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손 검지 절단하는 北 청년들..."러시아서 죽기 싫어"

양손 검지 절단하는 北 청년들..."러시아서 죽기 싫어"

2025.02.25. 오후 1:23.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이미지 확대 보기
양손 검지 절단하는 北 청년들..."러시아서 죽기 싫어"
러시아 쿠르스크에서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을 받는 북한군 추정 병사=우크라이나군이 공개한 영상물 캡처
AD
북한 내부에서 러시아 파병 소식이 퍼지자, 군 입대 대상자들이 손가락을 절단하면서까지 입대를 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평안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을 인용해 최근 북한 당국이 군 입대 대상자의 입대 조건을 변경했다고 21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양 손 손가락의 일부만 있어도 무조건 입대해야 한다'는 새로운 규정에 따라 방아쇠를 당길 오른손 검지가 없으면 입대 대상에서 제외되던 기존 규정은 힘을 잃게 될 전망이다.

앞서 북한 내부에서는 군 입대 대상자들이 입대를 피하기 위해 오른손 검지를 자르는 현상이 확산했고, 이에 북한 당국은 양손의 검지가 없어야 입대 면제가 된다는 조건을 새롭게 제시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입대 대상자들이 양손 검지를 모두 자르는 현상이 이어지자 또 규정을 바꾼 것으로 추측된다.

북한 청년들의 이러한 자해 현상은 최근 러시아 파병설이 퍼지면서 군대에 있으면 죽을 수도 있다는 공포심에서 비롯됐다고 RFA는 진단했다.

이에 당국은 손가락이 하나라도 남아 있으면 무조건 입대하도록 규정을 바꿔, 병력 증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주민은 전했다.

주민은 "오는 4월부터 군사동원부의 지시에 따라 초모(군대 지망하는 사람을 모집함)가 시작되는데 입대 대상자들 사이에서 의문의 사고를 빗댄 절단 사고가 많다"며 "이런 현상에 대해 당국은 손가락 한 개만 있어도 입대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말했다.

양강도의 한 소식통 역시 "요즘 러시아 파병 소식에 주민들의 두려움이 커지고 있다"며 "자식을 많이 낳지 않는 요즘 외아들이 러시아에 파병될까 떨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입대 나이에 이른 자식을 둔 부모들은 군 입대 기피 방법을 모색하고, 당국은 이를 차단하는 조치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북한) 군대가 러시아 전장에서 무참히 죽어간다는 소식에 대부분 입대를 거부하는 실정"이라며 "살인적인 10년 복무도 끔찍한데 총포탄이 쏟아지는 남의 나라 전쟁에 우리(북한) 군대를 보낸다는 소식에 주민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YTN 이유나 (lyn@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