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연례 보고서에서 '다양성·포용성' 언급 삭제

세계 최대의 전자 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채용 등에 성별·인종·민족의 다양성을 장려하는 DEI(Diversity·Equity·Inclusion) 프로그램을 공식 폐기했습니다.

미국 CNBC 방송은 전날 실적 발표 이후 제출된 아마존의 연례 보고서에 '인적 자본'(Human Capital) 부문에 명시돼 있던 '포용과 다양성' 관련 문구가 사라졌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전 보고서까지는 "지구 최고의 고용주가 되기 위해 투자와 혁신, 포용과 다양성, 안전, 직원 참여를 중시하고 최고의 인재를 채용하고 육성하는 데 집중한다"는 문구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보고서에는 '포용과 다양성' 관련 언급 대신 "지구 최고의 고용주가 되기 위해 노력한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다양한 계획을 활용한다"는 문구가 추가됐습니다.

앞서 미 대선 한 달 뒤인 지난해 12월 아마존은 "시대에 뒤떨어진 프로그램과 자료를 정리하는 과정에 있다"고 밝히며 DEI 정책을 재검토하고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공개 정책 자료에도 '흑인 평등'과 '다양성, 형평성, 포용성', 'LGBTQ+(성소수자) 권리' 등으로 구분됐던 섹션이 합쳐지고, '트랜스젠더' 문구도 삭제됐습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 복귀한 이후 정부 차원에서 다양성 장려 정책을 폐기하고 있는 데 따른 것입니다.

DEI는 미 역사에서 차별받고 소외된 인종·성·계층 등을 보호한다는 정책이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지지자들은 백인과 남성에 대한 역차별이라고 주장해왔습니다.

지난 4일 실적을 발표한 구글 모회사 알파벳도 연례 보고서에서 "다양성·형평성·포용성을 모든 일의 일부로 만들고, 이용자들을 반영하는 인력 양성에 전념하고 있다"는 문장을 삭제했습니다.

구글은 2020년 5월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숨진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건 이후 "과소 대표 집단(underrepresented groups) 출신의 임원 비중을 30%까지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앞서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 플랫폼은 다양성 정책을 감독하는 팀을 해체하며 "미국 내 DEI 노력과 관련된 법적·정책적 환경이 변화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YTN 이승윤 (risungyoon@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