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철강·알루미늄 25% 추가 관세"...국내 철강업체 비상

트럼프 "철강·알루미늄 25% 추가 관세"...국내 철강업체 비상

2025.02.11. 오전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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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철강·알루미늄 수입품에 25% 추가 관세"
중국 저가 제품 전 세계 수출돼 미 철강산업에 타격
철강 미국 수출 비중 13%…대미 수출 타격 우려
한미 FTA로 대부분 무관세지만 무역적자 빌미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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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트럼프 미 대통령이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25%의 관세를 추가 부과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시장에 네 번째로 많은 철강제품을 수출하는 우리나라의 철강 업계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워싱턴 연결합니다. 홍상희 특파원!

트럼프 대통령이 모든 철강과 알루미늄 수입품에 25% 관세 부과를 예고했는데, 공식 발표가 됐습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 서명이 이곳 시간으로 오후 1시에 예정돼 있었는데요.

현지 시각은 오후 4시를 넘어섰습니다.

일부 언론에서는 오늘 행정명령이 늦은 오후로 연기됐다는 소식도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달 중국과 캐나다 멕시코를 대상으로 관세 인상을 선언했던 데 이어 모든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겁니다.

어제 슈퍼볼 관람을 위해 이동하는 에어포스 원에서 철강 관세 부과를 예고했는데요.

들어보시겠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현지시간 9일 :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철강에는 25%의 관세가 부과될 것입니다. (알루미늄은 어떻습니까?) 알루미늄도 마찬가지입니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철강과 알루미늄 수입품에 대한 25%의 관세는 중국을 겨냥한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중국은 현재 미국에 철강, 알루미늄 제품의 상위 수출 국가는 아니지만, 과잉생산된 중국 제품이 다른 국가들에 수출되면서 미국 철강산업에 타격을 주고 있다는 건데요.

현재 저가의 중국산 제품이 캐나다나 멕시코로 대거 수출되면서, 이들 국가가 자국에서 생산한 철강, 알루미늄 제품을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다는 겁니다.

뉴욕타임스는 베트남의 경우 중국에서 반제품을 수입한 뒤, 다시 완제품으로 만들어 미국으로 재수출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앵커]
국내 철강 업계에도 비상이 걸렸습니다. 피해 우려가 나오고 있는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트럼프발 보편관세가 철강부터 시작되면서 대미 철강수출에도 타격이 불가피하게 됐습니다.

우리나라는 캐나다와 브라질, 멕시코에 이어 네 번째로 많은 철강을 미국에 수출하고 있습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우리 기업들은 지난해에만 281만 톤을 수출했습니다.

관세가 그대로 부과된다면 수출 철강 가격이 올라 대미 수출 물량은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기존 철강 무관세 쿼터가 축소되는 것인지, 아니면 아예 폐지되는 것인지가 관건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기 집권 당시인 2018년 국가 안보를 이유로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해 철강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했었는데요.

당시 협상을 거쳐 당시 3년 평균 수출량의 70%인 연간 263만 톤의 무관세 쿼터에 합의해 지금까지 유지돼왔습니다.

알루미늄 업계도 비상입니다. 알루미늄박의 미국 수출량은 전체 수출 가운데 38%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앵커]
우리나라도 트럼프발 보편관세 사정권에 다시 들어가게 된 건데, 충격을 최소화할 방안은 무엇입니까?

[기자]
트럼프 1기 관세 부과 당시에도 협상으로 쿼터제에 합의했고 면세품목도 추가로 얻어낸 만큼 이번에도 정부의 협상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하겠습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목적이 관세 부과보다는 해외 기업의 현지 투자와 미국 철강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는데요.

현대제철은 미국에 첫 제철소 건설을 검토하고 있고 포스코 역시 미국 현지에서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다만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의 경우 생산시설을 미국으로 옮기기 어렵기 때문에 수출에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큽니다.

[앵커]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 부과뿐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은 상호관세 부과도 곧 발표할 계획이죠?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간으로 내일이나 모레 상호관세를 발표하고, 즉시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상호관세는 보편관세와 다른 개념인데요.

보편관세는 세계 모든 국가의 모든 수입품에 일정한 관세를 부과하는 것이고, 상호관세는 상대 국가가 부과하는 관세율 수준에 맞춰서 동등한 관세를 부과하는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말을 들어보시죠.

[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현지시간 9일) : 비슷한 관세를 부과하는 국가들이 있기 때문에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지는 않겠지만, 미국을 이용하고 있는 국가에겐 상호주의가 적용될 것입니다. 상호주의입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가 겨냥하는 건 유럽연합이라고 보고 있는데요.

EU 집행위원회는 성명을 내고 철강·상호관세를 현실화할 경우 유럽 기업과 근로자, 소비자를 부당한 조처에서 보호하기 위해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 FTA로 우리나라는 대부분의 미국산 수입품에 무관세를 적용하고 있어 상호관세를 부과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적자 해결을 위해 상호관세 카드를 꺼낸 만큼, 사상 최대의 대미 무역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우리나라에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워싱턴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촬영 : 강연오
영상편집 : 정치윤



YTN 홍상희 (sa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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