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고쳐주신다" 인슐린 주사 거부...당뇨 투병 8세 딸 사망

신이 고쳐주실 거라며 당뇨병을 앓는 8살 딸의 인슐린 주사를 거부해 숨지게 한 호주 부모가 징역 14년을 선고받았습니다.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엘리자베스 스트러스는 지난 2019년 매일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하는 제1형 당뇨병 진단을 받았습니다.

엘리자베스의 부모는 '세인츠'라는 군소 종교집단 소속으로, 이 교파는 신이 딸을 치료해줄 거라며 치료를 받지 못하게 했습니다.

결국 엘리자베스는 당뇨 합병증으로 2022년 1월 숨졌습니다.

엘리자베스가 침대에 누워 숨지는 동안 신도들은 기도와 찬송을 계속했고, 다시 살아날 것으로 믿었기 때문에 의사를 부르지도 않았습니다. 당국에 신고한 것은 엘리자베스가 숨진 지 36시간이 지나서였습니다.

마틴 번스 판사는 현지 시간 26일 엘리자베스의 부모에게 징역 14년을 선고했습니다.

번스 판사는 교회의 모든 사람이 엘리자베스를 사랑했지만, 그들의 행동이 아이를 죽음에 이르게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신의 치유 능력 한 가지에만 집착한 나머지, 아이를 살릴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을 거부했다고 비판했습니다.

교파의 지도자 브렌던 스티븐스는 징역 13년, 다른 신도 11명은 징역 6년에서 9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앞서 아버지 제이슨 스트러스는 법정에서 딸은 자고 있을 뿐이라며, 자신은 딸을 다시 보게 될 거라고 말했습니다.

교파 지도자 스티븐스는 이번 재판을 종교적 박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들이 속한 교파 '세인츠'는 호주의 다른 교파에 소속되지 않았으며, 신도는 지역 세 가구의 구성원 수십 명 정도라고 BBC는 보도했습니다.

증인들에 따르면 이들은 크리스마스와 부활절도 이단으로 여겼습니다.



YTN 김도원 (dohwon@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