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계엄 여파 '민주주의 지수' 10단계 하락...세계 32위

지난해 한국이 계엄 여파로 민주주의 성숙도를 평가하는 순위에서 10단계 급락해 '최상위 국가' 범주에서 탈락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크 부설 경제분석기관인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 EIU가 발표한 '민주주의 지수 2024'에서 한국은 전 세계 167개국 가운데 32위를 기록했습니다.

EIU는 보고서에서 "한국은 비상계엄 선포와 그 뒤 이어진 정치적 교착상태로 정부 기능과 정치 문화 점수가 하향 조정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선포 시도에 따른 여파는 의회에서, 그리고 국민 사이에서 양극화와 긴장을 키웠고 올해도 이어질 것 같다"며 "한국의 민주주의에 대한 대중 불만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국은 평가 총점 10점 만점에 7.75점을 기록했는데 이런 점수는 지난 2006년 이 지수 산출이 시작된 이후 한국이 받은 점수 가운데 가장 낮은 것입니다.

2023년 22위에서 순위가 10단계 하락하면서 지난 2020년부터 4년 연속 최상위 그룹인 '완전한 민주주의' 범주에 들었던 한국은 '결함 있는 민주주의' 그룹으로 떨어졌습니다.

북한은 끝에서 3번째인 165위로 작년과 같은 순위를 유지했으며, 북한보다 낮은 점수를 받은 국가는 미얀마와 아프가니스탄 2개국뿐이었습니다.

노르웨이는 지난해까지 16년 연속 전 세계에서 민주주의 지수가 가장 높은 나라로 꼽혔고 뉴질랜드와 스웨덴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미국은 2023년보다 한 단계 오른 28위를 기록했는데 트럼프 2기 정권 출범으로 올해 더 큰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고 EIU는 지적했습니다.

이 연구소는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은 전 세계적으로 기존 정권에 대한 반발의 하나였다"며 "2025년 세계 민주주의의 다음 시험대는 새로 선출된 지도자들이 어떻게 통치하느냐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EIU는 2006년부터 167개 국가를 대상으로 선거 과정과 정부 기능, 정치 참여, 정치 문화, 시민 자유 등 5개 영역을 평가해 민주주의 지수를 산출해왔습니다.





YTN 이경아 (kalee@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