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외무 "미국 압박 속 핵문제 직접 협상 불가"

이란은 미국의 압박이 지속하는 한 자국 핵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직접 협상은 불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현지 시간 25일 이란 테헤란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회담한 뒤 연 공동기자회견에서 "핵 협상에 대한 이란의 입장은 분명하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이란과 러시아 외교 수장의 이날 회동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기 행정부가 이란의 석유 수출을 겨냥한 신규 제재를 부과한 지 하루 만에 이뤄졌습니다.

아락치 장관은 또 라브로프 장관과 가자지구의 미래에 대해 생산적인 논의를 했다며 "팔레스타인 주민을 강제로 이주시키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계획을 강력히 규탄했다"고 말했습니다.

라브로프 장관은 회견에서 이란의 핵 프로그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외교적 해법이 여전히 가능한 것으로 확신했다고 타스통신이 보도했습니다.

그는 또 "가자지구뿐만 아니라 요르단강 서안을 포함한 팔레스타인 지역의 상황이 매우 우려스럽다"며 "중동은 물론 세계 다른 지역의 모든 문제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따라 해결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란은 전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영국·프랑스·독일 등 유럽 3개국(E3)과 이란 핵프로그램 문제를 논의했습니다.

이란은 2018년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적 핵합의 파기 이후 합의에 제시된 기준을 넘겨 고농축 우라늄 생산량을 늘리는 등 핵프로그램을 재개했습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이사회는 지난해 11월 결의로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따른 사찰에 협조하라고 이란을 압박했습니다.

이란은 우라늄 농축을 위한 원심분리기 6천 대를 추가로 설치하겠다고 IAEA에 통보했습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부터 이란에 대해 이른바 '최대 압박'을 재개하겠다고 공언해 왔습니다.



YTN 황보선 (bosun@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