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으로 건넨 따뜻한 위로 '튀르키예 아일라 프로젝트'

한식으로 건넨 따뜻한 위로 '튀르키예 아일라 프로젝트'

2025.02.08. 오전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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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형제의 나라' 튀르키예는 한국전 당시 UN 참전국 중 유일하게 부대 안에 보육원을 만들어 부모를 잃은 아이들을 돌본 나라입니다.

당시 전쟁고아가 된 한국인 소녀에게 '아일라'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살뜰히 보살핀 튀르키예군의 이야기는 오랜 시간이 흐른 지금도 큰 울림을 주고 있습니다.

얼마 전 앙카라에서 이 감동이 되살아나는 따뜻한 나눔 행사가 열렸습니다.

임병인 리포터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이른 아침부터 분주히 물건을 나르는 사람들.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곳은 튀르키예 앙카라의 한 행사장입니다.

행사장 벽면에 붙은 포스터가 눈길을 끕니다.

한 군인과 어린 소녀가 다정하게 미소 짓고 있는 모습.

한국전에 참전한 튀르키예군 슐레이만 장교와 다섯 살에 전쟁고아가 된 한국인 소녀의 인연을 담은 영화 [아일라]의 포스터입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의 감동이 오늘 이곳에서 되살아날 예정입니다.

한식당을 운영하는 동포 이삭 씨가 튀르키예와 한국이 나눈 따뜻한 유대에서 착안한 나눔 행사를 준비한 겁니다.

[이삭 / 한식 나눔 행사 주최자 : (아일라) 영화를 보고 감동적이었고 한편으론 울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튀르키예 지진으로) 부모를 잃은 아이들이 참 많이 있습니다. 그리고 요즘에 물가가 많이 올라서 끼니를 잘 챙기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습니다. 한식을 통해서 그분들에게 위로 드리고자 이번 행사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매콤달콤 떡볶이, 고소한 달걀 볶음밥, 그리고 바삭한 닭강정까지.

그 옛날 슐레이만 장교처럼 군복을 입은 이삭 씨는 앙카라에서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따뜻하게 맞이했습니다.

튀르키예 대지진, 아프가니스탄 전쟁 등 저마다 아픈 사연을 안고 고향을 떠나 앙카라에 이주해온 사람들입니다.

[델라라 / 아프가니스탄 난민 : 볶음밥이 제일 맛있었어요. 음식이 다 맛있었고 지금까지 먹어본 것 중의 최고였어요. 오늘 이렇게 한식을 맛볼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해요. 맛있어요. 감사합니다.]

[제이넵 / 튀르키예 지진 피해 이재민 : 저는 대지진에서 생존한 사람 중 한 명입니다. 오늘 한식이 모두 다 맛있었어요. 그런데 음식보다도 전쟁 난민 어린이들과 우리와 같은 지진 이재민들을 위해 한식당 사장님이 땀을 흘려가면서 직접 요리하는 모습을 보고 더 감사함을 느꼈습니다.]

하루하루 힘겨운 삶을 이어가는 사람들에게 오늘 요리는 따뜻한 위로가 되었습니다.

그들을 위한 요리를 준비한 이삭 씨의 마음은 참혹한 전쟁 속에 부모를 잃은 한국인 소녀에게 손을 내민 참전용사의 마음과 꼭 닮았습니다.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YTN 월드 임병인입니다.



YTN 임병인 (bgy0614@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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