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살인데 27㎏·'텔레토비' 시청?…어긋난 사랑에 부모 '징역형'

17살인데 27㎏·'텔레토비' 시청?…어긋난 사랑에 부모 '징역형'

2025.02.19. 오후 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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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살인데 27㎏·'텔레토비' 시청?…어긋난 사랑에 부모 '징역형'
외신에 보도된 17세 딸의 사진. / 호주 ABC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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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살 때부터 이어진 채식 생활로 만성 영양실조에 걸린 딸을 돌보지 않은 40대 부부가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또 딸이 집에서 영유아 프로그램만 시청해 온 것이 추가로 확인돼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현지시각 15일 CNN 등에 따르면 호주 퍼스 지방법원은 아동 학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남성에게 징역 6년 6개월을, 그의 아내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부모가 딸에게 정서적, 사회적, 기능적 발달을 충분히 제공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부모의 학대는 딸이 영양실조로 입원했을 때 알려졌다. 키 147.5㎝에 몸무게 27.3㎏로 17살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작은 체구에 지나치게 마른 상태를 보고 무용 교사들은 부모에게 영양사를 만나야 한다고 강하게 설득했다. 그러나 부모는 거부했고, 결국 교사들은 당국에 이 사실을 알렸다.

재판 과정에서 아버지는 8살 때 채식주의자가 된 딸은 '까다로운 식성'을 가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딸이 하루 세 끼를 먹고 간식도 먹었다"며 딸이 영양실조라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재판부는 "딸이 교류하는 모든 사람은 딸이 심각한 영양실조에 걸렸다는 것은 알고 있었던 것 같다"며 오히려 부모가 딸의 건강이 좋지 않다는 것을 몰랐다는 사실이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고 했다.

어렸을 때부터 홈스쿨링을 한 부부의 딸은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 보냈는데, 수사 과정에서 부모가 딸에게 '텔레토비', '토마스와 친구들' 같은 영유아 프로그램만 주로 시청하게 한 것을 확인했다. 생일 땐 나이에 맞지 않게 바비 인형을 선물로 주기도 했다.

판사는 "부모가 딸을 사랑하긴 했지만, 딸을 너무 오랫동안 미성숙한 상태로 유지하려 한 잘못이 있다"며 지적했다.

다만 딸이 탄원서를 제출해 부모의 선처를 호소했다. 딸은 판사에게 보낸 편지에서 "부모님은 삼시 세끼 만들어 주셨지만, 음식을 얼마나 먹을지는 스스로 선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부모님은 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고 사랑하는 분들이다. 부모님이 감옥에 간다면 전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YTN 류청희 (chee0909@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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