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가자 구상에 유럽·트럼프 허니문 산산조각"

CNN "가자 구상에 유럽·트럼프 허니문 산산조각"

2025.02.10. 오전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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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CNN 방송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가자 지구 주민 이주 구상'에 그동안 유럽 동맹국들의 침묵 속에서 유지됐던 트럼프와의 '글로벌 허니문'이 끝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습니다.

CNN은 트럼프 취임 이후 2주간 유럽과 영미권 지도자들이 비판은 거의 하지 않고 따뜻한 말만 건네며 훈훈한 분위기를 유지했지만, 트럼프가 이들을 난처하게 만들었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또 "트럼프가 가자 지구를 미국 통제하에 두는 도발적인 외교 아이디어를 내놓은 뒤 유럽에선 다양한 어조로 지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분명히 해 허니문은 산산조각 났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에 대해 프랑스는 "국제법을 심각하게 위반할 것"이라고 경고했고, 스페인 외무장관은 "가자 사람들의 땅은 가자"라고 밝혔습니다.

아날레나 베어보크 독일 외무장관은 트럼프의 구상이 현실화하면 "또 다른 고통과 증오를 불러올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유럽 동맹국의 이런 반응은 트럼프의 가자 구상이 서방에서 수십 년간 지지해온 '두 국가 해법', 즉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각각 독립 국가로 평화롭게 공존하는 해법을 뒤집었기 때문입니다.

워싱턴에 있는 싱크탱크 전략 국제 문제 연구소(CSIS)의 중동 책임자인 존 알터먼은 유럽 동맹국들이 모두 당황했다고 평가했습니다.

특히 "유럽은 훨씬 더 자기중심적이고 다자체제 지지에 훨씬 덜 헌신적인 미국과 어떻게 관계를 맺을지에 대해 훨씬 더 깊은 탐구에 빠질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하지만 미국 대통령을 대놓고 비판하기가 쉬운 일은 아니며, 특히 미국 대통령이 임기를 막 시작했을 때는 더욱 그렇다고 CNN은 짚었습니다.

일례로 트럼프와 생산적 관계를 원하는 영국 키어 스타머 노동당 정부는 환심 공세를 지속 중인데, 외무장관인 데이비드 라미는 "가자 문제에 관해서는 트럼프가 옳다"고 발언하기도 했습니다.

한 영국 노동당 의원은 CNN에 "트럼프의 가자 구상에 경악했다"면서도 "트럼프를 비판하기에는 휴전과 무역 등 너무 많은 사안이 걸려 있다"고 토로했습니다.

또 "스타머 총리가 트럼프와 가능한 한 긍정적인 관계를 유지하려고 노력한다"면서 "많은 연민을 느낀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트럼프의 파격적인 외교 정책이 교착 상태를 풀려는 의도일지라도 동맹의 지지를 얻지 못하면 미국이 국제 사회에서 고립되고 국제 리더십의 공백을 부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알터먼은 "많은 나라가 중러와의 관계가 필요하다고 느낄 것"이라면서 "미국에 의존하지 않기 위해 혹은 미국과 긴밀한 관계를 맺는 것에 도덕적 이득이 없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유엔 인권이사회를 비롯한 주요 국제기구에서 탈퇴하고 정부 내 대외원조 기구인 국제개발처를 해체하려는 트럼프의 움직임은 '미국 고립' 위험을 높인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했습니다.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보스니아 대사를 지낸 에릭 넬슨은 "사람들이 USAID를 자선단체와 혼동하지만, 전략적 투자를 하는 건 미국이 영향력을 확대하는 중요한 방법"이라고 강조했습니다.




YTN 이승윤 (risungyo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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