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에 숟가락 한 개씩"...건강 위협하는 플라스틱

[앵커]
미세 플라스틱이 우리 몸 곳곳에 쌓이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건강과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플라스틱 문제에 대한 대응은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습니다.

윤현숙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인간의 뇌에 플라스틱 숟가락 한 개씩이 들어있다!

미국 뉴멕시코대 연구팀이 최근 [네이처 메디신]에 발표한 논문의 내용입니다.

2016년과 2024년, 시신 수십 구씩을 부검해 비교해봤더니 8년 사이 뇌에 쌓인 나노 플라스틱이 50%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사망 전 치매 진단을 받은 사람의 뇌에서는 최대 5배나 더 많이 검출됐습니다.

비닐봉지, 물병처럼 일상의 플라스틱 제품에서 떨어져 나오는 미세 플라스틱.

물과 공기, 음식을 통해 인체에 흡수되고 더 작은 나노 플라스틱 형태로 장기에 쌓입니다.

태반과 혈액, 심장, 생식기 등 인체 곳곳에서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된다는 연구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필립 랜드리건 / 미국 보스턴 칼리지 글로벌 공중보건 디렉터 : 미세 플라스틱은 트로이의 목마처럼 행동합니다. 독성 화학물질을 세포나 장기 속에 침투시킵니다.]

아직은 미세 플라스틱이 특정 질병을 일으킨다는 명확한 증거는 없지만, 인체 유해성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트레이시 우드러프 /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 대학교 생식 건강 및 환경 프로그램 디렉터 : 미세 플라스틱 노출이 인간에게 관찰될 수 있는 건강상의 악영향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는 확실합니다.]

전문가들은 플라스틱 노출을 최대한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필립 랜드리건 / 미국 보스턴 칼리지 글로벌 공중보건 디렉터 : 음식을 통해 가장 많이 노출됩니다. 어렵다는 것은 알지만, 플라스틱으로 포장된 음식을 사지 마세요. 유리 같은 다른 안전한 용기를 이용하세요.]

연간 전 세계 플라스틱 생산량은 4억 6천만 톤이고 폐기물도 3억 톤이 넘습니다.

기대를 모았던 지난해 유엔 플라스틱 협약에서도 생산 감축과 폐기물 관리 합의에는 실패했습니다.

특단의 대책이 없는 한 2060년까지 플라스틱 사용은 전 세계적으로 3배 이상 늘어날 전망입니다.

YTN 윤현숙입니다.


영상편집 : 한경희



YTN 윤현숙 (yunhs@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