 강경한 태도를 보이면서 중국과 관계가 껄끄러웠으나 지난해 7월 키어 스타머 총리가 이끄는 노동당이 집권한 뒤 관계 개선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YTN 황보선 (bosun@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