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대통령 "'미국만' 개칭 구글에 민사소송 걸 수도"

멕시코 대통령 "'미국만' 개칭 구글에 민사소송 걸 수도"

2025.02.14. 오전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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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만'(Gulf of Mexico)의 명칭을 '미국만'(Gulf of America)으로 바꾸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명령을 받아들인 인터넷 기업 구글을 상대로 멕시코 정부가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AFP 통신과 EFE 통신 등에 따르면 현지 시간 13일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현재 구글과 분쟁 중이다. 필요하다면 민사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지난달 멕시코만의 명칭을 일방적으로 변경하는 조처의 부당성을 밝히는 항의서한을 보냈지만, 구글 측이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면서 "그들이 계속 고집을 피운다면 우리 역시 그렇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멕시코 측은 '미국만'이란 이름이 북미 대륙과 연결된 대륙붕에만 적용돼야 한다며, 백악관의 행정명령을 확인해 보면 이건 만 전체가 아니라 미국 측 대륙붕만 지칭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그런데도 구글이 멕시코 영토인 멕시코 대륙붕에까지 미국만이라는 이름을 붙였다며 이에 따라서 소송을 고려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육상·해상경계 관련 데이터베이스인 '소버린 리미츠'(Sovereign Limits) 자료를 인용해, 멕시코만에서 미국이 영유권을 행사할 수 있는 면적이 46%로 과반에 못 미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멕시코가 영유권을 주장하는 해역은 전체의 49%로 이보다 다소 넓은 편이며, 나머지 해역은 쿠바가 관할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당일인 지난달 20일 행정명령을 통해 멕시코만의 명칭을 미국만으로 바꿀 것을 지시했습니다.

이에 구글은 지난달 27일 자사의 지도서비스인 '구글맵' 미국 내 이용자에게는 멕시코만이 미국만으로 표시되게 할 것이란 방침을 밝혔습니다.

또 멕시코 내 이용자에게는 '멕시코만'으로 보이게 하고, 제3국에선 두 이름이 모두 보이도록 병기해 왔지만, 멕시코 측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습니다.

이 과정에서 셰인바움은 멕시코만의 명칭을 일방적으로 바꾸려면, 미국 남서부 일부 지역도 전쟁으로 미국에 빼앗기기 전의 명칭인 '아메리카나 멕시카나'로 되돌려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YTN 김잔디 (jandi@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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