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일방통행식 외교...우크라이나뿐일까?

트럼프 일방통행식 외교...우크라이나뿐일까?

2025.02.23. 오후 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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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130만 명이 넘는 군 사상자와 피난민 1천만 명을 낳은 우크라이나전이 내일로 발발 3년을 맞이합니다.

종전 협상이 첫발을 내디뎠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하고만 손잡고 당사자 젤렌스키 대통령은 제외시키며 졸지에 독재자로 낙인 찍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일방통행식 외교에 우리나라는 괜찮을지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습니다.

이종수 해설위원과 짚어보겠습니다. 러시아 우크라이나전이 발발한 지 벌써 3년이 됐네요

[기자]
2022년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발발한 우크라이나전은 2차 세계대선 이후 유럽에서 최대의 피해를 낸 전쟁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앵커]
이런 전쟁에 마침표를 찍는 것은 반길 일인데, 트럼프 대통령이 시작한 전쟁 종식 협상은 개시부터 우크라 패싱으로 충격을 주지 않았습니까?

[기자]
트럼프 행정부가 전쟁 당사자이자 엄청난 피해를 본 우크라이나를 제외하고 지난주 초 러시아와 협상에 나서면서 세계를 경악하게 했죠.

우크라이나 패싱에서 더 나아가 러시아의 침공이란 역사적 사실조차도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우크라전 3년을 맞아 채택하는 러시아 규탄 유엔 결의안에서 대신 별도 결의안을 제출했는데, 러시아의 침공 대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분쟁으로 규정했습니다.

점입가경인 것이 이에 반발하고 있는 젤렌스키 대통령을 계엄령으로 집권을 이어가는 독재자 취급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도날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 : 우크라이나가 협상에 못 끼어서 불만이라는데 3년 동안 뭘 한 겁니까. 지난 3년간 전쟁을 끝낼 수 있었어요. 우크라이나가 전쟁을 시작하지 말았어야죠. 협상도 진작 할 수 있었습니다. 우크라이나에는 선거가 없었습니다. 대신 계엄령이 내려졌죠. 이런 말 하기 싫지만, 지금 거기 지도자 지지율은 4%까지 내려갔습니다.]

여기에 우크라이나를 지원했던 서방 유럽국가들도 협상에서 배제해 강한 반발을 사고 있습니다.

[앵커]
젤렌스키 대통령과 유럽, 화가 많이 났죠?

[기자]
젤렌스키 대통령, 트럼프 행정부의 우크라이나 패싱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분노를 감추지 못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 우크라이나 대통령 : 우크라이나는 우크라이나를 배제한 모든 협상을 결과 없는 협상으로 간주합니다.]

유럽연합과 주요 서방국가도 더러운 거래 Dirty deal 이라며 젤렌스키 대통령을 옹호하고 나섰습니다.

유럽연합은 "우크라이나나 유럽 참여 없는 해결책은 있을 수 없다." 영국 스타머 총리는 "젤렌스키는 민주적으로 선출된 지도자"라며 지지를 표명했고

마크롱 프랑스 총리는 "트럼프, 푸틴에 약한 모습 보이면 중국 어떻게 상대하나"

이번 주 마크롱 총리(24일)와 스타머 총리(27일)가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할 예정입니다만 트럼프 대통령을 돌려세울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앵커]
반면에 손 하나 까닥 않고 바라는 일을 대신해 주는 트럼프 행정부에 푸틴 대통령, 반색 아니겠습니까?

[기자]
푸틴 대통령은 내심 젤렌스키 대통령을 몰아내고 우크라이나에 친러 정권을 세우고 싶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정통성 없는 독재자라 하니 고맙겠지요

여기에 푸틴 대통령이 바라는 대로 트럼프 대통령이 먼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반대하고 나섰기 때문에 가만히 있는 데도 유리한 협상 판이 만들어졌습니다.

이런 데는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친분도 한몫하고 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 러시아 대통령 : 트럼프는 영리하고 실용적인 사람입니다. 미국 경제에 해를 끼치는 결정을 내릴 것으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미 백악관은 미국이 러시아에 휘둘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트럼프 대통령은 최고의 협상가"라며 발끈했습니다.

[앵커]
트럼프 대통령 협상 첫 단계에서 푸틴 대통령은 감싸고 젤렌스키 대통령은 왕따 시키며 바이든 전 행정부 때와는 완전 딴판인데 왜 그렇죠?

[기자]
철저한 미국 국익 우선주의와 중국 견제에 집중하려는 전략 때문이죠

우크라전을 끝내 공급망 정상화시켜 에너지 가격을 안정시키고 인플레이션 낮춰 금리 인하로 경기를 활성화 시키려는 거고요

투자심리 개선으로 주식시장에 청신호를 켜려는 것이죠

바이든 행정부에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으로 지난해 말까지 우크라전에 쏟아부은 돈은 약 1,750억 달러 우리 돈으로 252조 원에 달합니다.

35조 달러가 넘는 국가부채에 시달리고 있는 만큼 전쟁을 마치고 우크라이나로부터 전쟁비용 보상을 받으려 해서 광물협정을 맺으려 하죠.

여기에 러시아와 관계를 개선해 중국과 러시아와 연대를 분리하고 중국 견제에 집중하려는 전략도 작용하고 있죠.

[앵커]
실제 전비 보상과 중국 견제를 위해 우크라이나 보유 희토류의 50%까지 요구한 광물협정을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강요하고 있죠?

[기자]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이 세계적 공급량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희토류를 비롯해 우크라 광물 채굴권을 주면 안보를 보장해주겠다며 협상을 벌이고 있습니다.

국제 규범보다 힘을 앞세운 미국 우선주의에, 다자협상 보다 일대일 정상회담 담판을 선호하는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 보면 젤렌스키 대통령을 협상 당사자로 인정해 협상이 복잡해지고 늘어지는 걸 원치 않겠죠.

실제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일방통행식 압박이 통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관련 발언 들어보시겠습니다.

[마이크 왈츠 /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 중요한 건 젤렌스키 대통령이 광물 협정에 서명하게 될 거란 것입니다. 아주 짧은 시간 안에 보게 될 것이고 그것은 우크라이나에 좋은 일입니다.]

[앵커]
이런 일방통행식 미국 우선주의에 우리나라는 무풍지대일 수 있을까요?

[기자]
무풍지대로 안심할 수 없죠

최근 독일 뮌헨안보회의를 계기로 열린 한·미 외교장관 회담, 한·미·일 3국 외교장관 회담에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원칙을 재확인하긴 했지만 긴장을 늦출 수 없습니다.

국가 간 약속이라도 미국 우선주의에 따라 기존 합의는 언제든지 뒤흔드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 스타일이잖습니까

스티븐스 전 주한 미 대사도 이런 점을 지적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캐슬린 스티븐스 / 전 주한미국대사 : 한국은 미·러 간 협상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주시할 겁니다. 한국에서는 '서울 패싱'에 대한 불안이 상당히 높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정부가 트럼프 정부와 협상에서 한국 패싱 없이 윈윈할 수 있는 다양한 카드를 준비해야겠지만,

힘의 논리를 앞세운 강대국 선의에 의지할 것이 아니라 강대국이 선의를 갖도록 해야 합니다.

이런 점에서 자체 핵무장론에 더욱 무게가 실릴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지금까지 이종수 해설위원이었습니다.


그래픽:김진호


YTN 이종수 (jsle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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