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안보 '헤어질 결심'?...유럽 방산업계 대호황 예고

[연합뉴스 자료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친 러시아 행보를 계기로 유럽 각국이 자체 국방력 강화에 나서면서 유럽 방산 업계가 대호황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현지시간 3일 월스트리트저널과 영국 더타임스에 따르면 유럽 내 무기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식시장에서 방산업체 주가가 일제히 뛰어오르고 있습니다.

유럽 증시에서 이날 영국의 밥콕 인터내셔널과 BAE 시스템스, 독일의 라인메탈, 프랑스의 탈레스, 이탈리아의 레오나르도 등 12개가 넘는 방산업체가 장중 10% 이상의 주가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롤스로이스, 키네틱, 켐링, 에이번 테크놀러지, 라인메탈, 에어버스 등도 적게는 3.5%에서 많게는 12.9%까지 주가가 오른 채 거래를 마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자신의 종전구상을 받아들이지 않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면박을 주고 백악관에서 쫓아낸 데 이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원조 전면 중단 명령을 내린 것이 배경이 됐다는 분석입니다.

유럽 현지에선 미국이 발을 빼면서 서방의 집단안보 체제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붕괴할 수 있다며, 더 늦기 전에 독자적 무력을 갖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분위기입니다.

실제 유럽 국가들은 잇달아 국방 예산을 증액하고 있습니다.

영국 정부는 지난달 26일 현재 국내총생산의 2.3%인 국방비 비중을 2027년까지 2.5%로 높이고, 2029년부터인 다음 의회 임기에서는 3%로 늘리겠다고 밝혔습니다.

덴마크 정부도 GDP의 3%가 넘는 국방비를 책정하는 등 유럽의 다른 나토 회원국도 국방비 증액 흐름에 속속 동참하고 있습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오는 6일 회의를 열고 재정 준칙을 완화해 국방비 지출을 늘리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현재 EU 재정 준칙은 회원국의 재정적자와 국가부채가 각각 GDP의 3%와 60%를 넘지 않도록 제한하고 있습니다.

리서치업체 알파밸류의 사이마 후세인 분석가는 유럽의 국방 예산이 1천500억 유로, 우리돈 229조 5천억 원까지 늘어나고 무기와 탄약, 군사 플랫폼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투자회사 쇼어캐피털의 제이미 머리 분석가도 유럽 방산 산업이 "상승기에 있다는 것이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2030년까지는 순풍이 계속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YTN 윤현숙 (yunhs@ytn.co.kr)