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위협에 멕시코 1월 자동차 수출 급감

트럼프 관세 위협에 멕시코 1월 자동차 수출 급감

2025.02.11. 오전 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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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시장 미국으로의 수출을 발판으로 성장을 거듭하던 멕시코 자동차 업계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부과 위협에 벌써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멕시코 통계청은 지난달 멕시코 내 소형차 생산량의 70∼80%를 차지하는 수출 물량이 21만여 대로 1년 전 25만여 대보다 13.7% 급감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2020년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 USMCA 발효를 계기로 '니어 쇼어링', 즉 미국과 인접한, 인건비가 저렴한 멕시코로의 생산 기지 이전이 본격화한 이후 최근 수년간 최저 수준입니다.

업체별로 보면 멕시코에 생산 기지를 둔 미국계 완성차 브랜드의 감소세가 두드러져 트럼프 관세의 '부메랑 효과'가 뒷받침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이탈리아 합작사 피아트 크라이슬러와 푸조 소유주 프랑스 기업 PSA 간 합병으로 탄생한 스텔란티스는 1년 전보다 수출이 57.6% 감소했고, GM은 23.8%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다만 포드의 경우엔 4.7% 증가했습니다.

기아 멕시코도 올해 1월 만 7천여 대를 수출해 지난해 1월 만 4천여 대보다 23.1%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66.9%, BMW 42.4%, 폭스바겐 31.7%, 마쓰다 24.5%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 역시 수출 실적이 크게 줄었습니다.

반면에 도요타의 경우 324.5%나 증가했는데, 이는 지난해 1월 수출 물량이 5천여 대로 이례적으로 적었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이 통계는 트럼프의 멕시코산 제품 25% 관세 부과 위협이 업계에 미치는 여파를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멕시코 자동차 협회는 멕시코에서 연간 380만 대의 자동차가 생산돼 수출용 출하량의 80%는 미국으로 향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멕시코에 진출한 대부분 완성차 업체가 미국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특히 지난해 업체별 매출액을 보면 상위권에는 미국계인 GM, 스텔란티스, 포드가 나란히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미국의 멕시코에 대한 관세 부과가 이뤄지면 적어도 자동차 관련 품목에서는 미국계 업체가 오히려 큰 타격을 입는 구조입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통령과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경제부 장관은 "양국 교역의 밀착을 고려할 때 트럼프의 관세는 미국에 부메랑처럼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트럼프는 지난 1일 이웃 나라인 멕시코와 캐나다에 25%, 중국에 추가 10%의 보편 관세를 각각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집권 2기 관세 전쟁의 서막을 열었습니다.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한 관세 부과는 지난 3일 정상 간 통화를 통해 한 달간 유예하기로 했지만, 트럼프의 상호 관세 부과 예고로 여전히 국제 무역 질서의 대대적인 지각변동이 우려되고 있습니다.

멕시코 내 한국계 자동차 부품업체는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만큼 당분간 멕시코 자동차 업계의 보수적인 시장 접근이 이어져 1차, 2차, 3차 협력 업체에 미치는 부담은 커질 것"으로 우려했습니다.



YTN 이승윤 (risungyo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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