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대통령이 홍보한 밈코인 몇시간만에 94% 폭락 논란

아르헨티나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이 경제 성장을 촉진하기 위한 민간 프로젝트라고 홍보한 리브라(LIBRA) 밈 코인이 단 몇 시간 만에 94% 폭락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현지 일간 클라린과 라나시온, 암비토 등은 밀레이의 홍보 이후 투자자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가파르게 오르던 리브라 코인 시세가 대폭락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전형적인 작전 사기 사건인 '러그 풀'(RUGG PULL)로 보고 있습니다.

'러그 풀'은 프로젝트 담당자가 투자자들의 자금을 모은 후 갑자기 모든 자금을 빼돌리고 사라지는 작전 사기를 일컫습니다.

지난밤 발생한 이번 사건으로 정치권에서는 대통령 조사와 탄핵소추안 발의까지 거론되면서 논란이 증폭되고 있습니다.

사건의 시발점은 14일 저녁 7시에 나온 밀레이의 메시지였습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책을 옹호하며 따라 하기에 나서왔던 밀레이는 "전 세계가 아르헨티나에 투자하고 싶어 한다"는 메시지와 함께 솔라나 기반 밈 코인 리브라를 홍보했습니다.

밀레이의 글이 올라오자, 투자자들이 유입되면서 시세는 4.978달러(7,175 원)까지 치솟았지만, 불과 몇 시간 만에 최하 0.19달러(274원)까지 급락해 최고가 대비 94%까지 떨어졌습니다.

전문가들은 리브라의 초기 자금 흐름과 대량 매도 움직임을 분석하면서 소수의 계정에서 대량 매도세가 나왔으며, 이를 현금화해서 빼돌리면서 급락을 초래했다고 분석했습니다.

밀레이 지지자들은 대통령 계정이 해킹된 게 아니냐는 의문까지 제기했지만, 밀레이는 기존의 홍보 게시글을 삭제한 뒤 자정에 두 번째 글을 올리면서 해명했습니다.

밀레이는 이번 사건이 자신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프로젝트에 대해 자세히 모르면서 글을 올렸기 때문에 기존 게시물을 삭제한 것이라면서, 이 건으로 자신을 비난하는 반대 세력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오히려 경고했습니다.

이 분야 전문가로 알려진 카를로스 마슬라톤은 현직 대통령이 밈 코인 사기에 가담한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탄핵 사유가 된다고 말했다고 현지 최대 일간 클라린이 보도했습니다.

소수 야당인 시민연합당은 정부가 국회에 나와서 이 건에 대해 해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사회당은 대통령 탄핵소추안까지 거론하고 있습니다.

최대 야당인 페론당의 경우 소속 의원들의 개별 의견이 SNS에 올라오고 있으나, 당 차원에서 발표는 아직 없습니다.




YTN 이승윤 (risungyoon@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