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밀레이, 이번엔 대법관 기습 임명 논란

지난 2023년 12월 취임 이후 독단적인 국정 운영 스타일로 야당과 갈등을 빚었던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이번엔 의회의 동의 없이 대법관을 임명해 논란을 빚고 있습니다.

밀레이는 대법관 임명안을 의회가 1년 넘게 방치해 대통령 권한으로 임명했다고 설명했지만, 의회는 헌법에서 규정한 절차를 지키지 않은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맞섰습니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관보를 통해 아리엘 리호·마누엘 가르시아 만시야 판사를 대법관으로 임명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대법관 공백 상황은 공정한 사법 기능을 저해한다"며 "대통령에겐 대법관 임명 권한이 있는 만큼 절차적 요건을 준수한 결정"이라고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아르헨티나 대법관 5명 중 대법관 2명 퇴임 이후 약 1년 가까이 3명 체제를 이어왔는데 이번 임명 절차를 두고 현지에서는 '의회 패싱'에 따른 위헌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현재 상원은 휴회 중인데, 이 시기에 대법관 임명을 단행한 것은 헌법에 규정된 절차를 어겼다는 주장입니다.

아르헨티나 헌법은 상원 의원 2/3 이상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대법관을 임명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72명의 아르헨티나 상원 의원 중 여당과 친여당 성향은 20명 안팎으로, 야당과 시민단체는 이번 결정에 반발하며 대통령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특히 리호 신임 대법관의 경우 판사 재임 중 70건 넘는 부패 사건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았고, 30건 넘게 고발이 들어온 바 있다고 아르헨티나 시민 단체는 비판했습니다.

야당과 시민 단체는 대법관 선서를 막기 위한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내는 한편, 위헌 법률 심판 제청을 위한 논의에 착수했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습니다.


YTN 이승윤 (risungyoon@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