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영화배우 납치 사건 여파에 태국 관광업계 고심

중국 배우 왕싱(활동명 싱싱·31)이 태국에서 인신매매 조직에 납치된 사건이 발생하면서 태국 여행을 취소하는 중국인들이 늘고 있습니다.

중국의 최대 관광 성수기인 춘제 연휴를 앞두고 태국 정부는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습니다.

홍콩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판 인스타그램인 샤오홍슈에서 '태국 여행을 취소하는 법'을 검색한 결과, 게시물이 38만 건 이상 검색됐습니다.

또 중국의 각종 소셜미디어에는 "치앙마이는 안전한가", "태국 여행을 취소하고 싶을 때 여행사에 환불해 달라고 어떻게 설득할 수 있느냐" 같은 질문이 쏟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사 씨트립의 상하이 오프라인 매장 관리자도 왕싱 납치 사건의 영향으로 태국행 예약이 줄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태국 여행업계는 이번 사건으로 춘제 연휴에 태국을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이 10∼20%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왕싱은 지난 4일 태국·미얀마 국경 지대에서 실종됐다가 사흘 뒤 미얀마에서 발견돼 태국을 거쳐 중국으로 귀국했습니다.

영화 '엽문 3', 드라마 '매괴적고사'(장미의 이야기) 등에 출연했던 왕싱은 드라마 캐스팅 제의를 받고 태국에 도착했다가 접경 지역인 미얀마 미야와디로 끌려갔습니다.

삭발이 된 채 초췌한 모습으로 발견된 왕싱은 태국 경찰에 자신이 중국 범죄 조직에 납치됐으며 중국인을 겨냥한 사기 수법을 교육받았다고 진술했습니다.

이에 패통탄 친나왓 태국 총리가 직접 나서 신속한 수사를 주문했습니다.

태국 관광스포츠부에 따르면 지난해 태국을 찾은 외국 관광객은 3천550만 명이며, 이 가운데 중국인이 673만 명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왕싱이 끌려간 미야와디는 보이스피싱·온라인 사기 등을 일삼는 범죄 조직들의 근거지로 악명이 높습니다.

중국 관영 CCTV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2023년 미야와디에서만 최대 10만 명이 전화나 인터넷 등을 이용한 사기에 연루된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YTN 유투권 (r2kwon@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