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국가 핀란드도 피하지 못한 '저출생'

복지국가 핀란드도 피하지 못한 '저출생'

2025.01.12. 오전 0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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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람에서 무덤까지'! 강력한 복지 정책으로 유명한 북유럽 나라들도 저출생 문제는 피할 수 없는 모양입니다.

핀란드에선 시민 대다수가 아이 갖기를 원하지만 실제 출생하는 아이 수와는 큰 격차가 있다는데요.

생애 주기 전체를 아우르는 정책 아이디어도 추진한다고 전해졌습니다.

핀란드의 저출생 대책을 김은진 리포터가 살펴봤습니다.

[기자]
핀란드에선 지난 15년 동안 신생아 수가 1/3이 줄었습니다.

정부가 노동자들에게 유급 휴가와 지원금을 주는 등 노력을 기울였지만, 합계 출산율은 1.26명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출산율이 떨어지면서 문을 닫는 학교도 속속 늘어만 가고 있습니다.

[일멜리 믈르매키 / 핀란드 지방자치단체 협회 교육복지 부서 담당자 : 핀란드 모든 지방자치단체의 출산율이 떨어지고 있는 건 사실입니다. 저출생으로 인해 학교들이 폐교에 이르고 있습니다.]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출산 지원금 규모를 파격적으로 늘리기도 했습니다.

소도시인 루한카를 포함한 몇몇 소도시는 아이 1명당 매년 천 유로를 10년 동안 지급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정책은 지역 인구를 유지해 폐교를 막는 데는 도움이 됐지만, 출생아 수를 늘리는 데는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빌레 힌까넨 / 부모 : 금전적 지원이 출산율을 도울지는 모르겠지만 분명 해롭진 않을 거예요. 그러나 지원 여부보단 문화적 변화가 저출생의 원인인 거 같아요.]

성평등 지수가 높고 강력한 가족 지원 정책이 뒷받침되고 있는 핀란드지만, SNS 발달과 함께 삶의 방식이 바뀌면서 첫 출산 연령이 높아지고 있는 게 원인입니다.

얼마 전 핀란드 가족연맹 인구연구소 관계자는 '30살 이전에 첫 자녀를 가질 수 있는 사회'라는 신호를 주면 출생률 증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권고했습니다.

[안나 로트키르히 / 인구통계학자 : 출산을 아예 안 하는 사람들의 비중이 큰 게 원인이라고 할 수 있죠.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20가지 권고를 제안하면서 그중에 하나가 첫 출산을 더 일찍 하도록 특전을 마련하는 것이었는데요. 첫 출산이 늦어지면 본인이 희망하는 수의 자녀를 가질 가능성이 생물학적으로 줄어들기 때문이죠.]

핀란드 정부는 출산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를 줄이겠다며 연금을 통한 보상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나름 인생 주기 전체를 본 정책으로 보이는데, 정책 대상자인 시민들의 반응이 어떨지 주목됩니다.

핀란드 헬싱키에서 YTN 월드 김은진입니다.



YTN 김은진 (weeping07@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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