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하얼빈 731부대 역사박물관에서 만나는 슬픈 역사

중국 하얼빈 731부대 역사박물관에서 만나는 슬픈 역사

2025.03.01. 오전 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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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중국 하얼빈에 자리한 731부대 역사박물관이 최근 많은 관광객으로 붐비고 있습니다.

일제강점기 당시 잔혹한 인체 실험을 자행했던 일본군 731부대 주둔지를 보존해 전쟁 유물과 희생자 명단 등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희생자 가운데에는 독립운동을 하다가 붙잡힌 조선인들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광복 80주년을 맞은 우리에게도 의미가 깊습니다.

중국 하얼빈에서 김채영 리포터가 소개해드립니다.

[기자]
안중근 의사가 조국 독립을 염원하며 의거를 단행한 중국 하얼빈.

이곳에는 또 하나의 비극적인 역사가 남아있습니다.

바로 일제강점기, 셀 수 없이 많은 인체 실험과 대량 학살이 자행되었던 일본군 731부대의 흔적입니다.

그 참혹한 역사를 기억하기 위해 만들어진 731 역사 박물관에는 수많은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과거 731부대가 주둔했던 장소를 보존해 만든 731 부대 유적지.

일본군은 패망 후 전쟁 범죄를 감추기 위해 대부분의 건물을 폭파했지만,

27개소의 잔해는 여전히 참혹한 역사를 증언하고 있습니다.

진열관에는 731부대가 자행한 생체 실험과 세균전의 실체를 알리는 전시품이 가득합니다.

400시간에 달하는 전 부대원의 음성 진술, 2만 건 이상의 실험 물품, 30만 페이지에 달하는 문서가 과거를 증명하는 증거로 생생하게 남아있습니다.

잔인한 범죄 현장을 증명하는 수많은 기록 앞에서 관람객들은 충격을 감추지 못합니다.

[왕젠궈 / 중국 시민 : 현재의 사람들이 반드시 봐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전의 역사를 돌아보고 현재를 소중히 생각해야 합니다.]

[류잉 / 중국 시민 : 중국 사람으로서 느끼는 바는 그냥 '한'이라고 말하고 싶네요. 그런 원한 말고는 희생된 분들을 놓고 할 수 있는 말이 없는 것 같습니다.]

스크린에 하나씩 떠오르는 희생자들의 이름.

그중에는 한국인의 이름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방문객들은 조용히 흰 국화 한 송이를 올리며 추모의 마음을 전합니다.

[란즈란 / 중국 시민 : 우리의 현재 생활을 소중하게 생각해야 할 것 같습니다. 선열들의 굳건한 의지와 태도가 있었기에 우리의 현재 생활이 있습니다. 그들이 우리에게 삶의 기초를 닦아 주었고 그래서 우리의 현재가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광복 80주년을 맞은 올해, 과거의 희생을 기억하고 교훈을 되새기는 공간으로서 우리에게도 큰 의미가 있는 731부대 역사박물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깊은 울림을 전하고 있습니다.

중국 하얼빈에서 YTN 월드 김채영입니다.



YTN 김채영 (kimmj0402@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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