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시장 뒤흔든 중국 '딥시크'...미·중, AI 전쟁 돌입

AI시장 뒤흔든 중국 '딥시크'...미·중, AI 전쟁 돌입

2025.01.29. 오후 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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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반도체 업계, AI 판도 변화 가능성에 ’촉각’
주가 폭락 엔비디아 HBM 공급 SK하이닉스 충격 우려
저성능 칩 HBM3 경쟁력 있는 삼성전자에는 호재?
"장기적으론 AI 생태계 저변 넓어질 것" 긍정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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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중국의 AI 스타트업, 딥시크가 공개한 모델이 미국 것보다 앞서면서 세계 AI 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며칠 전 중국 압도를 위한 720조 원대 AI 프로젝트를 내놓은 트럼프 대통령, "미국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며 경쟁에서 승리를 다그쳤습니다.

정치적 불확실성에 경제 먹구름이 잔뜩 낀 우리나라에는 그야말로 강력한 경종이 울렸습니다.

이종수 해설위원과 짚어보겠습니다.

질문 1]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 정말 세계의 모든 뉴스를 빨아들이고 있는 게 아닌가 싶은 정도인데요.

선두주자인 미국 AI보다 무엇이 앞선 겁니까?

[기자]
딥시크가 지난해 12월과 지난 22일 각각 언어모델 V3와 추론모델 R1을 선보였는데 챗GPT 개발사 오픈 AI 등의 모델보다 일부 앞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래픽에서 보시는 것처럼 딥시크 V3나 R1이 오픈 AI, 메타 AI보다 수학과 언어능력 등에서 나은 것으로 평가됐습니다.

성능보다 더 충격적인 건 개발비용입니다.

딥시크는 'V3' 모델에 투입된 개발 비용이 557만6000달러, 약 79억 원에 그쳤다고 밝혔습니다.

챗GPT 개발에 1억 달러 정도 들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20분의 1 수준입니다.


[앵커]
이처럼 고성능 저비용 AI 모델을 개발한 딥시크는 어떤 회사입니까?

[기자]
2023년 5월에 설립됐으니까 이제 2년도 못된 중국의 AI 스타트업입니다.

개발자는 1985년 생, 40살 량원펑인데, 중국 공학 명문대 저장대에서 컴퓨터 공학을 전공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이-플라이어'(High-Flyer)라는 헤지펀드를 설립해 자산을 불렸고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 GPU 5만 개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지난 22일 공개한 딥시크-R1은 애플 앱스토어,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무료앱 1위를 차지했습니다.

[앵커]
더욱 놀라운 것은 미국이 중국 AI 기술 견제를 위해 최첨단 AI 칩을 구매할 수 없는 가운데도 이뤄낸 성과 아니겠습니까?

[기자]
딥시크 AI 모델 훈련에는 엔비디아가 중국 수출용으로 성능을 낮춰 출시한 H800칩이 쓰였습니다.

이를 두고 미국 CNN은 "미국이 지난 수년간 국가안보를 이유로 고성능 AI 칩의 중국 공급을 제한해 왔다는 점에서 더욱 충격적"이라고 평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미국 정부의 무역 제재가 가져온 의도치 않은 결과"라고 했습니다.

전문가들도 미국 반도체 칩 무역제재가 오히려 중국 기술자들의 창의적 해결을 자극했다고 분석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브라이언 제이콥슨 / 아넥스자산관리 수석 이코노미스트 :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란 속담을 확인해 줍니다. 미국 일부 회사들처럼 수백억 달러를 못 가져도 그들은 경쟁을 원하죠.]

[앵커]
딥시크로 인해 AI 시장을 석권해온 엔비디아 등 AI 수혜주들이 큰 타격을 받았죠?

[기자]
엔비디아가 오늘은 어제에 비해 9% 정도 회복했습니다만

어제는 그야말로 폭락을 했습니다.

현지 시간 27일 뉴욕 증시에서 하루 만에 17%, 시총 5,888억 달러, 가 증발했는데 하루 동안 잃은 시가총액이 미 증시 역사상 최대입니다.

다른 AI산업 수혜주 브로드컴 17.4%, 마블테크놀로지 19.1%, 반도체 제조사 TSMC 13.33%나 폭락했습니다.

딥시크가 저비용으로 모델을 개발한 데 따른 과 투자, 지나친 비용에 대한 회의 때문입니다.

엔비디아 향후 주가에 대해 관심이 많으실텐데

엔비디아는 곧바로 성명을 내고 AI추론 작업에 엔비디아 칩과 고성능 네트워킹이 필요하고 딥시크 서비스 수요 충족을 위해서도 더 많은 자사칩이 필요할 것이라며 투자자들을 안심시키려 애썼습니다.

[앵커]
중국 딥시크 충격에 빠진 미국 빅테크와 트럼프 대통령 대응이 궁금하네요.

[기자]
제일 인상적인 것은 딥시크 충격을 AI의 스푸트니크 순간에 비유한 겁니다.

유명 벤처 캐피털리스트 마크 앤드리슨이 표현한 건데요,

과거 냉전 시대 옛 소련이 세계 최초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를 쏘아 올려 우주개발 경쟁을 촉발한 것에 비유한 겁니다.

그럴 정도로 AI 경쟁에서 중국이 예상 밖으로 치고 나간 것을 생생히 목격했단 거죠

지난 22일이었죠, 중국을 압도하기 위한 720조대 야심 찬 AI 프로젝트 스타게이트를 공개하며 꿈에 부풀었었는데

딥시크 충격에 좋은 일이라며 담담히 받아들이면서도 미국 AI 산업에 경종을 울렸다고 일침을 놓았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 : 중국 회사 딥시크 AI 출시는 세계에서 위대한 ##과학자가 제일 많은 우리 산업계가 승리하기 위해 경쟁에 집중해야 한다고 경종을 울립니다.]

미국 업계는 중국과의 경쟁이 아닌 전쟁이 시작됐다고 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대한 강력한 규제를 할지 주목됩니다.

[앵커]
딥시크 충격에 국내 업계도 바짝 긴장하지 않을 수 없겠는데요

[기자]
국내 반도체 업계도 향후 AI 분야의 판도 변화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주가가 폭락한 엔비디아에 고대역폭메모리, HBM을 독점 공급하다시피 한 SK하이닉스와 소부장 업체인 한미반도체는 충격이 우려되고 있습니다.

이번에 딥시크가 저성능 칩 HB800으로 고성능 모델을 개발했기 때문에 이런 저성능 칩에 공급되는 HBM3에 경쟁력을 갖고 있는 삼성전자에는 호재란 분석도 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AI 생태계의 저변이 넓어질 수 있어 긍정적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일부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향후 첨단산업에 대한 대중국 규제를 강화하면서 미중 갈등이 한층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습니다.

중국이 이에 대응해 자국 반도체 기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는 등 반도체 자급자족에 한층 속도를 낼 경우 국내 기업의 반도체 수출에 타격이 있을 수 있다는 겁니다.

한편으론 딥시크가 AI 모델 개발에 썼다는 GPU가 2천 장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공교롭게도 우리 업계 보유 수와 비슷합니다.

국내 AI 개발업계도 희망을 가질 수 있다는 거여서 그동안 침체돼온 개발 업계에 활력을 기대해 봅니다.

[앵커]
우리 정치권 역시 딥시크 충격에 잇단 반응을 내고 있죠?

[기자]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우리도 미중을 깜짝 놀라게 할 혁신을 준비해야 한다며 국가 차원의 대규모 투자와 필요한 영역은 모두 허용하는 네가티브 규제방식 허용을 촉구했습니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혁신 인재 유출을 막고 유입을 위해 국가가 나서야 한다"며 "뛰어난 고등학생들이 이공계 대신 의대로 몰리는 왜곡된 인센티브를 국가가 고쳐줘야 한다"고 했습니다.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은 "판결문, 수사 자료, 납세 데이터, 교육 데이터를 개인 정보 유출 우려 없이 익명화해 활용해야한다"며 "이 과정에서 갈등을 조정하고 연착륙시키는 것이 정치의 역할"이라고 했습니다.

정치권이 이처럼 딥시크 충격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는 것은 반가운 일입니다.

AI를 필두로 미래를 위한 전쟁이 눈 앞에 펼쳐지고 있지 않습니까?

나라가 쪼개져 정쟁을 벌일 게 아니라 계엄과 탄핵 이슈는 어느 정도 가닥이 잡힌 만큼 사법부에 맡기고, 여야정이 민생 경제와 미래 산업에 집중해야 할 때란 목소리가 높습니다.

조기 대선이 치러질 경우 AI로 대표되는 미래 산업에 대한 후보들의 식견, 실행력에 대한 검증도 선택의 주요한 기준이 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이종수 해설위원이었습니다.

그래픽:김진호


YTN 이종수 (jsle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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